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건축(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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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짓습니다 2023.1
Create an atmosphere 주 종목 인테리어 의도하지 않았지만 첫 직장에서는 주택 위주로 일했다. 이를 당연한 것으로 알고 스위치, 도어 핸들, 수전을 고르느라 야근을 일삼았다. 그런 영향을 받았는지 건축과 인테리어를 구분해서 생각한 적이 없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건축과 인테리어가 나누어지는 경계를 알 수 없었다. 애초에 구분할 수 없는 것을 상황에 따라 편리하게 구분해서 쓴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특별한 배경 없이 독립한 어린 건축사에게 건축 일을 선뜻 주는 경우는 단연코 없었다. 주어지는 작은 작업들을 시작했고, 자연스레 인테리어 위주로 일하게 되었다. 이어지는 인테리어 작업으로 빠듯하게나마 사무실을 운영해온 것이 다섯 해를 바라본다. 지금은 다행히도 대수선, 리모델링, 건축으로 조금씩..
2023.01.19 -
건축사가 되고 건축사로서 살아남기 2022.11
Become an architect and survive as an architect 건축학을 전공하다 대학교 2학년 때 건축대학에서 5년제 건축학과와 4년제 실내건축학과 중 전공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가 있었다. 건축학을 졸업하면 건축사가 될 수도 있고 실내건축도 할 수 있지만, 실내건축학을 졸업하면 실내건축만 할 수 있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건축과 실내건축을 모두 하고 싶어 건축학을 선택했었다. 건축사 면허 없이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시행사가 소위 말하는 허가 방(허가만 대행해 주는 건축사사무소)에 허가를 맡기고 설계를 하는 걸 보면 교수님 말씀이 100% 맞는 것 같진 않지만… 내 이름을 걸고 설계를 하고 허가를 내는 순간은 건축사만이 느낄 수 있는 뿌듯한 순간일 것 같다.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봐도..
2022.11.10 -
구짝 2022.10
Gooooooooojjag 제주어 ‘구짝’은 여러 의미가 있는데, 방향을 나타낼 때는 직진이고 행동으로는 초지일관을 말하며, 은유적으로는 한 우물을 판다는 속담과 뜻이 같다. 여러 갈래로 가지 않고 한 길로만 고집스럽게 가는 것을 ‘구짝간다’라고 하며 상황에 따라 긍정과 부정의 뜻이 있다. 구짝가는 사람을 좋게 말하면 한눈팔지 않고 꾸준히 가는 것이라 할 수 있고, 반대로 말하면 돈키호테와 같은 미련 곰탱이다. 필자는 ‘올래와 정낭’을 위하여 구짝 가고 있는 제주도 촌놈이다. 돈키호테와 비슷하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오몽(움직인다는 뜻의 제주어)’할 수 있을 때까지 구짝 갈 생각이다. 지금까지 약 25년 정도 했으니까 앞으로도 잘하면 왔던 시간만큼 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단순히 올..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