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건축물의 단속과 처벌 2025.11

2025. 11. 28. 10:05아티클 | Article/법률이야기 | Archi & Law

A Solution to Disputes Over Architectural Design Contracts

 

 

Ⅰ. 글의 첫머리에
건축사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업무는 건축물의 설계이다. 설계행위 자체가 공학적·기술적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그 전제가 되는 건축설계계약의 체결 및 이행은 법률적 성격을 지닌다. 건축설계는 법과 공학, 계약과 창작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과거에는 건축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고 사회 전반의 법의식 또한 낮아, 건축주와 건축사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간단한 계약서 작성하는 방식으로 설계와 시공이 진행되었다. 현대 사회는 건축 규모의 확대, 법적 분쟁의 증가1), 계약사회의 정착으로 인해 건축설계계약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건축사 입장에서는 성실하게 설계용역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설계비를 제때 지급받지 못하거나, 설계상 하자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당하는 등 분쟁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분쟁은 단순히 경제적 손실에 그치지 않고, 건축사의 직업적 명예와 심리적 안정, 나아가 본연의 설계업무 수행 능력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건축주 역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도 설계 성과물의 품질이나 계약조건 이행과 관련하여 불만과 손실을 겪을 수 있다.2) 결국 건축설계계약 분쟁은 당사자 모두에게 소모적 결과를 낳으며, 건축 산업 전반의 신뢰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건축설계계약 분쟁은 설계자의 전문성, 발주자의 요구, 법규제의 복합적 작용 속에서 발생하며, 그 성격상 고도의 법리적·기술적 판단이 요구된다.


여기에서는 건축설계계약을 둘러싸고 건축주와 건축사 사이에 벌어지는 분쟁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분쟁은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가,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하여야 하는가,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등에 관하여 순차로 살펴보기로 한다.


Ⅱ. 건축설계계약의 법적 성질
건축설계계약은 발주자가 건축사에게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고, 건축사는 발주자의 요구에 따라 건축물의 설계도서를 작성·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다. 설계도서는 단순히 도면에 그치지 않고, 구조·안전·환경·법규 준수 여부까지 포괄하는 일련의 문서로, 건축물의 법적 승인 및 시공단계의 기본 지침이 된다. 따라서 건축설계계약은 일반적 용역계약과 달리 창작성과 전문성, 법적 규제의 결합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첫째, 건축설계는 발주자의 의사를 반영하되, 건축사의 창의적 전문지식과 미적·기술적 판단이 개입된다. 이는 설계자의 저작권 문제와도 직결된다. 둘째, 건축법·소방법·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등 다수의 공법규제가 설계 단계에서 작동하므로, 설계자는 공법적 준수 의무를 동시에 부담한다. 셋째, 건축설계는 공사비, 공사기간, 건축물의 사용가치와 직결되므로, 계약의 하자 여부가 전체 사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건축설계계약은 단순히 사적 이익의 교환을 넘어, 사회적 안전과 공익적 가치까지 포함한다.

 

건축설계계약은 건축물의 설계와 관련된 권리·의무를 규율하는 법률관계이다.3) 건축설계계약은 건축주와 건축사 사이에 체결되는 계약으로 건축물의 기본계획에서 실시설계에 이르기까지 건축사업의 기초적 틀을 형성한다.

 

건축설계계약은 통상 발주자와 건축사 간에 체결되지만, 실무에서는 다층적 구조가 형성된다. 첫째, 발주자와 건축사의 관계가 기본축이다. 발주자는 요구조건과 예산을 제시하고, 건축사는 이를 토대로 설계를 제공한다. 둘째, 건축사와 하위 전문기술자(구조·설비·전기·조경 등) 사이에 다시 하도급 형태의 계약이 체결된다.

 

이 경우 원칙적으로 발주자와 직접적인 계약관계는 없으나, 분쟁이 발생하면 발주자가 직접 피해를 입게 된다. 셋째, 발주자와 시공자의 계약이 별도로 체결되나, 설계 내용은 시공의 기본 지침이 되므로 설계와 시공의 연계성이 매우 강하다.

