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 11:09ㆍ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Shopping-Street Regeneration in Local Small City _ ABUTATSU Shopping-Street in Nichinan City, Miyazaki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함께 상점주의 고령화, 교외지역에 늘어나는 대형쇼핑몰 등 전국적으로 재래시장 상점가의 쇠퇴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일본 또한 예외는 아니다. 미야자키(宮崎)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 떨어진 니치난(日南市)시1)가 자그마한 지방 중소도시 중심시가지 상점가의 활기를 되찾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016년에 일본 경제산업성(経済産業省)의 「빛나는 상점가 30선(はばたく商店街30選)」에 선정된 아부라츠(油津) 상점가는 약 250m L자 형태의 작은 상점가로서, 4년 전만하더라도 문 닫은 상점이 늘어서 있어 아무도 찾지 않던 곳이었다. 실제로 2013년 당시 빈 점포율이 26%에 다다르며 영업 중인 점포수가 28점포로 1965년 당시 80점포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든 쇠퇴한 상점가였다. 하지만 2018년 4월에는 29개의 새로운 점포가 출점했고, 일반적으로 어르신들만 찾는 상점가에서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으로 변화됐다. 어떻게 4년 만에 이러한 상점가 재생이 실현됐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 외지(よそ者)에서 온 2명의 민간전문가와 주식회사 아부라츠응원단(㈱油津応援団)
먼저, 니치난시에서 2012년도부터 시작한 중심 시가지 활성화 사업에 근거해 테넌트 믹스 및 서포트 매니저 고용을 위해 전국에 모집 공고를 냈다. 4년 임기로, ①상점가 내 20점포의 신규점포 유치, ②임기 중에 니치난시에 거주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놀라운 것은 출장비, 사무실 운영비 등의 사업비가 포함돼있긴 했으나 월 90만엔(약 900만원)이라는 좀처럼 행정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고용임금로 모집이 시행됐다. 그 결과, 333명의 응모자 중 키토 료타(木藤亮太)씨가 최종 선정됐다. 그는 후쿠오카(福岡)시의 마치즈쿠리 컨설팅회사에서 20년간 근무하면서 여러 제안서와 보고서를 작성해 왔으나, 정작 지역이 개선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의문에서 출발해 직접 거주하면서 사업을 실현에 옮길 수 있다는 이유로 위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후, 마케팅 전문관으로 타지카 토모키(田鹿倫基)씨가 고용되었다. 타지카씨는 경제학을 전공한 후 도쿄 및 중국 상하이 등에서 IT회사에 근무했다. 이벤트 등의 단발적 사업으로 지역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경제 및 시장원리에 근거한 상점가 재생을 시도하고자 니치난시에 들어오게 된다.
키토씨와 타지카씨는 외지인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지역재생을 시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장으로서 주식회사 아부라츠 응원단을 2013년에 만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지방도시에서 마치즈쿠리회사를 발족하는데 행정이 출자를 하는 것에 반에, 이 응원단은 100% 시민출자로 1인당 약 30만엔 정도로 50명 정도가 출자하여 자본금 1천600만엔으로 시작했다. 회사의 상무로는 키토씨가 부임하여 각종 사업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첫 사업으로 시작한 ①아부라츠 카페(ABURATSU COFFEE)의 운영, 빈 점포를 빌려 리노베이션하여 새로운 사업자에게 알선하는 ②세입자 믹스사업, ③시찰 등의 대응을 실시하게 된다.
■ 사업 경위
첫 사업은 2014년 4월에 오픈한 아부라츠 카페의 재생이다. 아부라츠 카페는 15년 전에 문을 닫은 찻집으로, 지역 주민들의 추억이 남겨져 있는 곳이라는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재생하기로 했다. 이때 예전과는 조금 다른 시애틀 풍의 카페로 실현시켰고, 예상 밖의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된다. 대부분이 실패한다고 생각했던 카페가 성공을 거두고, 상점가에 젊은이들이 늘어나게 됐다. 다만, 기존의 고령층의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없다는 문제점이 대두되어 두부 및 야채 등 저칼로리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을 바로 옆 부지에 유치했고, 이에 이 2개 점포가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된다.
