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벗 삼아 걷는 길, 숨겨진 비경 간직한 ‘경상북도’ 2019.9

2023. 1. 4. 09:07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A path to walk with nature, ‘Gyeongsangbuk-do’ with hidden beautiful scenery

 

회룡포의 가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에 위치하는 회룡포. 회룡대에서 내려다보면 지형이 커다란 태극문양을 그리며, 그 주위를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과 서천이 휘돌아 고요하게 흐르고 있다. 태극문양 안에는 회룡포 여울마을이 마치 엄마 품에 포근히 안겨있는 아기같이 보인다. 또한 여울마을 옆 황금빛 들판은 작지만 우리의 옛날 어릴 적 뛰어놀던 놀이터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안압지의 봄밤
경주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 터이다. 다른 부속건물들과 함께 왕자가 거처하는 동궁으로 사용되면서,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월지는 신라 원지(苑池)를 대표하는 유적으로서 연못 가장자리에 굴곡을 주어 어느 곳에서 바라보아도 못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수 없게 만들었다. 이는 좁은 연못을 넓은 바다처럼 느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으로 신라인들의 예술적인 감각이 돋보이며 특히 봄날의 밤에 연출되는 야간 조명에 의해 물에 비치는 임해전과 파란하늘의 별들이 앙상블을 이룬다.

 

 

반곡지의 새벽
경상북도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에 위치한 반곡지는 복사꽃이 필 무렵이면 300여 년의 수령을 가진 왕버들나무의 신록과 더불어 아름다운 반영을 만들어내는 조그만 저수지이다. 봄날 새벽에 연출되는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서 복사꽃이 피는 계절에는 조그마하고 조용하던 시골마을의 도로가 주차장이 되다시피 해서 주민들의 원성을 살 정도이다.

 

“수면에 비치는 나무 반영은 한 폭의 수채화 이상이다”

 

 

달빛공원 별들의 향연
경북 의성군 사곡면 양지리에 위치한 달빛공원은 대구의 인근에서 맑은 밤하늘의 별빛을 관찰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5월에서 8월 사이에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천문인들과 별궤적 촬영 사진가들의 메카로 불리울 만큼 유명세를 타며 전국의 천문가와 사진작가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특히 한여름 밤의 은하수는 공원안의 초생달 모양의 탑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운곡서원의 만추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왕신리 78에 위치하고 있는 조선 후기의 교육기관인 서원으로 1784년(정조 8)에 지방유림의 공의로 권행(權幸)의 공적을 추모하기 위하여 이 지역에 추원사(追遠祠)를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다. 그 뒤 권산해(權山海)와 권덕린(權德麟)을 추가 배향하였으며, 운곡서원으로 개편하여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했다. 해마다 10월 말경에는 수령 350년이 넘은 은행나무의 도도한 자태와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의 아름다움에 취하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병산서원과 배롱나무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에 위치하고 있는 병산서원. 병산서원은 고려 말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豊岳書堂)으로 풍산유씨(豊山柳氏)의 교육기관이었는데, 서애 유성룡이 이를 1572년(선조 5)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서원 주변의 배롱나무의 풍광에 반해 일부러 한여름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노거수로서 2008년 4월 7일 경상북도에서 보호수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수령은 390년에 달한다.
병산서원 앞을 흐르는 낙동강 건너편산에서 바라보는 한여름의 풍광은 서원 지붕의 규칙적인 기와골과 배롱나무의 붉은 색조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우리의 건축문화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의성 사곡 산수유 마을의 봄
봄의 전령사 산수유. 매화나 벚꽃이 봄을 가장 빨리 알리는 꽃으로 알고 있지만, 올해도 봄을 가장 빨리 알리는 꽃 산수유가 폈다.
산수유의 노란 꽃잎과 마늘대의 초록색이 아름다운 대조를 이루며, 서로 간의 존재를 더욱더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의성군 사곡 마을의 들녘에 아낙들의 콧노래와 엄마를 따라나선 아이들이 조잘대는 정겨운 얘기 소리가 마늘밭 골골이 스며들고 있다.

 

 

성주 성밖 숲의 盛夏
성밖 숲의 계절이 왔다.
매년 8월 말경이면 성주 인근의 대구, 구미, 김천 등 대처 사람들의 발걸음을 유인한다.
조선 중기에 조성된 인공 숲으로서 수령이 300년에서 500년이 된 왕버들나무 약 60 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가운데 매년 8월 중순이면 맥문동의 보랏빛 꽃이 만개하면서 신비한 앙상블을 연출한다.
성주는 사드기지로 정치적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곳과 멀지 않은 곳임을 독자들은 잘 알고 계시리라. 하지만 인간들의 정치적 사안은 아랑곳하지 않고 성밖 숲의 맥문동과 왕버들 나무는 자연의 신비함을 유감없이 뽐내며 시민들의 고달픈 삶과 지친 심신을 보랏빛으로 치유하고 있다.

첨성대의 가을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서 경북 경주시 첨성대 옆 군락지 일대에 핀 황하코스모스 물결이 시선을 잡아끈다

 

 

 

 

글. 김기성 Kim, Kisung 예가 건축사사무소 ·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