2025. 3. 31. 09:30ㆍ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Exhibition ‘Chairs that make you think’ interpreted by architects, offering new possibilities of chairs
일상적 오브제 의자로 건축의 확장 탐색
실물 의자 제작한 첫 전시, 의미 커
건축 3요소 ‘구조·기능·미’ 담긴 복합적 가구
의자 오브제로 삶이 풍성해지는 경험 추구
‘스툴+소품’ 대상으로 제2회 전시 준비 중
‘생각을 앉힌 의자’ 전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1월 18일부터 25일까지 대한건축사협회 1층 건축사 아카이브라운지에서 진행된 전시는 현대의 필수품인 의자를 통해 건축사들은 삶과 건축, 건축사로서의 역할 등 각기 다른 생각을 담았다.
이번 전시는 건축사의 시각에서 재해석된 의자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닉해 보는 계기였다. 철과 나무를 결합해 소재와 무게의 대비를 추구한 의자, 곡면의 공간 속에서 사색의 가능성을 높이는 의자, 단순하지만 재료의 효율성을 높인 의자, 최소의 면으로 만든 의자, 조명이 포함된 의자, 미니멀한 디자인을 표상한 의자, 인간의 자세와 태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의자, 종이박스를 재활용한 의자 등 각기 다른 사유를 의자라는 오브제를 통해 표현했다.
전시에는 김동희(건축사사무소 케이디디에이치), 김성우(건축사사무소 공유), 박정연(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 오신욱(주.라움 건축사사무소), 이재혁(주.에이디모베건축사사무소), 장영철(주.와이즈 건축사사무소), 최성호(소하건축사사무소), 허길수(건축사사무소 리얼랩 도시건축) 등 여덟 명의 건축사가 참여했다.
다음은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김성우 건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정기적으로 의자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의자전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정기적인 전시가 진행된 것은 아니고, 이번 의자전에 앞서 지난 2022년 12월 ‘의자 개념’을 주제로 선행 전시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실물 의자를 제작해 전시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의자 디자인의 계보에서 건축사들이 디자인한 의자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건축사는 건축물만 설계하는 직업적 영역에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제안한다는 측면에서 의자와 같은 가구에 관심을 갖고 제안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전시를 진행하는 이유이자 동력입니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 아카이브 라운지에서 전시를 진행한 것도 의미를 더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Q. 이번 전시회의 타이틀은 ‘생각을 앉힌 의자전’입니다. 전시 주제와 출품된 여덟 작품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연결됐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건축사의 직업적 기본 소임은 건축물 설계입니다. 건축사가 전문적인 가구 디자이너가 아닌 만큼, 이번 전시는 실용적이거나 디자인적인 접근보다 ‘생각을 담아낸 의자’로 전시 주제를 정했습니다. 주제 선정 과정에서 여러 차례 주제가 바뀐 측면도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결과적으로 주제를 해석한 전시라기보다는 각 건축사의 생각을 의자에 담아봤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여덟 명의 건축사의 작품을 보면 개념적으로 접근한 것, 재료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 행위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 구조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 등 생각의 차이를 드러냅니다.
각기 다른 생각의 차이가 드러나지만, 결국 건축이라는 매듭으로 다시 연결됩니다. 각자가 추구하는 건축적 개념이 의자에 담기면서 여덟 개의 의자는 여덟 개의 건축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Q. 일상적 소재인 의자에 건축적 철학을 담아내는 등 의자의 가능성이 확장된 점이 인상적입니다. 일상적인 오브제를 통한 건축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 논한다면?
건축은 삶의 공간을 만드는 과정인 만큼, 일상성에서 출발합니다. 나아가 인간의 공간이기에 철학적 의미가 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의자는 가구 중에서도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가구입니다. 건축의 세 가지 요소(구조, 기능, 미)가 의자에도 조화롭게 담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바르셀로나 의자’는 그의 건축을 함축하면서도 건축 공간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습니다. 의자와 조명처럼 건축과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요소들도 사실은 건축의 중요한 요소로 체험될 수 있습니다.
거창한 철학을 더하기보다 오브제에 대한 관심을 통해 우리의 삶이 조금 더 섬세하고, 경험적이며 감각적으로 풍성해지는 확장 가능성을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제2회 의자전을 목표로 기획 중에 있습니다. 금년도에 디자인을 진행해 오는 2026년 초까지 전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스툴(STOOL)과 소품’을 대상으로 디자인을 진행해보려 합니다. 많은 기대와 응원을 바랍니다.
