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4. 30. 11:25ㆍ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Seongsu-dong 2-ga Neighborhood Commercial Facility’:
A ‘Remodeling’ Project that Revitalizes the Existing Building’s Potential While Creating a New Construction Appearance like a Magic
건축업계에서 리모델링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 특유의 공간적인 정서와 헤리티지를 이어가면서, 현재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도시의 변화된 모습 중 하나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후 건물들이 자리하던 성수동 지역은 현재는 젊은이들의 열기가 모이고, 표현되는 새로운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조금은 빛이 바랜 벽돌 건물들이 밀집한 성수동2가에 자리한 ‘성수동2가 근린생활시설’ 역시 이런 현재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건축사의 절묘한 대지분석을 만나 조형적 완성도를 높였다.

# 스케치와 글쓰기는 소통의 계기, 스스로에게는 자극이 소통을 원하는 이에게는 브랜드 되어 돌아와
박정연_인터뷰를 위해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선동_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선동 건축사입니다. 지난 2021년 개소했고, 이전에는 (주)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와 이데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진행해 왔습니다. ‘열린 설계와 소통을 통해 건축주는 물론 시공자와도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렇게 모두에게 열려 있는 사무소가 되겠다는 다짐을 구체화하기 위해 성수동에 둥지를 튼 지 3년 정도 됐습니다.
비전에 맞춰 건축사사무소명도 ‘오픈스튜디오’라고 이름 짓게 됐는데요. 최근 들어 다양한 소통의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만족하는 네이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정연_김선동 건축사를 떠올리면 우선 스케치와 글쓰기가 눈에 띕니다. 책도 여러 권 출간하신 걸로 알고 있고요. 전시도 하셨죠? 게다가 왕성한 SNS 활동을 통해서 작품세계와 건축 일상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국민들은 건축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기에 귀감이 되는 요소일 수 있다고 봅니다. 특별히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게 된 동기가 있을까요?
김선동_앞서 밝힌 대로 열린 설계와 소통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스케치도 글쓰기도 스스로에게는 당대의 고민들과 열정을 자극하고 또는 추억할 수 있으며, 소통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가이드와 브랜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들과 여행 가서 본 건축물을 소개하고, 설계공모 작품을 올리기도 합니다. 사무실 인근 성수동 지역의 특성을 설명할 때도 있지요. 모두가 쉽게 접하고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여정이 되었으면 하고, 앞으로도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 노후한 벽돌 주택가, 도심의 새로운 활력소 역할 자처
박정연_‘성수동2가 근린생활시설’을 작업하게 된 계기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김선동_건축주는 지역의 개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건물을 구매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성수동은 서울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많은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입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아이아이컴바인드(젠틀몬스터) 사옥, 무신사의 신사옥이 완성되었고 크래프톤의 새로운 건물까지 들어설 예정이라 그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업했던 필지는 구도심 사이에 있어 크기가 작고 건물도 무척 소규모였습니다만, 앞선 경우처럼 크게 이슈화된 건물들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향후 가치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건축주는 리모델링 전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마치 새로운 건물과 같은 효과를 내는 리모델링, 또 가치 상승효과를 극대화하길 원했습니다. 때문에 코너부의 특징을 잘 살렸던 기존 건물의 모서리 처리 방식을 활용해 건물에 입체감을 주었습니다. 더불어 모서리 방향으로 많은 창을 확보해서 상업시설에서 요구되는 개방감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기존 건물이 지하 1층, 지상 2층의 소규모 건물이었기 때문에 1개 층을 증축해서 보다 많은 면적을 확보하였고, 루프탑 활용을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을 마련하고 옥상 주변으로는 장식벽체를 구성해 공간감을 조성하면서 건축물이 좀 더 규모가 있고, 돋보이도록 하였습니다. 외부재료는 기존 건물의 단열 성능을 보강함과 동시에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을 주기 위해 외단열 미장마감 제품을 적용하였고, 일부 벽체에 붉은 벽돌을 적용해서 주변 건물과의 맥락을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 도시의 맥락 이어 나가면서,
조형성이 확보된 세련된 ‘성수동2가 근린생활시설’
박정연_리모델링 전과 후를 비교하면 신축과 다르지 않은 형태로 설계됐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는데요. 여타 리모델링과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용도 변경과 증축 때문인가요?
김선동_앞서 말씀드렸듯이 건축주가 건물의 가치상승을 가장 크게 생각하고 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새 건물처럼 보이는, 그렇게 돋보이는 리모델링을 주문했습니다. 말씀대로 층수도 1층 높여야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기존 건물과의 위화감을 없애야 하는 측면도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주변 맥락과 어울리는 벽돌을 사용한다든지, 기존 건물의 주요 언어 중 하나였던 외부계단을 다시 살리려는 노력도 전개되었습니다.

