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8. 31. 12:15ㆍ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
If the Pie
Keeps Getting Smaller
요즘 건축사들끼리 안부를 묻는 말은 대부분 비슷하다. “힘들다”, “어렵다”, “버티자”, “힘내자.” 굳이 통계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과거보다 허가 건수는 줄었고, 계약으로 이어지는 일도 크게 감소했다. 설계보다 수주를 위한 검토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젊은 건축사들은 말도 안 되는 경쟁률의 설계공모에 매달리고 있다. 어렵게 계약을 성사시키더라도 설계비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금의 어려움은 특정 지역이나 일부 건축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실이 되었다. 이처럼 시장 전체의 업무량이 줄어들거나 건축사의 업역이 축소되는 상황을 흔히 '파이가 작아진다'라고 표현한다. 파이가 작아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고 가격 경쟁은 심해지며, 건축사의 전문성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누군가의 몫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파이의 총량을 키우는 일이다. 기존의 파이를 두툼하게 만들고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건축사의 미래도 지속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덤핑 수주로 버티는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설계대가를 정상화하고, 건축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업역을 확대하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도시재생과 공공정책, 시설 운영과 유지관리, 디자인 자문, 안전과 성능 개선 등 건축사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은 여전히 많다. 이러한 분야를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하는 노력은 결국 건축사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큰 울타리 가운데 하나가 협회이다. 협회는 제도를 개선하고 새로운 업역을 발굴하며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협회는 몇 사람의 노력만으로 움직일 수 없다. 현장의 목소리와 다양한 아이디어가 협회로 모이고 정책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가 만들어진다. 결국 협회의 힘은 회원들의 참여에서 비롯된다.
오늘의 시장이 내일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지금의 어려움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건축사라는 직역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후배 건축사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결국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길이다. 협회는 앞으로도 건축사의 가치가 사회 속에서 더욱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업역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는 협회만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회원 모두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가 더해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파이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걱정만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큰 파이를 만들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내일의 우리를 위해 오늘의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건축사지에 작품을 게재하는 일 또한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 하나의 작품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은 건축사의 성과를 넘어 건축의 가치와 건축사의 역할을 사회에 알리는 일이다. 매월 소개되는 작품들이 더 많은 건축사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자부심을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박정연 Bahk, Joung Yeon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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