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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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이 사라진 우리 사회의 흐름…건축도 예외는 아니다 2021.12
The trend of our society that has lost its essence... Architecture is no exception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두 가지 정책은 공무원 등 관료들의 실적과 업적 쌓기에 딱 좋다. 바로 입시 정책과 주택 관련 부동산 정책이다. 전 세계 학계의 이론과 테스트 정책들이 과감히 시도되고, 수도 없이 폐기된다.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이 두 정책은 정치인들과 관료들의 공약 일 순위에서 빠진 적이 없으며, 비판의 대상으로도 일 순위다. 아마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온 모든 아이디어는 한 번씩 다 시도해본 것이 아닐까 싶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본질적인 문제, 핵심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입시의 핵심은 서열을 정하고 등수를 정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내..
2023.02.14 -
‘집’에 대한 여러 가지 제도적 시각의 모순 2021.11
Contradictions of different institutional perspectives of ‘house’ 몇 해 전 한 정치인이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이어야 한다는 발언과 함께 경고성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녀의 기대와 달리 ‘집’은 사는(Buy) 것(Product)의 가치로 맹위를 떨치며 요란스럽게 자산증식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키웠다. ‘집’의 본질은 원천적으로 인간이 보호받을 수 있는 거처다. 오랜 기간 ‘집’은 그 역할에 충실했고, 의식주의 하나로 존재했다. 그런 집이 20세기에 들어서 갑자기 부수적 기능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자산화되고, 수익화된 ‘부동산=집’의 등장이다. 그리고 의식주 중 하나인 집의 가격 불안정성은 모두의 불만 대상이 ..
2023.02.13 -
후진국형 한국 건축정책과 제도, 한국 공공건축의 격 낮춘다 2021.10
Underdeveloped Korean architectural policies and systems lower the class of Korean public architecture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와 자하 하디드.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이하 DDP)는 담당 공무원들에겐 끔찍한 프로젝트였다. 이들에게 동대문 DDP의 건축적 가치를 질문하면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문화와 기술적 성과인 건축가치를 지닌 건축으로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은, 건물이 아닌 ‘건축’이다. 해외 유수의 문화적 가치지향성 행사나 주체들이 한국에서 행사장으로 선택하는 곳이 DDP다. 세계 패션의 선두주자인 샤넬이나 루이뷔통 같은 브랜드에서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나 작가들이 자신들의 전시나 행사를 하고픈..
2023.02.10 -
현대건축의 거장, 그들의 발언 2021.9
Masters of the modern architecture, and their words 대한민국에서 건축의 사회적 위상은 어떨까? 1960년대 협회지를 찾아보면 당시에도 이런 질문이 있었던 듯하다.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중후반에 기성 건축사들이나 대학의 교수님들께도 수도 없이 들었던 자조 섞인 질문이었다. 세월이 흘러 기성세대가 되고, 나도 어느새 윗세대보다 아랫세대가 많은 건축동네에 서 있다. 그리고 편집장으로서 매달 한 번씩 쓰는 글에도 이런 의미와 주제가 여러 번 다뤄졌다. 과거의 여러 자료를 곰곰이 보다가 새삼 느낀 것이 있다. 우리 건축계 인사들이 사회적 발언을 너무 안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몇몇 분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각종 언론을 통해 발언해왔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오래전부터 ..
2023.02.09 -
좋은 건축 콤플렉스 2021.8
Good Architectural Complex 개인적으로 여러 번을 들어도 이해되지 않는 말이 ‘좋은 건축’이라는 표현이다. 최근 건축계 여기저기서 이런 표현이 사용되는 것을 보니 어리둥절하다. 그래서 ‘좋다’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무엇의 모습, 성질 또는 내용이 뛰어나 마음에 들다”라고 되어 있었다. 이 표현은 객관적 상태를 말하기보다 주관적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물론 일상에서 ‘좋다’라는 가치 기준이 첨예한 해석의 대립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한 단어나 표현은 아니다. 보편적 시각에서 ‘좋은 사람, 좋은 제품, 좋은…’ 등으로 다양하게 언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표현을 어떤 구호나 목표, 또는 기준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지는 의문이 든다. 좋은 건축(?)이라는 표현은 과연 누구에게 ..
2023.02.08 -
걸리버 여행기, 네 종족들 2021.7
Gulliver's Travels, Four Races 걸리버 여행기를 동화로 알고 있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저자 조너선 스위프트는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이 책을 출판했다. 풍자의 신랄함은 출판사가 몰래 수정할 정도였다. 스위프트가 바라본 18세기 영국은 문제가 많은 나라였고, 비판의 대상이었다. 걸리버 여행기는 본인이 소속된 사회 전체를 유머와 냉소적 비유로 날카롭게 풍자하는 책이었다. 물론 그의 우화에 나오는 가공의 나라들 모습 때문에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아이들의 동화로 착각하기도 한다. 아둔한 사람들은 흔히들 숨겨진 은유와 위장된 본질, 핵심을 모른 채 이 이야기를 인용하곤 한다. 그것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지만. 갑자기 우리 사회에 대한 언론의 중계를 보면서 걸리버의 세계가 떠올랐다...
202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