또한, 상점가 중심부에 위치한 20년 전 문을 닫은 대형 슈퍼를 두고 설계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를 통해 대형 슈퍼의 중간부분을 중정으로 개방하고, 규모는 축소하면서 양쪽으로 교류 및 회의장(油津Yotten)과 음식점(あぶらつ食堂)을 배치하여 상점가 변으로 오픈했다. 반대편 빈 부지에는 6개의 콘테이너로 이루어진 지역창업자들을 위한 숍(ABURATSU GARDEN)을 설치했다. 이 전체를 경제생산성의 1억엔 보조금을 바탕으로 실시해 다세대교류 몰이란 명칭으로 2015년 11월에 오픈하게 된다. 이로써,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이곳이 프로야구팀인 히로시마 커프(広島東洋カープ)의 전지훈련장소로도 알려진 곳인데, 야구시합 등이 있는 날이면 퍼블릭 뷰잉 등을 이곳 교류장에서 실시하는 등 닫혀있던 대형 슈퍼가 가로변으로 오픈된 각종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 지방중소도시의 IT계 기업 유치
보는 바와 같이 처음 2개의 점포와 대형 슈퍼의 재생 등 실질적 시장원리에 의한 공급이 아니기 때문에 특히 지방소도시의 경우 이에 맞는 적절한 수요를 늘리지 않으면 결국 지속가능한 운영이 불가능하다. 이에 공급에 맞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상점가 내의 기업유치를 시도하게 된다.
지방 중소도시는 IT계 중소/벤처기업에게 최적화된 지역이다. 가장 큰 이점은 젊은이들의 채용이다. 예를 들어, 도쿄 등 대도심부에서 직원채용을 하게 되면, 구글・네이버 등 유명 IT계 회사와 경쟁해야 하므로 좀처럼 높은 급료로 고용을 하지 않는 이상 2~3년 후 전직(轉職)을 해버리는 문제가 존재한다. 오히려 지방에 본사를 두고 도쿄 등 대도심부로 가기 전에 지방에서 채용을 하면 전직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고, 인터넷 환경 등이 잘 구비되어 있으면 굳이 대도심부에 본사를 둘 필요가 없는 IT계 기업의 근무특성이 지방도시로의 본사 이동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한편, 아부라츠 등의 지방도시의 직종별 구인특성을 살펴보면, 공장 등 제조업계 직원 공급수는 높으나 수요는 적은 반면, IT계의 사무직의 공급은 적고 수요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견지한 타지카씨는 예전 IT계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알선을 주도했고, 2016년 4월 「PORT주식회사」의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13개의 IT계 기업이 상점가 내 빈 건물 및 점포를 활용해 오픈했다.
이러한 IT계 기업에서 일하는 70%가 20~30대 여성으로, 자녀를 키우는 세대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에 대응한 유치원 겸 보육원을 상점가 내에 유치하는 등 젊은 세대가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점수를 살펴보면, 1점포/2014년, 4점포/2015년, 14점포/2016년으로, 2016년부터는 수익성이 있다는 시장원리에 의해 각종 점포들이 자연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지방 중소도시의 상점가 재생에 있어서 큰 성공 사례로 알려지게 됐으나, 예전의 활기 있는 상점가를 기억하는 노년층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아직 활성화가 덜 되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람이 늘어나는 활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경제흐름이 건강한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곳 아부라츠의 인구 감소율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특히 젊은 층의 인구유출이 줄고 유지되고 있는 것 또한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IT계 기업들의 인건비 수준이 높고 이에 지역 내의 쉽게 전직을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 주변 다른 기업들 또한 급여 수준을 올리는 등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 나가려는 움직임 또한 보이고 있다.
즉, 전체 인구규모는 줄어들지 몰라도 젊은 층이 유지되도록 탄탄한 인구피라미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예전에 크고 활기 있는 도시로는 어렵더라도 지속가능한 지방도시의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부라츠 상점가의 재생은 ①외부민간 전문가 2명이 깃발을 들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행정의 유연함, ②행정의 관여가 전혀 없는 지역 시민 주체의 주신회사의 설립을 통한 자금의 유연한 흐름 구조의 구축, ③지방중소도시에 최적화된 기업의 유치가 현재의 성공을 가져왔다고 판단된다.
글. 송준환 Song, Junhwan 야마구치 국립대학 공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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