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古의 신비와 개발의 상처가 공존하는 그 곳, 濟州 2019.3

2022. 12. 15. 09:31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Jeju, where ancient mysteries and development scars coexist

 

그 동안 우리의 관념 속에는 전 국토를 국민 삶의 터전화하여 가난에서 벗어나 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하여 개발지상주의가 지향했던 부 의 축적이 상당히 이루어졌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부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현재도 상대적 빈곤감을 떨쳐내기 위해 그것 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그 부의 축적 수단이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우리 의 수려한 환경을 인질로 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낱낱이 파헤쳐진 산하를 바라보면서 어쩌면 개발이라는 명제의 가장 큰 수혜 자는 우리 건축사일 수도 있음을 생각 할 때 과연 ‘우리는, 나는 무엇을 했는 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개발이 이뤄지는 현장에는 필연적으로 우리 건축사 의 활약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리라.

1100고지의 雪景 인근의 람사르 숲지 안에서 바라본 1100고지 휴게소의 전경이다. 영하의 눈발이 빗발치는 날씨에 마치 어머니의 품속 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심리적 대피소 역할과 눈 덮인 아름 다운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亭子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작가 김기성

오늘도 우리는 개발을 위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더디게 가는 美學을 자각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였음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타의에 의한 무모한 개발의 일방적인 주문을 과감히 떨쳐내지 못하고, 창작 의 도와 자연·환경을 적절히 조절하는 의견이 무시되는 현실과 불가피하게 타협 하게 되는 우리 건축사의 현실에 안타까움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나라의 남쪽 끝 제주도의 풍광 몇 군데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 역시 수많은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음을 볼 때, 이 개발이 어디까지가 한 계인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은 태고의 신비와 아름다운 풍광이 존 재하는 제주도가 개발에 의한 몸살에서 하루빨리 치유되기를 바란다.

 

섭지코지에서 바라 본 성산 日出峰 섭지코지는 드나드는 땅 끝의 조그마한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제주의 동쪽 끝에 위치하는 작은 반도처럼 연결된 곳이다. 멀리 보이는 성산 일출봉 역시 제주 의 땅 끝인데 넓디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보이는 전경이 유채꽃과 어우러져 있다. 다만 끝자락에 보이는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구조물 하나가 시야를 가려 성산일출봉 의 아름다운 자태의 진면목을 퇴색시켜 ‘굳이 그 자리에 독보적인 인공물을 구축해야 했나’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작가 김기성

 

어우러짐의 美學 눈 온 뒤 농가마당의 한적함에서 마치 추사선생의 세한도를 보는듯한 유유자적을 느낄 수 있고 제주사람들의 서정적 삶이 배어있어서 정겹게 느껴진다. 또한 눈 쌓인 골목길에 접어들어 대문을 열면 어머니의 맛있는 된장찌개 냄새가 느껴질 듯 골목에 정감이 가득하다. 옹기종기 붙어 있는 초가지붕에서 이웃 간 서로 소통을 중시하 는 현대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듯한 정겨운 풍광을 담고 있는 성읍민속마을은 방문할 때마다 포근함을 느끼게 된다. 사진작가 김기성

 

사진작가 김기성

 

사진작가 김기성

 

돌하르방의 群像 제주 돌 문화공원 안의 돌하르방의 무리가 함박눈 속에 꿋꿋하게 무리를 이루는 가운데 마치 수묵화의 한 장면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주변의 오백장군 군상과 함께 제주의 돌 문화를 잘 나타 내고 있으며, 제주의 명물로 급부상하고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사진작가 김기성

 

 

돌하르방의 群像 제주 돌 문화공원 안의 돌하르방의 무리가 함박눈 속에 꿋꿋하게 무리를 이루는 가운데 마치 수묵화의 한 장면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주변의 오백장군 군상과 함께 제주의 돌 문화를 잘 나타 내고 있으며, 제주의 명물로 급부상하고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사진작가 김기성

 

 

오설록 녹차밭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약 495,000제곱미터 규모의 대규모 녹차 밭으로 전국 녹차 생산량 의 약 24%를 점하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차밭의 고랑이 반복되어 텍스쳐의 미와 태 양의 입사각도에 따라 반짝이는 찻잎의 아름답고도 다양한 향연을 연출하는 제주의 미를 잘 간직하고 있으며, 녹차밭을 전경으로 배후에 한라산을 닮은 외관의 항공우 주 박물관이 녹차 밭과 잘 어울린다. 개발과 환경의 조절이 적절 히 이루어진 제주의 명소로 꼽히고 있다. 사진작가 김기성

 

사진작가 김기성

 

 

 

 

 

 

 

글. 김기성 Kim, Kisung 예가 건축사사무소,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