 

이러한 다층적 구조는 분쟁의 복잡성을 가중시킨다. 설계도서에 구조적 결함이 있었으나 시공자가 이를 보완하지 않고 시공하여 건물이 붕괴된 경우, 발주자는 건축사·시공자 모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적 책임의 비율과 범위는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분쟁이 격화된다. 따라서 건축설계계약의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분쟁 예방과 해결에 있어 필수적이다.

 

건축물은 사회적·경제적 가치가 크고, 설계는 전체 공정의 기초가 되므로, 설계계약의 원활한 이행은 건축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발주자의 일방적 해지, 건축사의 성실의무 위반, 설계 진행률에 대한 다툼, 대가 정산의 범위를 둘러싼 갈등, 설계 변경, 건축저작권, 책임 범위 등에 관한 다양한 분쟁이 발생한다.4)

 

건축설계계약 역시 설계도서라는 ‘완성된 결과물’을 인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도급계약의 성질을 가진다. 설계도서의 완성 여부를 기준으로 보수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도급적 성질이 강하다.

 

건축사의 설계 행위 역시 전문성과 신의성실의무를 요한다는 점에서 위임적 성격을 가진다. 발주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위임과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해지가능성이 문제된다.

 

건축설계계약은 민법상 전형계약에 해당하지 않는 독자적 성질을 가지며, 통상적으로는 도급과 위임의 성질을 모두 갖춘 혼합계약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법적 성질의 규명은 계약해지, 보수청구, 하자담보책임 등 구체적 법률문제 해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축설계계약은 발주자와 건축사 사이의 권리·의무 관계를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건축설계계약은 일반 민사계약의 성질을 가지므로, 민법상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체결된다. 건축설계계약은 단순히 설계도서 완성에 그치지 않고, 인허가 대행, 설계 변경, 저작권 문제 등 다양한 요소를 내포한다.

 

건축설계계약은 설계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법령 및 실무에서 일정한 절차가 요구된다. ① 사전 협의: 발주자의 요구사항, 건축 목적, 예산, 부지 조건 등을 협의, ② 설계범위 확정: 기본설계, 실시설계, 인·허가 관련 업무 등 포함 범위 결정, ③ 계약서 작성: 대한건축사협회 표준계약서 등을 참조하여 작성, ④ 계약 체결 방식: 원칙적으로 서면계약을 요하며, 구두계약이라도 효력은 있으나 분쟁 예방을 위해 반드시 문서화가 필요하다.

 

Ⅲ. 건축설계 분쟁의 현실
건축사의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업무는 건축물의 설계이다. 설계는 단순한 도면 작성이나 기술적 작업에 그치지 않고, 건축주의 의도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안전과 공공성을 고려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적 행위이다. 설계 행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가 되는 법적 절차, 즉 건축주와 건축사 간의 건축설계계약 체결이 필요하다.5)

 

과거에는 건축물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소규모였고, 사회 전반의 법률 의식이 낮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건축주와 건축사는 서로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간단한 계약서 작성이나 구두 약속만으로도 설계와 시공을 진행하였으며, 큰 문제가 없는 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현대 사회에 들어 건축물의 규모는 대형화·복잡화되었고, 건축에 투입되는 자본 역시 막대해졌다. 더불어 사회 구성원들의 권리의식과 법의식이 향상되면서 계약의 엄격한 준수가 요구되고 있으며, 법적 분쟁 발생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다시 말해, 오늘날의 건축설계계약은 과거와 달리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건축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법적 장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건축사의 입장에서는 성실히 설계를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설계비가 제때 지급되지 않거나, 설계의 하자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소송은 장기간 이어질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막대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경제적 부담을 안겨준다.


