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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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형 한국 건축정책과 제도, 한국 공공건축의 격 낮춘다 2021.10
Underdeveloped Korean architectural policies and systems lower the class of Korean public architecture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와 자하 하디드.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이하 DDP)는 담당 공무원들에겐 끔찍한 프로젝트였다. 이들에게 동대문 DDP의 건축적 가치를 질문하면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문화와 기술적 성과인 건축가치를 지닌 건축으로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은, 건물이 아닌 ‘건축’이다. 해외 유수의 문화적 가치지향성 행사나 주체들이 한국에서 행사장으로 선택하는 곳이 DDP다. 세계 패션의 선두주자인 샤넬이나 루이뷔통 같은 브랜드에서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나 작가들이 자신들의 전시나 행사를 하고픈..
2023.02.10 -
현대건축의 거장, 그들의 발언 2021.9
Masters of the modern architecture, and their words 대한민국에서 건축의 사회적 위상은 어떨까? 1960년대 협회지를 찾아보면 당시에도 이런 질문이 있었던 듯하다.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중후반에 기성 건축사들이나 대학의 교수님들께도 수도 없이 들었던 자조 섞인 질문이었다. 세월이 흘러 기성세대가 되고, 나도 어느새 윗세대보다 아랫세대가 많은 건축동네에 서 있다. 그리고 편집장으로서 매달 한 번씩 쓰는 글에도 이런 의미와 주제가 여러 번 다뤄졌다. 과거의 여러 자료를 곰곰이 보다가 새삼 느낀 것이 있다. 우리 건축계 인사들이 사회적 발언을 너무 안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몇몇 분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각종 언론을 통해 발언해왔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오래전부터 ..
2023.02.09 -
좋은 건축 콤플렉스 2021.8
Good Architectural Complex 개인적으로 여러 번을 들어도 이해되지 않는 말이 ‘좋은 건축’이라는 표현이다. 최근 건축계 여기저기서 이런 표현이 사용되는 것을 보니 어리둥절하다. 그래서 ‘좋다’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무엇의 모습, 성질 또는 내용이 뛰어나 마음에 들다”라고 되어 있었다. 이 표현은 객관적 상태를 말하기보다 주관적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물론 일상에서 ‘좋다’라는 가치 기준이 첨예한 해석의 대립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한 단어나 표현은 아니다. 보편적 시각에서 ‘좋은 사람, 좋은 제품, 좋은…’ 등으로 다양하게 언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표현을 어떤 구호나 목표, 또는 기준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지는 의문이 든다. 좋은 건축(?)이라는 표현은 과연 누구에게 ..
2023.02.08 -
걸리버 여행기, 네 종족들 2021.7
Gulliver's Travels, Four Races 걸리버 여행기를 동화로 알고 있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저자 조너선 스위프트는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이 책을 출판했다. 풍자의 신랄함은 출판사가 몰래 수정할 정도였다. 스위프트가 바라본 18세기 영국은 문제가 많은 나라였고, 비판의 대상이었다. 걸리버 여행기는 본인이 소속된 사회 전체를 유머와 냉소적 비유로 날카롭게 풍자하는 책이었다. 물론 그의 우화에 나오는 가공의 나라들 모습 때문에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아이들의 동화로 착각하기도 한다. 아둔한 사람들은 흔히들 숨겨진 은유와 위장된 본질, 핵심을 모른 채 이 이야기를 인용하곤 한다. 그것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지만. 갑자기 우리 사회에 대한 언론의 중계를 보면서 걸리버의 세계가 떠올랐다...
2023.02.07 -
Snobbish Architect 2021.6
Snobbish Architect 고령의 베테랑 배우 윤여정 씨가 각종 국제 영화제 수상으로 화제다. 그녀의 재치 있는 인터뷰는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얼마 전 영국 아카데미영화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그녀가 했던 유머러스한 발언으로 고약한 단어 하나가 회자되었다. 위선적이고 거만한 사람들을 비꼬는 말로 ‘Snobbish’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교양 있는 척하지만 뒤에서는 자신들의 잇속만 차리고 호박씨 까는 위선과 속물을 일컫는다. 그녀는 영국 아카데미영화제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그런 단어를 대놓고 사용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자리,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듣는 이의 감정적 반응이 달라진다. 윤여정 배우의 노련함은 듣는 이들이 뜨끔할 만한 말을 쓰면서도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들..
2023.02.06 -
공정, 경쟁, 그리고 생존을 위한 협상력 2021.5
Fairness, competition, and negotiation for survival 처절하게도, 건축사들이 내건 구호는 ‘생존’이다. 이번 대한건축사협회장 선거의 구호였다. 처음 들었을 때, 굳이 그런 표현을 사용해야 할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내면으로는 온전히 공감하며 동의할 수밖에 없는 단어였다. 경제적 부분에서 본다면 나는 생존보다 건축이라는 일 자체에 더욱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 그래서 생존이라는 단어가 확 와닿진 않았지만, 생각을 거듭하면서 ‘생존’은 건축을 하는 건축사라는 직업에 대한 표현으로 이해되었다. 맞다, 현재 우리 ‘건축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벼랑 끝에 있다. 대한민국에서 국가로부터 자격이 공인된 ‘건축사’는 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오죽하면 일..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