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미국건축사협회 컨퍼런스 및 엑스포 참가보고 2023.8

2023. 8. 17. 20:22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A'23 - AIA Conference on Architecture 2023

 

 

<사진 1> Moscone Center Ecteioro

 

 

■ 참가 개요

한국건축단체연합(FIKA)은 2023년 6월 7~10일(수~토) 개최된 2023년도 미국건축사협회(AIA) 컨퍼런스에 초청을 받아 4박 6일 간의 일정에 참가했다. 미국건축사협회(AIA: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가 주최하는 본 행사는 중심 장소로 SoMa(South of Market 지역을 중심으로 가로세로 7마일 안 좁은 도심에 스타트업이 밀집되어 있다.) 지역에 위치한 모스코네 센터가 사용되었다. A'23 기간 동안 AEC 산업의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참가자들에게서, 두 해 동안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AIA'22 중단 이후에 개최된 시카고 컨퍼런스를 거쳐 다시 컨퍼런스 모드로 돌아가는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2020년과 2021년 컨퍼런스는 각각 로스앤젤레스와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협회에서는 석정훈 회장을 비롯해 정명철 부회장, 이건섭 국제위원회 위원장, 도규태 국제위원회 부위원장, 김항년 건축사교육원장, 조용범 건축사등록원장, 김성진 건축자재 정보센터위원장 등 총 7인의 대표단이 참가했고, 한국건축가협회(KIA)의 천의영 회장, 한영근 수석부회장 등이 함께 참가했다.
우리 협회는 A’23 컨퍼런스 공식행사와 엑스포 관람, 해외단체장 포럼, KIRA-NCARB 회의를 통해 국제적인 현안에 대한 정보와 AIA의 관점, 건축사 계속교육의 프로그램과 운영, 나아가 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대표단과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우리 협회가 지향하는 건축과 사회적 책임 등의 가치를 공유했다.

 

<사진 2> 대표단의 모습. 좌측부터 본협 조용범 건축사등록원장, 김향년 건축사교육원장, 김성진 건축자재정보센터위원장, 석정훈 회장, 정명철 부회장.
<사진 3> Barbara Bouza의 기조연설

 

 


■ AIA 23 Conference
 
샌프란시스코에 뿌리를 둔 회사인 겐슬러(Gensler)가 설계한 Moscone West가 AIA 23 컨퍼런스의 기조연설 장소였다. 6월 8일 첫날 기조연설은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Walt Disney Imagineering)의 회장인 바바라 부자(Barbara Bouza)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예전에 Gensler의 장기간 임원이자 2018년부터 AIA LA 챕터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팬데믹 기간 동안 건축 전문가들이 직면한 어려움, 디즈니와의 협업 중심의 업무 성격, 그리고 건축 분야에서 일하는 다양한 인종과 성별을 가진 여성으로서의 경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흑인 여성 건축사들은 실제로 전문가 중에서 1% 미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0.5%조차도 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여기에 있다는 것은 거의 기적과도 같습니다. 저는 여기 있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고 발언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로버트 이스터(Virginia HBCU Hampton University의 건축학과장)는 2023년 휘트니 M. 영 주니어상 수상 소감에서 짧지만 강력한 연설을 했는데, 그는 전문 분야에서의 다양성과의 싸움에 대해 언급했다. 본인의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로 수십 년이 지나도 흑인 건축사의 면허증 소지자 수가 2%를 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상을 받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언젠가는 상을 넘어서 흑인 건축사의 수를 증가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는 작년 시카고 대회 이후로 이어진 미국 사회가 고민하는 ‘다양성의 포용과 공정’이라는 화두를 건축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사진 4> 뉴질랜드 전 총리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6월 10일 마지막 기조연설은 뉴질랜드의 전 총리인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이 AIA 회장 엠리 그랜드 스태프 라이스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했다. 그는 37세에 뉴질랜드의 총리가 되었다. 재직 중에 뉴질랜드의 무슬림 커뮤니티에 대한 라이브가 스트리밍된 국내 테러, 화산 폭발 및 COVID-19 팬데믹과 같은 여러 과제에 직면했으나, ‘실용적 이상주의’라는 정책 신념으로 뉴질랜드가 팬데믹을 지나온 국가 중 가장 낮은 인명 피해를 기록하게 했으며, 온라인 폭력적 극단주의를 근절하기 위한 크라이스트처치 콜(Christchurch Call)의 창안과 같은 성과를 설명했다. 
그리고 아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건물인 ‘Home Ground’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Home Ground’는 스티븐스 로슨 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정부 기금으로 지원되는 프로젝트로, 주택 및 사회 서비스 비영리단체인 오클랜드 시 미션 - Te Tāpui Atawhai의 본부로 사용된다고 한다. “이 건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매우 아름답고, 그것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이 건물은 노숙자 보호소입니다. 거주자들에게 존엄성을 가져다주기 위해 설계된 건물로, 존엄성과 디자인은 나에게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디자인’이 훌륭했던 시기와 경제적인 이유로 주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건설에 미숙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건물에서는 중요한 가치를 되돌아보았습니다. ‘지속 가능한 공간, 기능적인 공간, 아름다운 공간’ 말이죠.” 