건축사는 분쟁 해결에 매달리느라 정작 본연의 설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는 다시 업무 품질 저하로 이어져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반대로 건축주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비용을 들여 설계를 의뢰했음에도 불구하고, 설계 성과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계약 조건과 다르다고 판단될 경우,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된다.6) 이처럼 건축설계계약 분쟁은 당사자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며, 건축 산업 전반의 신뢰성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축설계계약을 둘러싼 분쟁은 단순히 금전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계약 해석의 차이, 설계 변경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 계약서 작성의 불명확성, 설계 하자 책임의 범위, 감리와 시공 과정에서의 연계성 등 다양한 쟁점들이 얽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된다.7)


실제 건축설계계약을 둘러싼 분쟁은 단순히 “설계를 잘했냐, 못했냐”를 넘어, 계약의 범위·의무·대가·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가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건축주가 “설계가 완성되지 않았다”, “허가를 받지 못했다”라는 이유로 설계비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고, 설계가 일부 진행된 상태에서 건축주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이미 진행된 업무 범위에 비례해 설계비를 지급해야 하는지가 문제되기도 한다.


구조계산, 안전기준, 법적 제한(일조권, 건폐율, 용적률 등)을 잘못 적용하여 허가가 반려되거나 공사 도중 문제가 발생하면, 건축주는 설계자 책임을 묻게 되며, 설계자의 하자가 공사비 증가나 공기 지연으로 이어지면 손해배상 청구로 연결되기도 한다.


건축주가 중간에 설계를 바꾸려고 할 때, 그 추가비용 부담을 누가 지는지가 문제 되는 경우가 있다. 건축사가 건축허가까지 책임진다고 구두로 약속한 경우, 허가가 나오지 않으면 설계비 반환 청구나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소송으로 가는 유형은, 설계용역비청구소송, 설계하자나 건축허가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추가 설계비 청구소송, 공사 지연·비용 증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이다.

 

Ⅳ. 설계용역비 분쟁 내용
1. 설계 진행률 및 기성고 산정 관련 분쟁
설계용역비 분쟁의 가장 전형적인 유형은 설계의 이행 정도에 따른 대가 산정 문제이다. 건축주는 “아직 설계가 완성되지 않았다”며 대가 지급을 축소하려 하고, 건축사는 “이미 상당 부분을 완료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 단계별 완료 비율 산정의 모호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사례에서 건축설계용역비에 관하여 재판이 벌어지면, 건축주(원고)와 건축사(피고) 사이에는 건축설계용역계약의 이행 정도에 관하여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한다. 법원은 증거재판주의이므로, 쌍방이 제출한 증거를 가지고 판단하게 된다.


원고는 3,000만 원이 건축설계용역계약의 계약대금으로 지급된 것이라 하더라도, 피고는 건축기본계획안을 작업하였을 뿐이므로, 위 건축기본계획안 작성에 소요되는 설계용역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건축설계용역계약의 이행 정도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가 건축기본계획안을 작성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건축기본계획안 외에 구조계산서, 설비관계의 계산서, 설비도면 등)의 작업까지 마쳤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6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감정인 G의 감정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건축설계용역계약에 따라 구조설계서 등의 작업을 완료하였으므로, 건축설계업무 중 중간설계까지 마쳤다고 봄이 타당하다(대구지방법원 2021. 3. 31. 선고 2020나322495 판결).

 

2. 설계변경 및 추가 용역비 청구 분쟁
건축 프로젝트는 진행 과정에서 구조적·법적·미관적 사유로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발주자가 이를 계약 범위 내로 보아 추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경우이다. 발주자가 설계 과정 중 변경·추가를 요구하면서, 이에 대한 추가 용역비 지급을 두고 갈등이 발생한다.


3. 계약 해제 및 정산 관련 분쟁
건축주가 사업계획을 변경하거나 중도에 포기하면서 계약을 해제할 경우, 이미 진행된 설계분에 대한 정산 문제가 발생한다. 발주자는 “해제가 정당하다면 추가 대가는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해제 시점에서 설계 진행률을 어떻게 산정할지가 관건이다.


