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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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재 2022.3
Seo-Lee-Jae 건축주를 처음 만난 것은 2015년 봄이었다. 당시 평창동 소재의 한 토지를 매입하여 갤러리를 포함한 주택을 짓고자 했는데, 여러 가지 조건을 분석하여 상담에 응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이 노부부는 그 땅을 매입하지 못했고, 건축주와 설계자로서의 연을 맺지 못한 채 이메일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헤어졌었다. 그 후 2017년 3월, 우리 사무실은 종로 서촌의 사무실을 떠나 마포 만리재고개로 이사를 하였는데 이사를 오자마자 이분들이 첫 의뢰인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다시 찾아온 건축주 부부는 태안의 신두리 고향 땅에 둘이 지낼 작은 집을 의뢰했다. 2년 전 방문했을 때 우리가 보여준 친절함과 인상이 좋아서, 우리하고 꼭 다시 인연을 맺고 건축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렇게..
2023.02.17 -
비나채 2021.11
Vinacha 비우고 나누고 채우다 새로운 주택을 지으면서 건축을 통해 진정한 시월드(?)를 구축하려는 의뢰인이 찾아왔었다. 아직 건강하고 활동량이 많으신 시아버지와, 남편과 어린 아들을 둔 건축주 가족, 그리고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 가족들이 함께 살 집을 지어야 한다고 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출가한 며느리가 시댁 식구들과 함께 살 다가구 주택을 짓는다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기에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집이 지어질 곳은 남편이 나고 자란 곳이자 남편의 추억이 담겨 있는 곳이었다. 집터는 시부모님이 정착하여 오랜 시간을 지내던 동네가 시에서 추진하는 산업단지조성으로 인해 기존의 원주민들이 이주할 곳으로 마련된 새로운 택지였다. 1층은 상가를 둘 수 있는 여건으로, 건축주는 인접한 큰 도로변에 직접 작..
2023.02.13 -
리오넬과 루이하우스 2021.8
Lionel & Louis’ s House 집의 문 앞에는 애런 잭슨이라는 작가의 업싸이클링(Upcycling) 작품인 ‘리오넬’과 ‘루이’라는 캐릭터가 놓여 있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재활용품을 이용해 새롭게 재구성했다는 뜻이다. 의뢰인은 부산 출신이지만 어머님을 모시고 서울로 올라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상당히 오랜 시간을 서울에서 보낸 이후 중년이 되어서야 다시 어머님과 전원 속에 집을 짓고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요리사로서 살아가는 제2의 인생을 꿈꾸고자 하였다. 의뢰인이 이 캐릭터의 이름으로 집의 이름을 지은 이유는, 도시를 벗어나 인적이 드문 전원 속에 집을 짓고 살아야 하기에 가족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요정이 함께하길 ..
2023.02.08 -
노을집 2021.1
Sunset House 건축주는 40대 초반의 젊은 부부이다. 아내는 10년 이상의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결혼 후 근무시간에서 퇴근 후 시간대로 생활의 관심사를 바꾸게 되었다 한다. 결혼 후에 직장을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의도치 않게 전업주부가 되었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거환경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건축주는 결혼 전 남편과 함께했던 94일간의 유럽여행에서 다양한 각 나라의 다양한 주거환경과 분위기, 숙소환경을 통해 ‘나는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 거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그리고 여행기간 동안 날씨가 좋아서 아름다운 노을을 실컷 볼 수 있었고, 집안 의자에 앉아서 감상했던 그때의 저녁 하늘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때 건..
202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