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4. 15:58ㆍ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2023 UIA World Congress _ Copenhagen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7월 2일 전야제 행사를 시작으로 8일까지 개최된 2023 UIA 세계건축대회(2023 UIA World Congress)는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했다. 전세계 135개국에서 6,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했고, 150여 개의 사례발표와 토론회, 250개의 연구논문(Science Paper)이 발표되는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로 단절된 국제교류를 다시 잇고자 많은 나라의 건축단체에서 참석해 성황을 이룬 이번 코펜하겐 대회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친환경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건축이 변화해야 한다는 깊은 공감을 자아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 메시지는 국제기구인 UN과 건축의 UIA가 힘을 합쳐 기후변화에 강하게 대응하자는 의미로 제시됐다.
대회 개막식(Opening Ceremony)은 2015년 제정된 UN의 친환경 개발 가이드 라인인 SDG 17(Sustainable Development Goal)을 이루기 위해 건축적 방법과 변화에 대한 내용을 주제로 덴마크 왕실아카데미의 수장인 나탈리 모신(Natalie Mossin)의 연설과 라이브 공연으로 시작됐다. 유네스코(UNESCO)와 유엔해비타트(UN Habitat) 수장들이 축사를 할 정도로 다른 국제기구들의 관심을 모은 이 대회의 슬로건은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친환경적 미래, Sustainable Futures – Leave No One Behind’이다. 친환경성을 국가 기치로 내세우는 덴마크는 ‘Leave No One Behind’를 주제로 각종 발표와 연구자료 등을 사이언스 트랙(Science Track)에서 집결시켰다.
중간 주제로 ① 파트너쉽의 변화(Partnership for change), ② 포용(Inclusivity), ③ 커뮤니티의 회복(Resilient Communities), ④ 건강(Health), ⑤ 자원에 대한 다시 생각(Rethinking Resource), ⑥ 기후에 대한 적응(Climate Adaptation) 등 6가지 분야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진지한 건축분야 연구자들이 발표를 하는 것과, 덴마크 BIG의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 2022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부르키나 파소의 프란시스 케레(Francis Kere), 덴마크의 도시설계자 얀겔(Jahn Gehl) 등 세계적 명성을 가진 아키텍트들이 기조연사로 나서 강연하는 것이 좋은 대비가 되었다.
2023 UIA 강연, 토론, 사례 발표와 연구 논문 발표
첫째 날 키노트 다이얼로그(Keynote Dialogue)는 덴마크를 대표하는 BIG의 비야켈 잉겔스(Bjarke Ingels)가 ‘The EU Goes Green-New Bauhaus Will Turn Vision Into Reality(유럽은 그린으로 간다-새로운 바우하우는 현실적 비전을 전환할 것이다)’라는 주제로 시작했다. 주요 내용은 SDG의 주제인 자원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위한 디자인과 파트너쉽의 변화를 위한 디자인을 주제로, EU Commission의 마가렛 베스타거(Margrethe Vestager)의 연이은 주제 발표 후 토론이 진행됐다. 비야케 잉겔스는 코펜힐 프로젝트 소개를 시작으로 지속 가능하고 사람들에게 즐거우면서도 아름다워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들의 디자인 기본 콘셉트를 주제로 BIG에서 수행한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이날 두번째 참관한 사례발표는 ‘Community Building-From Rural Area to Mega City’라는 주제로, 한국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의 발표가 있었다. 파리의 3개 프로젝트인 퐁피두센터, 파리국립도서관 그리고 올림픽 빌리지를 사례로 주제에 밀접한 내용을 발표했다.
