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11(25)
-
접바둑과 그레질 2020.4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적인 대국에서 ‘신의 한 수’로 그간의 관심을 모아왔던 프로바둑기사 이세돌이 지난해 11월 마침내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은퇴를 하는 그 순간까지 역시 그다웠다. 평범한 대국으로 마무리 짓지 않고 이른바 접바둑을 선택한 것이다. 세칭 ‘입신(入神)의 경지’라 불리는 프로9단이 먼저 흑돌을 잡고 ‘치수고치기’ 대국을 벌인 것도 그렇거니와, 최종 3국에서는 이미 승패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았다는 듯 181수만에 미련 없이 돌을 던진 뒤, 복기(復碁)하는 과정에서 그 특유의 진지한 자세를 견지한 것도 쉽사리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몇 년 전 세간의 기대와는 달리 알파고에게 1승 4패로 완패한 직후, “오늘의 패배는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며 이세돌..
2023.01.12 -
아카데미상, 기생충, 그리고 건축을 바라보다 2020.3
Looking at Academy Awards, Film ‘Parasite’, and Architecture 칸느 영화제나 베를린 영화제, 미국의 아카데미 영화상은 우리와 전혀 상관 없는 것으로 그건 선진국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우리 수준이 세계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70년대에 조풍연 선생의 ‘영화이야기’를 읽고, 흑백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주말의 영화로 동경하던 아카데미 수상작, 칸느 영화제 작품상 등을 보았는데……. 최근 마음 깊숙히 있었던 한계치라는 장막을 걷는 뉴스가 들렸다. 몇 해 전 BTS가 미국 전국 네트워크 아침 방송 등에 나오고, 빌보드와 그래미에서 언급될 때 느꼈던 놀라움이었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의 백미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 정도면 ..
2023.01.11 -
건축공감_그래도 봄은 옵니다. 2020.3 2023.01.11
-
01 4.3.그룹과 건축교육
건축담론 Architecture Discussion 편집국장 註 건축은 산업이면서, 기술이고, 문화고, 예술이다. 물론 건설을 동반해야 한다. 혹자는 이런 부연 설명을 마다하고 “건축은 건축이다”라고 말한다. 건축하는 사람들은 공감하지만 건축의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은 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이나 문화, 예술로 빗대어 설명해야 한다. 건축은 한마디로 이런 모든 인문학과 공학을 담고 있다. 인문학과 공학을 엮으면 사유가 되고, 이는 철학이 된다. 그래서 건축의 연대기를 보면 수많은 철학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당연히 상징과 이면의 내용을 언급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학과 인문학적으로 표현할 때 우리는 건축에 ‘~ISM'을 붙인다. 철학이다. 그리고 이는 여러 건축을 구분하는 논리적 ..
2023.01.11 -
02 4.3그룹의 모더니즘과 이 시대 우리의 건축
건축담론 Architecture Discussion 편집국장 註 건축은 산업이면서, 기술이고, 문화고, 예술이다. 물론 건설을 동반해야 한다. 혹자는 이런 부연 설명을 마다하고 “건축은 건축이다”라고 말한다. 건축하는 사람들은 공감하지만 건축의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은 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이나 문화, 예술로 빗대어 설명해야 한다. 건축은 한마디로 이런 모든 인문학과 공학을 담고 있다. 인문학과 공학을 엮으면 사유가 되고, 이는 철학이 된다. 그래서 건축의 연대기를 보면 수많은 철학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당연히 상징과 이면의 내용을 언급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학과 인문학적으로 표현할 때 우리는 건축에 ‘~ISM'을 붙인다. 철학이다. 그리고 이는 여러 건축을 구분하는 논리적 ..
2023.01.11 -
“나를 성장 시킨 건 4.3그룹, 그것은 연대였다”_승효상 위원장 2020.3
"What grew me up was 4.3 group, which was solidarity" 한국 현대건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4.3그룹은 1990년 4월 3일 ‘문화로서의 건축과 토론의 장을 만들기 위한 스터디 그룹’으로 출발해 1994년 가을까지 4년간 활동했다. 목천건축아카이브의 후원 하에 발간된 도서 ‘전환기의 한국 건축과 4·3그룹’, ‘4.3그룹 구술집 ’을 살펴보면, 이 모임은 해방 후 지극히 짧은 역사와 비평의 부재 속에서 성장한 한국 건축계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의식을 공유하면서, 한국 건축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상호 비평을 통해 각자의 건축을 확인하며 가다듬는 시간을 갖는다. 23번의 크리틱 및 세미나, 4번의 건축기행, 전시회, 두 차례의 도록 출판을 하는 등 밀도있게 활동..
202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