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 공장의 새로운 질서_신경섭 건축 사진작가 전시회 ‘COSMOS(코스모스)’ 답사기 2018.12

2022. 12. 10. 09:07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Cosmo Factory's New Order

 

코스모 화학 공장 그리고 ‘코스모스’

건축 사진작가 신경섭의 전시 ‘COSMOS(코스모스)’가 코스모40에서 열렸다. 인천 가좌동에 위 치한 코스모40은(COSMO40) 가동이 멈춘 코스모 화학의 폐기물 처리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탈 바꿈 시킨 곳이다. 과거의 건축 유산을 그대로 보존하며 새로운 공간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폐공 장 건축물의 새로운 변모를 보여준다. 2018년 10월 개관했다.

 

따라할 수 없는 시간의 흔적

서울 성수동의 창고들이나 을지로에 생겨나고 있는 카페들처럼 과거 산업 구조에서는 활발히 쓰 였으나 현재 작동이 되지 않는 폐공장과 산업의 흔적은 문화공간으로서 가장 사랑받는 곳들이 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고 여태껏 볼 수 없었던 공간들이 사람들에 눈에 띄기 때문이다. 공장을 사용하는 이유는 층고가 높고, 넓으며 곳곳에 피어든 녹의 고전스러움 때문일까. 문화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적지 않게 보인다. 기존 재생 사업은 규모나 지역성에 의해 민간이 아닌 국가 기관에 의해 주도 되어왔지만, COSMO40의 경우는 민간이 주도했다. 재생사업을 계획하고, 공 간을 채우는 것이 민간의 주도라는 점에서 재생 사업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과 지역 사회에 기 여하는 바가 존재한 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전시중인 'Scrutable' 작품들

신경섭의 철학과 사진 

 

사진작가 신경섭은 사진과 철학을 전공했다. 단순히 기록의 사진을 넘어 급변하는 환경과 과열 된 현대사회의 현상을 건축과 함께 자신만의 철학으로 탐구해왔다. 현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건축 사진작가 중 한 명이며, 건축사와의 작업 또한 활발히 이루어져 그의 작품을 건축사 포트폴 리오나 건축 잡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COSMOS’에서 그는 기존 코스모 공장의 모습을 담는 것 부터 시작해서 도시를 이루는 단위의 건축 개발 행위를 국내·외 도시를 돌며 사진으로 풀어냈다.

 

기존 흔적들로 구성된 전시 풍경

 

전시 COSMOS는 어떤 ‘질서’를 말하는 듯하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은 블록 단위 개발이나 도시계획에 의해서 건설행위가 가시화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사진들의 이 름을 Scrutable(판독할 수 있는) 그리고 Pragmatic(실용적인)으로 붙였는데, Scrutable은 건설행 위에 있어서 대조되는 가시적 이미지를, Pragmatic은 구조물로서의 미와 가치를 담아 놓은 듯 했 다. 작가는 코스모 공장이 이전함에 따라 홀로 남아있던 공장에 대해, 기억하고 기록하며 자신의 사진 철학을 전시를 통해 표현했다. 실제 공사장에서 쓰이는 건축 자재를 이용해 관람객들이 작 품 관람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비계를 이용해서 사진을 걸고, 벽과 기둥에 조명을 설치하여 더욱 감각적으로 느껴졌다. 전시된 대형 사진들은 공장이 가지고 있는 대공간을 적극적으로 활 용하고 있다. 공장과 대비되는 형광색의 활용은 동선을 안내한다. 기존 공장에서 쓰이던 구조는 전시장에 그대로 활용되어 오브제로 작동하고 있었다. 관람객은 사진과 건축을 통해 재생 사업 이 가지고 있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공장이 문화공간으로 변모하는 과정 을 지켜볼 수 있었다.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과 재생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의 전환을 제안 한 이 전시는 민간 주도의 재생 사업의 좋은 사례로도 남을 듯하다. 전시 ‘COSMOS’는 인천 가좌 COSMO40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전시한다.

 

 

 

 

글. 박우승 Park, Wooseung ┃ 한국교통 대학교 건축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