둘째 날 아침 일찍 참관한 강연은 도시설계 대부인 얀 겔(Jan Gehl)과 호주 멜번시의 시건축사인 롭 아담스(Rob Adams)의 ‘City for People - 50 Years Later’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88세인 얀 겔은 도시설계의 대부로, 그의 강연은 개인적 출생부터 젊은 시절, 결혼 그리고 뉴욕, 버클리, 코펜하겐 3개 대학에서 도시설계를 가르치고 1971년부터 2022년까지 7권의 책을 41개국어로 출판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얀 겔은 미국의 2개 학교에서 도시설계를 가르치고 코펜하겐으로 돌아와 작은 나라 작은 도시(Small Country-Small City)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1967년부터 2006년까지 코펜하겐 시와 대학이 긴밀하게 연구해 코펜하겐은 세계에서 ‘도시에서 삶에 대한 데이터가 자료화 된 최초의 도시’가 되었다. 코펜하겐 시장이었던 베넷 프로스트(Benete Frost)는 “정치인은 건축학교에서 공공의 삶에 대한 연구 없이는 감히 코펜하겐을 세계에서 가장 살만한 곳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코펜하겐은 도시구조가 차로, 자전거도로, 보행자 도로가 공존하고 그 위계도 같다. 차로 2차선, 자전거도로 2차선, 보행자도로 2차선으로 보행과 자전거 중심의 도시구조이다. 과거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차로 중심이었다고 한다. 도시에서 도로 구조의 변화는 사람들이 걷기 좋고 안전한, 즐거운 도시의 길과 공간을 만들었다. 1962년부터 2023년까지 4단계로 된 도시계획은 장시간에 걸쳐 점차적으로 진화했다. 1단계인 1960~1980기간은 보행거리 만들기로 산책과 보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2단계인 1980~2000 기간은 자동차 없는 광장과 카페 만들기로, 도시에서 머물고 행사가 가능하게 공공공간을 만들어 도시의 문화를 회복했다. 3단계는 2000년부터로 활동적인 공원과 운동장 만들기, 4단계는 기후 적응기로 적응과 재생이 결합된 도시 만들기이다. 강연의 마지막은 자신의 이러한 노력은 자신의 손자 손녀에게도 도시에서 안전하고 걷기 좋고 즐거운 삶을 갖게 했다며 마무리한다. 마지막까지 들었을 때, 왜 강연의 처음에 자신의 삶에 대한 애기를 했는지 이해했다. 도시는 정량적 지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후세를 위해 개발이 아닌 시간과 단계적 계획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호주 멜번시의 롭 아담스는 1985년부터 멜번시청(Melbourne City)에 시건축사로 일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인 멜번시를 만들기 위해 우선 도시의 목표를 재정비하고, 이를 위한 10단계 계획의 진행 내용을 설명했다.
두 강연 모두 도시설계가 도시라는 큰 스케일을 다루며 사람들의 삶에 그 중심을 두고 단계별 계획에 의해 현재의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서울의 주거지, 특히 단독주택과 다가구와 다세대가 많은 주거지역에서 협소한 보차혼용의 도시구조가 변해야 걷기 좋은 안전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에도 크게 공감했다. 서울도 장기적 계획과 삶을 중심으로 한 도시설계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멋진 강연에 기립박수가 절로 나왔다.
셋째 날은 한국 건축사와 교수들의 강연이 집중된 날로 오전과 오후 프로그램을 꽉 채웠다. 오전에는 ‘Global Architecture Exchange’라는 주제로 10명의 강연이 있었고, 그 중 한국의 민성진 건축사는 오래된 SKM 사옥이 도시와 자연에 변화한 과정과 결과들, M-Park Hub의 PC공법을 적용한 생산과 시공기간의 단축, 금강산 아난티의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과 캐나다 목재(Timber)를 적용한 구조와 재료의 설계와 시공과정에 대한 내용으로 강연했다.
오후에는 한국수자원 공사와 덴마크 대사관 주재로 ‘The K-way to Sustainable Cities’를 주제로 한 한국의 건축사와 교수들의 강연이 있었다. 발표자 중 한 명인 카이스트(KAIST)의 김영철 교수는 도시공간을 분석해 그린하우스 가스를 줄일 수 있게 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도시의 디자인 케이스를 소개하고, 도시와 기술과 건축의 협업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에서 소개된 데이터를 활용한 도시공간분석은 실제 설계단계에서 범용화 되면 도시공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주요 강연은 이건섭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원장이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진행한 네이버 사옥과 몽고의 마스터플랜과 공동주택설계에 대한 강연이었다. 지속가능한 설계와 국내 최초 로봇 친화 사무실인 네이버 제2사옥의 설계와 현재 사용에 대한 설명과 라이프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몽골의 마스터 플랜, 또 기후의 영향을 고려해 변화한 공동주택의 주동 배치에 대한 내용의 강연은 SDG 17을 적용한 설계 프로젝트로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천의영 한국건축가협회 회장은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을 주제로 서울 공공건축의 변화과정과 이번 가을에 열릴 서울 비엔날레에 대해 발표했다.