글 조아라 기자
김동희 건축사의 ‘마음을 꽉 잡아주는 의자(In to me)’는 가장 원초적인 재료인 철(스틸 또는 스테인리스스틸)과 나무로 만들어졌다. 가장 원초적인 결합 방식으로 조합된 의자는 화려한 형태와 다양한 결합방식에 따른 융통성 있는 확장 가능성을 갖는다. 차가움(무거운 금속)과 따뜻함(목재), 무거움(무거운 금속)과 가벼움(목재) 등의 대비적 결합으로 음과 양의 조화를 반복한다. 의자는 단출하면서 화려하고, 화려하면서 단순하고 싶은 사람의 심리를 반영했다.
김성우 건축사의 ‘뜬 의자(Floating Lounge Chair)’는 공간에 띄워진 곡선의 판을 통해 의자의 기능을 넘어 공간에 새로운 감각을 부여한다. 의자는 부드러운 곡선을 통해 사람과 공간의 유연한 결합을 유도한다. 곡면 나무판은 간결한 공간을 구축하고, 투명한 측면 지지판은 구조적 개념이 소거된 여백을 담아냈다. 의자를 구성하는 각 소재는 각각의 역할을 단순한 면으로 드러내며, 간단한 결구 방식으로 공간과 함께 결합돼 관람자를 공간 속으로 스며들게 한다. 이러한 단순함과 매끈함, 가벼움은 의자 그 자체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앉는 사람은 곡면의 공간 속을 유유히 부유한다. ‘뜬 의자’는 우리를 새로운 사색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박정연 건축사는 900x2400 크기의 합판 한 장을 재단해 버려지는 부분을 최소화한 의자를 만들었다.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의자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ㄱㄱㅁ의자는 적절한 크기로 수평의 앉는 부분을 만들고 수직의 부재 4개가 다리와 등받이가 되도록 구성됐다. 이를 병렬 배치하면 자연스럽게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된다. 재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단순한 형태의 의자다.
오신욱 건축사는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 기울어진 형상의 위태로운 변형을 반복하면서 ‘최소의 의자, 면’을 완성했다. 기울어진 형상이 의자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오 건축사는 구조적 해결점을 찾았다. 이것이 의자를 만들기 위한 3개의 방향이다.
이재혁 건축사의 ‘Burning Chair’는 2004년에 제작한 ‘Desk Lighting’의 후속으로 사용자가 야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명이 포함된 의자 디자인이다. 이 건축사는 CLT 패널 30장을 25mm 간격으로 배치한 뒤 그 사이에 3개의 아크릴파이프를 연결시켜 안정된 구조를 구성했다. 아크릴 파이프 내부에는 스마트 제어 컨트롤러를 이용한 LED 조명을 설치했다. LED 조명은 패턴과 속도를 조합해 빛을 발산하며 시시각각 다른 환경과 소리에 반응한다.
얇은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만들어진 장영철 건축사의 ‘Chair11’은 무척 간단하게 보인다. 하지만 의자는 건축적으로 힘을 분산시킨다. 가볍고, 투명한 의자의 등판과 상판은 기능적으로 편안한 쿠션감을 선사한다. 더불어 자작나무와 다양한 색감이 시각적인 상쾌함을 더한다. Chair11의 11은 소수(素數)처럼 더는 분해할 없는 미니멀한 구조의 디자인을 표상한다. 물리적 안정성 테스트를 통과해 안정성을 더했다.
최성호 건축사의 ‘Manim Chair’는 프레임과 쿠션의 조화를 통해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과 외형적 형태 간의 조화를 구현하며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목재 프레임은 인체를, 쿠션은 의복을 상징하며 이를 통합된 예술적 오브제로 구현했다. 자작나무 합판으로 제작된 미니멀한 프레임과 세 지점으로 구성된 안정적인 지지 구조는 실용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며, 비대칭적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으로 역동적인 느낌을 제공한다. 더불어 비대칭의 미학은 단순한 시각적 흥미를 넘어 예측 불가능한 역동성으로 감상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날카로운 외형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착석감으로 외관과 실용성 간의 균형을 이룬다.
허길수 건축사의 ‘소소한 종이가구’는 건축사의 직능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들과 익숙해진 태도에 대한 작은 의심에서 출발했다. 이 의자는 자원의 순환과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이박스와 같이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공감이 되는 ‘작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뒀다. 허 건축사는 일상적으로 쓰이고 쉽게 버려지는 겉(종이박스)을 활용해, 특정한 맥락과 환경에서 변화될 수 있는 ‘의자’의 가치를 생각해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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