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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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올데이즈 2022.9
Good ol’days 굿올데이즈 Good ol’days 좋았던 옛 시절 또는 예전의 좋았던 때를 회상하며 쓰는 말. 동부산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관광객이 쏠림에도 불구하고 부산을 찾는 여행객에게 구도심의 부산다움으로 환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겠다며 그간의 고민을 빼곡히 담은 메모에서부터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부산의 구도심인 중앙동 뒷골목에 들어서면 합벽으로 지어져 틈새 없이 빼곡한 건물 사이로 오래된 맛집 포스를 풍기는 노포가 즐비하고, 이제는 인기를 다했음에도 눈치 없이 한껏 자란 플라타너스 가로수 사이로 흐릿하게 불어오는 짠 내 나는 바닷바람을 맡고 있노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어느 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대지의 요구에만 충실하거나 혹은 세련..
2023.02.23 -
모자익 2022.8
Mosaic 상가주택을 짓게 되면 대부분 상가가 중심이 된다. 하지만 이 주택은 주거가 우선이 되는 작업이다. 엄마와 아들이 같이 살기 위해 두 가구의 주택을 만들고, 추가로 작은 공방을 개소하려는 시도이다. 현대는 가족관계에서 편리함과 개인의 점점 생활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집안에서 대화도 사라지고,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 간 관심과 관계를 끊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단절되지도 않는다. 이러한 현실에 적합한 또 하나의 주거방식을 찾아보는 작업이다. 개인의 생활이 최대한 보장되고, 모자간에 멀리 있다는 불안감은 지울 수 있는 거주방식이 이 주택에서 시도된다. 숨김과 드러남 엄마 집과 아들 집, 이 두 가구의 공간과 생활을 숨기거나, 드러나는 식의 반복으로 전체를 ..
2023.02.22 -
타이드어웨이 2022.1
TIDEAWAY 여행 도심을 떠나 자연 속 나만의 공간으로 여행을 떠난다. 내가 떠날 여행의 장소는 어떤 곳이면 좋을까? 일상을 벗어난 재충전의 시간. 휴식·힐링·설렘 속에 일상과는 다른 새로운 곳을 찾아온 여행객이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 이곳에만 있는 독특한 풍경을 여행객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땅과 바다의 경계 부지는 절묘하게 바다와 땅의 경계에 있다. 바다와 접해 있는 부산에서도 이런 땅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전부터 바다의 경계에 집이 있었기에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새로 지은 건물이 바다를 가로막지 않아 예전처럼 길을 지나는 사람들도 바다를 볼 수 있고, 또 건물 안으로 들어와 바다를 더 가까이 볼 수 있었으면 했다. 이 땅을 지나다녔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
2023.02.15 -
비네토 2021.8
Vigneto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도심 속 협소(상가)주택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져 가고 있다. 아파트는 공동주택의 일부를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지만, 상가주택 또는 단독주택은 내 땅과 내 건물을 소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내 생활방식에 맞게 짜인 공간과 동선을 만들 수 있고, 임대수익창출 또는 직영을 통한 직주근접의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물론 도심 속 일정 규모의 대지를 구매하고, 건축을 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오른 아파트 가격과 공동주택 생활에서 오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대한 대안으로 협소한 땅을 사서 협소한 건물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돌아온 건축주 부부도 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협소한 대지를 구매하고, 자신..
2023.02.08 -
엄지척 2021.4
Thumbs up Building 부산의 대표적인 산만디(산꼭대기를 일컫는 부산 사투리) 동네인 전포동은 산복도로에 면해 제멋대로 구획된 작은 필지 위에 집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그 사이에서 엄지손가락을 척하니 들어 올린 것 같은 모양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물이 엄지척 하우스다. 건축주는 43제곱미터의 대지에 가능한 최대로 건축하길 원했다. 건폐율 60%(24제곱미터) 안에 일조사선을 고려하여 계획하다 보니 자연스레 엄지손가락을 든 형태가 만들어졌다. 사선제한이 없는 지면에서 9미터까지는 3미터씩 3개 층으로 나누었고, 절반 이상이 사선으로 잘려나가야 하는 4층은 좁은 면적을 보완하기 위해 사선모양을 유지한 채 높은 천장고로 계획했다. 가장 큰 고민은 계단이었다. 계단이 차지하는 면적과 부피를 줄이..
2023.02.02 -
홍티 예술촌 2020.4
Hongti Art Village 대상지는 다대동 무지개공단과 아미산자락 홍티마을로 이어지는 결절지로 강과 바다, 포구, 공단, 마을과 산으로 연결되는 구석진 매개공간이다. 주민, 예술가, 행정가, 전문가등이 계획 초기 단계에서부터 직접 함께 참여하고, 홍티마을 고유의 역사성, 주변 예술적 특성과 함께 우물터, 당산나무 휴게공간 등 외부공간계획을 함께 고려한 종합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좋은 기회였다. 공단과 연계한 예술인 공동작업실 앞 마을진입로로 들어서면 확 틔어진 전면 외부공간을 우선 마주하게 된다. 마을입구 우물터, 당산나무, 아미산자락 마을의 전경을 가리지 않기 위함이다. 마을회관에는 인근에 목욕탕이 없음을 감안하여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목욕공간을 제공했다. 예술촌은 작가들의 효율적 작업공간 제공..
2023.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