연구논문 발표에서는 서울시립대 이선영교수가 ‘Inclusive Aging in Place’를 주제로 세종시 케어 커뮤니티 계획 내용을 발표했다.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모든 세대가 안전하고 걷기 편하며 쉽게 접근 가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과 웨어러블을 결합한 도시공간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 발표자들의 내용은 모두 심도 있고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참가자로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발표였다.
셋째 날의 강연이 모두 끝나고 저녁 6시부터 환송파티(Farewell Party)가 열렸다. 각국에서 온 도시와 건축 관련 업무 종사자들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저녁식사를 하며 각자 스스로의 나라의 문화, 사회에 대한 얘기와 대회 중 각자 발표 또는 참석한 내용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되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과의 만남이 아직도 어색했다. 이들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 기후, 음식에 대한 알쓸신잡(알아두면 쓸 데 있는 신비한 잡학사전)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2023 UIA Heritage and Culture Identity 심포지엄
국제건축사연맹 워크 프로그램 헤리티지 및 문화정체성(UIA H & CI) 심포지엄은 ‘과거를 보존하고, 미래를 설계한다(Preserving the past, designing for the future)’라는 주제 하에 7월 3일 오후 1시 45분부터 두 시간 동안 벨라센터 B3 M5-6에서 열렸다. 코펜하겐 대회 이전에 몇 번에 걸친 온라인 회의가 있었고, 이집트의 세이머 헬미(Samer Helmy)의 주관으로 제출한 몇 작품들을 취합해서 작품집을 출간했다.
2021~2023년 UIA H & I는 공동 디렉터, 모하마드 하비브-레자(Mohammad Habib-Reza, 방글라데시) 및 카심 맘바 오마르(Kassim Mwamba Omar, 케냐)와 39명의 각국 대표로 구성되어 있다. 조인숙 건축사는 2014~2021년까지는 공동 국제 디렉터였고, 이번 기간은 구성원으로서 활동했다. 모하마드는 참석하지 못했고, 카심의 주제 하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은 서울 대회나 바쿠 포럼 등에 비해서 적은 인원이 참석했으며, 청중은 거의 없었고 발표자 및 운영자 중심의 심포지엄이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1999년 베이징 대회 때 스타 건축사의 세션은 복도까지 청중이 넘쳤고, 알려지지 않은 분들의 세미나장은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텅텅 비어 있어서 어떤 건축사가 볼멘소리를 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번 UIA H & CI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짧은 임기를 운영했다. “UIA 유산 및 문화 정체성 워크 프로그램은 건축 유산 보존 방법을 촉진하고 자연 재해로부터 기존 및 미래의 유산과 문화 유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도시 및 지속 가능한 개발, 재활, 개조 및 기존 사이트 보존에 대한 질문에 참여해 모범 사례에 대한 높은 국제 표준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 대한 실천으로서 연구 및 전문가를 조직한다. 연구는 정치와 건축이 협력해 워크프로그램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건축 유산에 대한 사례 연구를 개발하고, 전문가 조직의 역할로는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고 건축 유산의 보존 및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건축사들과 학생 간의 국제적인 대화를 하고자 한다.” 사실 임기가 너무 짧았고 그 기간 동안 소화하기 어려운 다양한 목표를 세웠다고 판단된다. 이 기간 중 괄목할 만한 일은 2023년 2월 20~22일에 개최됐던 세계유산협약(World Heritage Convention) 50주년 기념 컨퍼런스다. 주제는 ‘앞으로의 50년: 회복력, 인류애, 그리고 혁신의 원천으로서 세계유산(The Next 50: World Heritage as a Source of Resilience, Humanity and Innovation)’이며 연례회의를 겸했다. 아쉬운 점은 회장단이 바뀔 때 커미션이나 워크프로그램 공동 디렉터가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어 내용이 이어지지 않고 단절되어 계속 기조가 바뀐다. 둘 중 한 사람은 유임하고 그 다음 임기 때 또 같은 방법으로 하면 내용을 연이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3 UIA World Congress 폐회식
넷째 날은 폐회식이 진행됐으며, 개최지 덴마크를 비롯한 인근 노르딕 국가연합의 적극적 활동으로 앞으로는 기존 건축물의 철거를 지양하고 기존 구조체를 적극 활용하는 건축, 미개발지(Greenfield)는 후손을 위해 남기자는 10개항의 ‘Copenhagen Lessons’를 선언하고 폐막했다.