박정연_90년대 풍경이 입혀진 주변 환경에 비해 깨끗하고 밝은 느낌의 리모델링이 이뤄져 돋보이는 모습입니다. 설계과정에서 어떤 점에 주목했는지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선동_한마디로 표현해 보면 면적과 층수의 증가와 주변에서 돋보이는 건축물을 원하는 건축주의 생각, 기존 도시의 맥락을 받아들이면서 단정하고 정리된 모습을 원하는 설계자의 의도가 적절히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적정선에서 좋은 건물을 디자인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특히 세심하게 신경 썼던 부분은 외부계단인데요. 기존 건물 계단이 지하에서 1층으로 1층에서 다시 2층으로 오르는 형태로 만들어놓은 상태라 외관이 상당히 어지럽고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이것을 정리하여 통합한 계단을 새로 만들어 1층과 2층으로 가는 동선을 확보하면서, 코너부를 돌아 올라가는 조형성을 표현했더니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이 되었습니다.
# 법규해석과 협의라는 지난한 과정 뒤 찾아오는 희열, 그것이 ‘리모델링’
박정연_이번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선동_작품을 하는 과정에서 건축사로서 배우고 익혀온 건축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 자본 또는 부동산 논리에 종속되어서 그들을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건축주뿐만 아니라 그 건물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 나아가 사회와 공공을 위한 건축을 하는 것이 우리 건축사의 본질적인 사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허가 과정이 힘들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90년대 지어진 단독주택, 다세대 건물은 돌출된 외부 계단이 건축면적에서 빠지는 법규를 적용받은 상태라서, 계단을 철거하고 다시 지으면 원래 규정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렇듯 리모델링은 과거 건물에 대한 변수가 많고, 법규 해석 및 협의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점이라 하겠습니다.
박정연_유능한 성형외과 의사라는 표현이 어떨까 합니다. 재료는 바꾸면서 기존 벽체와 계단을 살리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선보이는 모습을 보면 말이죠. 사람으로 치면 뼈와 골격이 남아 있지만 느낌은 다른, 그래서 리모델링은 쉽지 않은 영역이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김선동_사실은 임기응변이 곳곳에 반영된 작업입니다. 개발의 여지를 항상 강조했던 건축주였기 때문에 창도 크게 내야 했고, 주변 건물보다 커 보여야 했으며, 개방감도 제시되어야 하는 등 조건이 많았고, 당초 계획안에서 밀고 당기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특히 테라스 요소는 살리면서 사선처리를 밋밋하지 않게 색깔을 내는 작업은 기존 건축물의 특례적용으로 살려낸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연면적 등 계획이 성립할 수 없었던 작업입니다. “하면 할 수 있다”는 말을 새삼 확인했고, 그런 면에서 독자들도 리모델링 작업을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 외부와의 소통, 내부와의 교감
사선을 더욱 빛내는 계단이 가장 만족스러운 공간
박정연_작업 후 건축사님이 꼽는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어디인가요?
김선동_외부 계단이 이 건물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각형의 건물 외부를 따라 사선형태를 표현하는 외부계단은 올라가면서 주변을 조망하고, 내부공간 역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옥상 루프탑 역시 주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서 외부계단만큼이나 멋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정연_건축주의 요구사항과 예산을 따라가다 보면 나만의 형태, 나만의 재료를 선택해 작업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어진 조건, 법규들도 잘 풀어낸다고 정평이 나 있기도 하고요.

김선동_사실 이 부분도 임기응변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하하(웃음). 스케치라는 매체가 기저에 있는 노하우나 아이디어들을 발현하기 위한 장치가 되곤 합니다. 뒤돌아보면 의미 없는 장식을 하지 않았던 것 같고, 창호도 일관되게 정리된 형태를 선호했으며, 영롱쌓기 정도에서 조형감을 표현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리되고 세련된 멋을 추구했습니다. 업계에서 유명해지면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건축주와의 소통과 협의를 통해 기존에 해왔던 노하우가 녹아든 방법들을 적용하고 구체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설계뿐만 아니라 시공, 현장관리에 대한 지식과 경험 축적해 건축 전문성 제고할 것”
박정연_시기에 따른 그간의 설계 작품의 주요 변화, 공통점 등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선동_사무실을 개소한 지 5년 정도 되었는데요. 초창기에는 신축 위주였고, 최근에는 리모델링 위주로 업무가 전환된 상태입니다. 설계와 감리를 하면서 외관의 화려한 모습보다는 평면이 잘 짜여 있고, 실용성이 높으면서도 구석구석 꼼꼼하게 잘 디자인된, 내실 있고 하자 없는 건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공 과정에서 보면 결로 등 하자의 문제는 일부의 경우 설계자의 영역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지붕재를 벽돌로 쓰려고 하는 건축주가 있다면 방수를 아무리 잘해도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보면 문제점을 찾으려는 노력, 알아야 대응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 같고, 그런 미스매치들을 조율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변화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정연_건축사님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선동_강조하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에는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어, 관련 프로젝트를 더욱 많이 현실화해 이 분야에서 전문 건축사사무소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시공이나 현장관리 등 건축 전반적인 분야에서 좀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고 싶습니다. 또한 저술활동이나 강연 등에도 흥미가 있어, 관련 활동들도 열심히 해서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대중들이 건축에 좀 더 흥미를 갖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박정연_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선동_최근 건축 경기가 침체되어 있어 많은 분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십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건축에 대한 열정과 의지로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는 많은 건축사 여러분들에게 존경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한 사람의 건축사로 고민하고 연대하며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노력할 것입니다.
대담 박정연 편집국장
글 박관희 기자
사진 안상진 기자
김선동 건축사 Kim Seon Dong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서울특별시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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