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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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골목끝집 2023.9
Blind Alley 때론 어찌할 도리 없이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 건축물을 계획하면서 가장 마주치기 싫은 설계변경이란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해당 건물은 1969년에 준공한 연와조 주택으로 당시 용산구청장의 사택으로 지어졌다. 지금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박한 연와조 주택으로 연식에 비해 상태가 좋아 신축에 버금가는 증축 리모델링으로 설계가 착수되었다. 당초 계획안은 철골 보강을 통한 2개 층을 증축해 지하를 포함한 총 5개 층을 사옥으로 활용하는 야심찬 그림이었으나, 코로나19에 대응해 도입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급격히 축소되며 기존의 계획안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급격한 금리 변동과 함께 크고 작은 금융계 악재들이 터지며 건축주는 미리 자금 조달 협의를 해두었던 금융사로..
2023.09.14 -
[건축비평] 절반을 채우는 그릇 2023.5
Architecture Criticism Bowl filling half way 십수 년 전 필자는 학부 휴학 중 아르바이트생 신분으로 (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신입사원이었던 이승진 건축사를 만났다. 두 사회 초년생의 만남은 경쟁과 견제로 시작되었지만, 어느덧 연대와 동지애로 이어져 건축적인 열정과 고민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공교롭게 둘 다 조금 단조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각각 이승진 건축사는 삼우건축에서만 13년을, 필자는 매스스터디스에서만 12년의 오랜 실무경력을 마치고 2019년도에 각각 개소하여 각자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서로의 초기 작업을 내놓는 타이밍에 그의 작업을 일방적으로 들여다볼 기회가 생겨 감회가 새로우면서도 부담스럽지만, 그간 보지 못했던 서로의 인생을 작품과 글로 나..
2023.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