전시와 파빌리온 (Exhibition and Pavilion)
2023 UIA World Congress에는 강연뿐 아니라 각국의 도시와 건축, 그리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각 나라의 전시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각 나라마다 최근 건축에 대한 동향과 새로운 재료와 기술을 홍보할 수 있다. 한국은 FIKA 전시관, 서울관, LH 전시관 등 3개의 전시관이 설치되었다. 전시관 곳곳에는 친교와 정보교환을 할 수 있는 카페가 있고, 옛날 사과상자 디자인의 카페 선반들은 최소의 제조 공정으로 만들어져 친환경적 이미지를 나타낸다. 불필요한 것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지 않는 것도 친환경적 디자인의 하나의 방법으로 보인다.
2023 UIA World Congress의 파빌리온은 코펜하겐 도시 곳곳에 설치됐다. 대회장이 파빌리온들이 주로 위치한 코펜하겐 중심부와는 거리가 있어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날 둘러본 벽돌 전시관은 다양한 벽돌을 위한 프레임들이 전시돼 있다. 북유럽의 나라들은 주로 목재가 건축의 주재료로 사용된다고 생각했는데, 덴마크는 벽돌이 주된 건축재료 중 하나라고 한다. 다양한 벽돌을 만들기 위한 프레임은 벽돌을 적용한 외벽 디자인의 다양성으로 나타난다. 현재 국내에서도 다양한 색상과 시공방법으로 외벽디자인에 주로 벽돌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마어마한 벽돌의 다양성을 볼 수 있는 파빌리온이었다.
UIA 총회 (General Assembly)
폐회식 이후 다섯째 날부터 UIA총회가 시작됐다. 건축동향, 학술교류위주인 월드 콩글래서(World Congress)에 이어 속개된 UIA 총회 마지막 날의 하이라이트는 향후 3년간 UIA를 이끌어갈 회장단과 지역리더들의 선출이었다. 국제기구인 UIA는 전세계를 5개의 리젼(Region)으로 나누어 각 리젼별로 한 명씩의 부회장을 뽑아 지역의 의견을 대변하고, 각 지역에서는 4명씩의 지역이사(Council member)가 국제교류 진행을 맡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6명의 후보가 출마해 치열한 경합 끝에, 오랜 기간 유럽에서 활동한 스위스의 여성건축사 Regina Gonthier(기존 UIA 국제설계공모 의장)가 회장으로 선출됐고, 사무총장에는 마카오의 Rui Leão, 재무관에는 현직인 이집트의 Seif Allah Alnaga가 선출됐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 오세아니아 Region 4 지역이사 선출에서는 한국의 한영근 한국건축가협회 수석부회장이 호주 Richard Kirk, 인도 Debatosh Sahu, 일본 George Kunihiro 와 더불어 당선됐다. 그리고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이건섭 국제위원장이 대리이사(Alternative Council)로 국제교류에 참여하게 된다.
코펜하겐의 건축물들
코펜하겐에 도착한 첫날 2023 UIA World Congress 전야제 행사 전 코펜하겐의 건축물들을 답사했다. 방문한 건물들에 대한 간단한 답사기도 요약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코펜하겐의 기존 초등학교에 증축된 도서관이었다. 코펜하겐 커뮤니티의 중심은 초등학교, 도서관, 그리고 병원을 기초단위로 형성된다고 한다. 덴마크 교육은 이번대회의 주제인 ‘Leave No One Behind’처럼 우열반이 아닌 낙오자가 없는 교육을 지향한다. 그래서인지 공교육의 시작인 초등학교가 커뮤니티를 이루는 중심이고, 이곳은 오래된 초등학교에 도서관이 증축된 과거와 현재의 조화가 덴마크의 도시와 건축을 대표하고 있는 듯하다.
