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27. 12:00ㆍ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
Efforts to Improve Practices
건축사 업무를 하다 보면 일단 호칭 문제부터 시작해서, 설계업무대가가 왜 이 금액으로 산정되고 이 시점에 지급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며, 변경되고 증가되는 업무와 이에 따른 비용이 추가되는 이유, 어디까지가 설계자의 업무인지 등을 열심히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사회의 아주 작은 부분을 이해시키고 바로잡았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건축주를 만나면 이 같은 과정이 다시 반복되곤 한다. 설명이 잘 전달되는 경우도 있지만, 건축주가 알고 있는 사항과 다르며 다른 건축사는 그런 말 없이 업무를 진행하던데 왜 그러냐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거대한 전차가 잘못된 길로 달리고 있다는 생각에 이를 붙들어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춰보고 싶은데, 혼자의 힘으로는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턱없다는 느낌이 이럴까. 여러 건축사님들을 만나고 건축사지에 소개할 작품을 살펴보다 보면 이러한 관행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려 노력하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기존에 훌륭한 작품을 통해 건축사를 충분히 존중하고 인정하는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해 좋은 작품이 완성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건축주를 만나는 운 좋은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건축 전반의 과정에서 다양한 관계자들과 힘겨운 조율과정을 거쳐 최종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에서 관행을 조금씩 개선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건축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사 업무를 생존을 위한 일거리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멋진 작품들을 바라보고 연구하며,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었다. 하지만 같은 결과물이 아닐 수 있는데 단위 면적당 최저가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더 좋은 작품을 고민할 여지는 찾기가 힘들었고, 결국 사회 저변이 가지는 건축에 대한 인식과 업무대가에 대한 기준 없이는 우리나라 건축이 점점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관행에 맞서 건축주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며, 현장에서 이해시키고 감독하는 과정들이 의미 있고 소중하다. 당장은 귀찮은 일일 수 있으나,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나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일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건축사 업무대가 기준이 입법화되고 이를 현장에 적절히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TFT가 발족되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더 좋은 환경이 정착될 수 있도록 많은 건축사님들이 동참해주셔야 한다. 또한 여기에서 규정하는 부분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항들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항들을 힘을 합쳐 개선해 가면 안 될까. 수십 년간 이어오던 움직임을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려울 수 있지만 계속 그대로 둘 수도 없지 않은가. 다른 서비스 업종들이 각각의 서비스 항목에 대한 비용을 책정해 청구서를 작성할 때 왜 건축사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 반성하고 배우기도 한다. 계속해서 건축사의 책임과 의무는 커져가는데, 업무에 대한 대가는 수십 년째 그대로라는 상황을 개선하려면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글. 박정연 Bahk, Joung Yeon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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