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축 콤플렉스 2021.8

2023. 2. 8. 09:25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

Good Architectural Complex

 

개인적으로 여러 번을 들어도 이해되지 않는 말이 ‘좋은 건축’이라는 표현이다. 최근 건축계 여기저기서 이런 표현이 사용되는 것을 보니 어리둥절하다. 그래서 ‘좋다’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무엇의 모습, 성질 또는 내용이 뛰어나 마음에 들다”라고 되어 있었다. 
이 표현은 객관적 상태를 말하기보다 주관적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물론 일상에서 ‘좋다’라는 가치 기준이 첨예한 해석의 대립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한 단어나 표현은 아니다. 보편적 시각에서 ‘좋은 사람, 좋은 제품, 좋은…’ 등으로 다양하게 언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표현을 어떤 구호나 목표, 또는 기준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지는 의문이 든다.
좋은 건축(?)이라는 표현은 과연 누구에게 좋은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일까? 대충 평가가 좋은 대상에 대한 표현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이를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어떤 평가의 기준으로 ‘좋은~’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것을 인정하긴 어렵다.
예를 들어보면, 한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살고 있는 시골의 오래된 초가집은, 누추하지만 이들에겐 남의 집 헛간보다는 좋은 집이다. 그들에게 좋은 건축이다. 좋은 건축은 이렇듯 다분히 주관적인 표현이다. 이를 자칫 잘못 사용하면, 20세기 중반 선진 산업 국가들이 맹목적으로 강요하고 추종했던 유리 사각형 건축이 될 수 있다. 사계절 내내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중동에 지어진 뜨거운 유리 건물들은 지역적 감성과 역사, 문화에 대한 무지가 낳은 결과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
‘좋은 건축’이라는 표현에 거부감이 드는 이유다. 내가 좋다고 해서 남도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평가와 가치의 기준에 따라서 ‘우수한’ 혹은 ‘최적의’ 건축이라는 표현은 설득력이 있다. 건축은 ‘기능적 기준’에서 우수한 것일 수도 있고, ‘예술적 기준’에서 우수한 것을 말할 수도 있다. 또 기능에 치중해서 예술적 표현이 무시된 건축이나, 반대로 예술성에 치중해서 기능이 무시된 건축도 있다. 그런 건축은 실제로 건축사(建築史)에 등장해 비평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여러 건축상을 받은 경우도 많다. 이런 건축들은 어떤 시각에서 ‘좋은 건축’일 수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값비싸게 낭비된 ‘나쁜 건축’일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좋은 건축’이라는 지극히 개인적 시각에서 설명하고 강조하기보다, 시대나 상황에 ‘적합한’ 건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미학적으로 우수하고, 역사적 유산이 될 만한 비평의 가치대상으로서의 건축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건축을 ‘좋다/나쁘다’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구분 짓지 말자. 이 또한 콤플렉스 아닌가 싶다. 좀 더 자유롭게 건축을 다루면 좋겠다.
어느 한 시각으로 재단하기엔… 그렇게만 보기엔… 건축의 스펙트럼은 너무나 크다.

 

 

 

글. 홍성용 Hong, Sungyong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