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지나도 여전히 새롭고 울림 있는 건축 지향” 건축사 전우진 2025.1

2025. 1. 31. 11:25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I AM KIRA

 

 

 

 

“건축주와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프로젝트의 윤곽을 잡고, 건축주의 입장에서 어떤 공간과 생활을 원하는지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전우진 건축사는 자신의 철학과 삶의 공간을 담아낸 건담건축사사무소의 정체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간결하면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이상적인 방법을 제시한 그를 월간 건축사 신년호 ‘I AM KIRA’가 주목했다.

 

건축주의 건축미학과 공간구성 선호를 한껏 반영한 울산 약사동 단독주택 © 전우진 건축사
울산광역시건축사회/입회연도 2023


건축사사무소의 미션과 비전은?
‘건담 건축사사무소’의 ‘건담’은 ‘건축을 담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건축사와 건축주의 이야기와 꿈을 공간에 담아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의미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최상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깊은 고민과 협의의 과정을 진심으로 임하며, 건축주가 건축물에 담고 싶어 하는 바람과 가치를 귀 기울여 이해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협업으로 진행했던 ‘울산 약사동 단독주택’과 ‘경주 북군동 한옥펜션’이 특히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입니다. ‘울산 약사동 단독주택’은 건축주와 음악적 취향, 생활 습관과 같은 사소한 부분부터 선호하는 건축 스타일과 공간 구성 등 프로젝트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까지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감 덕분에 건축주의 입장에 제 자신을 투영하며, “나라면 어떤 공간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작업할 수 있었고, 이는 매우 즐거운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편, ‘경주 북군동 한옥펜션’은 전통한옥의 정체성을 살린 프로젝트로, 흔히 접하기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사용자의 동선을 세심히 고려하면서 이용 편의성과 공간의 다양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실험적인 과제를 수행했고, 이를 통해 전통 건축의 깊이를 경험하고 도전할 수 있어 매우 보람찬 작업으로 기억됩니다.

차별화된 노하우나 주목하고 있는 점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고 할 만큼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저만의 방식이라면 ‘많이 대화 나누기’와 ‘경청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사를 찾는 분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이상적인 건축물’을 품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처음부터 명확히 떠오를 수도 있고, 때로는 구체적인 표현을 찾지 못해 모호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저는 건축미학에서부터 삶의 방식과 철학, 또는 여행 중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축물에 대한 기억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건축주가 가진 생각과 감정을 깊이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순히 ‘예쁜 건축’을 추구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무의식 속에 잠재된 선호하는 형태와 공간을 함께 구체화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원리가 저의 작업을 이끄는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향후 수행하고 싶은 업무나 바라는 점은?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며 유연하게 사고하고 행동하자는 것을 사무소의 정체성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뉴 클래식(NEW CLASSIC)’을 디자인 트렌드로 정립했습니다. 저는 클래식의 사전적 정의가 ‘오래된 것’보다는 ‘명작’이라는 의미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변하지 않은 새로움’을 추구하며 ‘뉴 클래식’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이러한 정체성과 디자인 트렌드를 바탕으로 시간이 지나도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여전히 새롭고 감동적인 건축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통한옥의 정체성’과 ‘현대적 공간구성의 조화’라는 실험정신이 돋보인 ‘경주 북군동 한옥펜션’ © 전우진 건축사

 

 

 

 

전우진 건축사 건담 건축사사무소
글 박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