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사무소 예인(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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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게 2024.10
Dear Wave ‘동해 푸른 바다로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바닷가 언덕에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도로 넘어 해변에 위치한 단층의 낮은 오래된 집들은 조만간 사라질 것이고, 이 언덕에 지어질 숙박시설은 저 푸른 파도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처음 대지와 만났을 때의 느낌이다. 바다 방향으로 도시계획도로가 있지만, 아직 확장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 남측면의 소로를 통해서 진입 동선을 계획했다. 대지는 기존의 자연지형을 온전히 갖고 있어 지형을 이용해 도로에서 직접 진입 가능한 지하층은 주차장과 기계실을 배치하고, 남측면과 서측면 경사지를 이용해 지하에서 1층으로 연결되는 외부 동선과 휴게공간을 계획했다. 전면도로와 경사진 지형의 높이차가 2개 층 정도 형성된 것을 이용해 지하층에는 ..
2024.10.31 -
[인터뷰] “바다와 잔잔히 대화를 나누는 공간, ‘파도에게’” 2024.10
“‘Dear wave’, a space that calmly communicates with the sea” # 바다와 어우러진 공간, ‘파도에게’ 강릉의 바다는 언제나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동해의 푸른 물결이 끝없이 밀려오는 그곳에, 자연과 대화를 나누는 새로운 건축물이 생겼다. 이름하여 ‘파도에게(Dear wave)’. 최이선 건축사가 자신의 철학을 담아 만든 이 공간은 바다와 대지가 어우러져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특별한 장소다. # 건축의 시작 ‘파도에게’의 시작은 평범했다. 구도심에서 오랫동안 음식점을 운영해오던 건축주가 경포바닷가 근처의 넓은 대지에 풀빌라를 짓고 싶다고 의뢰하면서부터다. 최이선 건축사는 “바닷가의 특성을 살리면서, 자연과 건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
2024.10.31 -
유천동 판판집 2024.2
PanPanhouse in Yucheon-dong 도시의 주변에 자연 지형적 경관을 가진 곳곳이 다도해의 섬처럼 개발되고 있다. 연속적이고 흐름으로써 지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분절되고 획일화된 택지에서 하나의 건축부지를 매입해서 주택 설계를 의뢰할 때 참으로 곤혹스럽다. 대지를 치유하는 방법을 찾거나 개선하여 다시 살만한 장소로 만드는 건축적 간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지의 축은 서향이지만 건축물의 축을 남향으로 비틀어 3개의 외부마당 앞·뒤 그리고 주방 마당을 만들었다. 건축물의 주 방향은 남향으로 거실에서 위촌천이 흘러들어오는 방향을 선택했다. 석축이 축조되어 평평한 대지에 단순히 건폐율에 맞추어 배치하기에 대지는 협소했다. 주택에서 확보되어야 하는 부가적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대지의 남측 석축..
2024.03.08 -
Topowalk – Is One 2021.6
Topowalk – Is One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위치의 객실에 작은 수영장을 배치하고 2개 층을 오픈한 공간을 만들어 바다를 찾은 숙박객들에게 수직적으로 확장된 공간을 제공하고, 실내에서 물놀이가 가능하게 만들어 하부의 거실과 상부의 침실에서 해돋이 전망이 가능하게 하였다. 복층 객실의 하부 공간에서 상부로 올라가는 계단은 바다를 보는 전망을 최대한 가리지 않도록 가벼운 느낌의 평철 난간을 사용하였으며, 백색 페인트칠을 하여 무겁지 않게 하였다. 수영장 상부를 지나 복층 공간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참을 캔틸레버로 만들어 부양하는 듯 상부 층으로 올라가면서 푸른 동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계단의 디딤판은 하드우드를 사용하여 철의 차가운 물성의 느낌을 줄여주었다. 바다로 트여있는 수직으로..
2023.02.06 -
봉양재(鳳陽齊) 2021.4
BongYangJe House 봉양재는 1940년대에 지어진 기존의 4×2칸 한옥이 KTX 노선의 신설로 철거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부엌으로 사용하던 한 칸을 제외하고 세 칸을 이전 설치하는 작업을 하면서 철거 전 기존 한옥을 복원하기 위해 한옥도면을 작성하였고, 해체하면서 부재에 기호를 적어서 재조립 시 대비하였다. 기존에 사용된 부재들은 제재소에서 제재한 것을 사용하여 정확한 규격을 측정할 수 있었으나, 이전 부재를 재조립하기 위해 후 도면을 다시 작성하여야 했다. 봉양재는 오량구조 굽도리 형태의 홑처마 한옥인데,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집이라 기둥의 높이가 2자 정도 높아 창방과 장혀 사이의 벽체가 넓게 보이고 층고가 낮지 않아 시원하게 보인다. 해체 시에 가장 부재의 훼손이 큰 부분은 추녀와 서까래..
2023.02.02 -
민들레의 정원 2020.10
Dandelion Courtyard 머리말(Prologue)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 거리를 뛰노는 아이들로 북적이던 골목은 어느 순간 한적한 동네로 변했다. 전통시장으로 가는 행인들은 몇몇 없고, 손님이 줄어든 가게 앞에서는 노인들이 모여 옛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오랜 역사를 가진 강릉 구도심 시장 역시 도시의 확장과 택지의 등장 등으로 인적이 사라지고 시장 상인들의 주거와 작고 오래된 식당만 남았다. 건축주는 그 익숙한 동네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 위해 자신의 주택과 상인들에게 임대할 주택을 짓길 원했다. 한줌 먼지에 허겁지겁 뿌리를 내리고 눈물겹도록 노랗게 피어나는 민들레꽃처럼, 이 척박한 골목에 작지만 민들레가 자랄 공간을 만들어 주는 작업을 시작했다. 다층 공유 정원(Multistory ..
202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