작년 시카고 대회 때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대담을 진행했는데, 비록 건축 전문가는 아니지만 올해는 저신다 아던 전 총리가 경험에 바탕을 둔 넓은 식견으로 대담을 나누고, 전임 국가의 수장이 건축사대회에 연사로 참여해서 건축인들과 격없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정말로 부러운 모습이었다.




■ Architecture Expo at A’23

 

<사진 5> 엑스포(Architecture Expo) 전경


A’23 엑스포는 새로운 제품과 미래, 가장 최신의 기술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자리로서, 최고의 건축 제품 제조업체 약 500곳 이상이 참가했다. 엑스포는 최신 하이테크 재료 및 솔루션에 대한 경험과 상담, 그리고 구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관람객은 이어지는 건축사 계속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지식 습득과 교육 이수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특히 A’23 앱을 통해 참가업체와의 일대일 미팅 예약과 상호간의 정보교류 서비스가 제공되고, 관람객이 선택한 재료를 무료로 포장해 배송해주는 새로운 서비스인 Swatchbox가 도입되어 관람객이 일일이 샘플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었다.

 

<사진 6> 엑스포 행사장 지도
<사진 7> 세미나 현장(CE)

 

Expo전시장 내에는 건축사 계속교육세미나 약 400개 정도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주제, 작품 또는 경향 등에 대해 60~90분의 세미나를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서는 사전등록을 하고 대회장 내의 여러 강의 공간이나 엑스포 내의 강의장에 세미나 시작 15분 전까지 도착해 배지를 스캔하고 좌석을 확인해야 한다. 사전 등록을 하지 않고 참가를 원하는 경우 세미나 시작 10분 전에 강의실 입구, 또는 투어 라운지로 오면 빈 자리가 있는 경우 선착순으로 참가할 수 있으며, 빈 자리가 없는 경우 미등록자는 입장할 수 없다.


 

■ NCARB 회의 (National Council of Architectural Registration Board)
 

<사진 8> 엑스포장에서 NCARB와 간담회


엑스포장 내 부스에서 NCARB와 우리측 교육원과 등록원, 국제위원회 간담회를 갖고 상호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NCARB측에서는 베일리스 워드(Bayliss Ward)회장, 마이클 암스트롱(Michael J. Armstrong) CEO, 해리 엠 팔코너 주니어(Harry M. Falconer Jr.) 부회장 등 NCARB 국제팀이 현재 NCARB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설명했고, 우리측 교육원/등록원에서는 질의한 ①NCARB 자격등록 유무에 따른 차이 ②자격 갱신주기, 방법, 제재 등 ③컴퓨터 기반의 건축사자격시험 등에 대한 상세한 답변을 해주었다. 미국의 52개 주 건축사 제도의 특수성과 시험관리체계의 확실성을 담보로 그들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우리와의 계속된 교류에 감사를 표하고 우리의 등록시스템과 교육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NCARB는 현재 교류를 하고 있는 해외단체 13개곳과의 ‘Architectural Regulation(건축법규)’에 관해 연례회의에 참석해 줄 것을 제안했다. 

 



■ 맺는 글

이번 A’23 컨퍼런스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국제적 교류가 다시 코로나 이전과 같이 활기차게 재개되는 뜻깊은 대회였다. 아직도 많은 회의나 강연들이 웨비나 같은 온라인 포맷으로 남아있으나, 다시 국경이 열리고 건축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한 지금 시점에서, 세계의 관심사인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을 비롯해, 펜데믹을 지나온 미국 사회가 고민하는 ‘다양성의 포용과 공정’이라는 화두는 그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닐 것이다. 8월이면 이제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이 실현되는 시점이다. 건강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은 더 발전적으로 전개될 K-건축의 시작점이다. 건축 분야에서의 세계적 리더십을 이끌어 나가야 할 우리 협회로서는 세계적인 이슈를 중심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된다. 국내의 여러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이슈를 국제적인 교류의 장으로 확장해 가는 것이 내일의 K-건축을 위한 현재 우리 건축사들의 의무 아닐까? 

 

 

 

 

글. 도규태 Do, Kyutae TOD 건축사사무소,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원회 부위원장

 

 

도규태  건축사 · TOD 건축사사무소

 

경희대학교, 영국 AA school 과 Bartlett(UCL)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KPF•삼우설계에서 실무경험 뒤 2011년 TOD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서울시 공공건축가, 서울시교육청 공법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축의 아름다운 가치에 대하여 고민하며 ‘Timeless Design’을 모토로 건축에 임하고 있다.

dokyut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