덴마크를 대표하는 아키텍트 비야케 잉겔스가 이끄는 BIG의 최근작들도 방문했다. 대표작인 ‘마운틴 드웰링(Mountain Dwellings)’은 직접 방문하기 전에는 수직동선과 주차장이 100% 이해되지 않았던 건축물이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주차장, 사선으로 된 엘리베이터, 길찾기(Way Finding)를 도와주는 층별 무지갯빛 공용공간 디자인이 마운틴 드웰링을 가능하게 했다. 덴마크는 산이 없어 산에 대한 동경이 있고, 이런 덴마크의 바람을 나타낸 산의 형상을 한 공동주택이 마운틴 드웰링이다. 외피는 일본 유명 사진가의 히말라야 산을 디지털 프린팅해 마무리했다고 한다. VM Houses는 단위세대의 몇 가지 유형에 발코니를 교차해 결합함으로써 다이내믹한 입면을 완성했을 뿐 아니라 원래 BIG의 의도대로 이웃 간 대화가 가능한 활성화된 커뮤니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8House, 공동주택에서 입체적 골목길과 함께 단독주택의 장점과 공동주택의 장점을 잘 결합한 8자 형태의 집은 디테일은 심플하고 둔탁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BIG의 단순하고 명쾌한 디자인을 잘 보여준 결과물이었다. 덴마크의 많은 주택들은 VM Houses처럼 심플한 공동주택의 본체에 다양한 발코니 공간을 구축하면서 다양성을 드러내는 디자인이 많았다. 공동주택 디자인의 다양성은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느꼈다.
MVRDV의 ‘The Silos’는 기존 두개의 사일로를 재구축해 주거로 설계한 프로젝트로, 기존 도시에 필요 없는 구조물을 재활용한 건축디자인의 재탄생이라는 프로세스만으로도 흥미롭다. 형태만 봤을 때는 평범했지만, 기존의 오래된 두 개의 사일로 중앙은 공용공간으로, 외부는 확장해서 주거로 했다는 사실에 자세히 보게 된 건축물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2023 UIA World Congress에는 대한건축사협회에서 석정훈 회장을 비롯 윤희경 부회장, 오동희 전 국제위원장, 조인숙 APEC등록건축사위원장, 오영섭 감사, 이건섭 국제위원장, 임수현 국제위원회 총무 등이 참석했다.
글. 이건섭·임수현·조인숙 Rhie, Gibson · Yim, Suhyun · Cho, In-Souk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원회
이건섭 건축사 · (주)삼우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원장,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전무
연세대 건축과와 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삼성미술관,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미국 Virginia Tech에서 교환교수로 건축역사 및 이론을 가르쳤다. 현재 삼우설계 상근자문역으로 근무 중이며 글로벌 프로젝트 다수를 담당해왔다. 지은 책으로 Naver에서 오늘의 책으로 선정된 『20세기 건축의 모험』이 있다.
gibson.rhie@samoo.com
임수현 건축사 · (주)와이 건축사사무소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총무위원, 와이건축사사무소, 건축사
건국대학교와 영국 런던대학의 건축대학 바틀렛에서 건축을 공부하였다. 영국 HOK London과 한국 종합건축사사무소건원에서 건축 실무를 하고, 2018년 와이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였다. 한양대와 건국대에서 건축을 가르치고 있고, 공공건축과 친환경 건축분야를 중심으로 건축을 하고 있다.
yarchitects2018@gmail.com
조인숙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다리건축
APEC등록건축사위원장이자 UIA H & CI 위원이며, 이코모스 국제 목조학술위원회 전문가(IIWC, Expert), 이코모스 국제 역사구조 분석 및 수리보존 학술위원회 전문가(ISCARSAH, Expert),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졸업(공학사) 및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를 수료(건축학 석사/건축학 박사)했다. 건축학 박사 논문(역사•이론 분야) ‘한국 불교 삼보사찰의 지속가능한 보전에 관한 연구’를 저술했으며, 독일 뮌헨대학교(LMU) 및 뮌헨공대(TUM)에서 교환장학생으로 수학했다.
choinso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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