건축주가 사업 중도 포기나 변경으로 계약을 해제할 때, 이미 진행된 설계분에 대한 용역비를 어떻게 정산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민법상 도급계약 규정(제673조, 제674조)에 따른 기성고 정산 문제가 대표적이다.

 

4. 대금 지급 지연 및 미지급 문제
발주자가 자금 사정이나 사업 지연을 이유로 설계비 지급을 지체하거나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설계자는 채권보전을 위해 가압류, 유치권 행사, 지급명령 신청 등 법적 수단을 동원한다. 이러한 상황은 계약 해제8)와 정산 문제로 비화하는 경우가 많다. 건축주가 자금 사정을 이유로 설계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아예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건축사가 설계를 해주고 받는 설계용역비(설계대금)의 소멸시효는 민법상 용역·도급계약의 보수청구권에 관한 시효 규정과 관련된다. 민법 제163조 제3호는, 도급받은 자, 기사 기타 공사의 설계 또는 감독에 종사하는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다. 건축사가 설계도서를 작성해 주고받는 설계비 청구권에 대하여도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기산한다. 설계계약에서는 통상 설계용역이 완료되고, 그 결과물을 교부한 시점에 보수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때부터 시효가 진행된다. 다만, 계약에 따라 분할지급·중도금 지급 등 조건이 정해진 경우에는 각 지급기일이 기산점이 된다.

 

Ⅴ. 설계용역비 분쟁 예방 방안
건축설계계약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는 건축사와 건축주 모두에게 이익일 뿐 아니라, 건축산업 전체의 건전한 발전에도 기여한다. 따라서 법적·제도적 보완과 더불어 당사자들의 성실한 협력과 책임 있는 자세가 병행될 때, 설계용역비 분쟁은 최소화될 수 있다.


설계계약 체결 시 표준계약서를 활용하여, 단계별 대가 지급 기준, 설계변경 발생 시 추가 비용 산정 방식, 계약 해지 및 정산 절차 등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특히 ‘착수금 - 중도금 - 잔금’의 지급 시기와 조건을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보수 산정 기준(공사비 연동인지, 고정금액인지) 및 지급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 추가·변경 설계의 절차화가 필요하다. 모든 변경·추가 요구는 반드시 서면합의 및 추가 보수 약정으로 처리한다. 변경 사항이 발생하면 즉시 추가 비용 산정안을 제시하고, 건축주와 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메일·공문 등 공식 기록을 통해 합의 사실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구두 지시는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삽입하여야 한다. 단계별 산출물의 범위, 완료 기준을 명확히 하고, 발주자의 지연·불합리한 검수 거부를 방지하기 위한 조항을 마련하여야 한다. “진행 단계별 비율에 따라 산정된 보수를 지급한다”는 규정을 미리 넣어 불필요한 소송을 방지하여야 한다.


“진행률 비례 정산 규정”을 계약서에 삽입하는 것이 좋다. 계약서에, “보수 전액 지급 완료 전까지 설계도면의 사용권은 발주자에게 귀속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는 것도 방법이다. 설계 단계별 진행률과 작업 내용을 상세히 기록하고 증거로 확보(회의록, 중간보고서, 제출도면 등)한다. 추가 업무 발생 시, 반드시 추가 용역 계약서나 합의서를 받아둔다.


설계자는 설계 과정 전반을 문서화하고, 진행률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추가 업무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발주자의 동의를 얻어 서면 합의서를 작성해야 하며, 단순 구두합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9)

 

건축주는 설계 진행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정당한 대가 지급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다면, 추가 용역비 지급 가능성을 고려하여 협상에 임해야 하며, 계약상 근거를 명확히 확보해야 한다. 또한 설계자의 성실이행 여부를 검토하여 이행 부족이 있는 경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축적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Ⅵ. 설계도서 분쟁
건축물 설계도서는 건축사의 업무에서 핵심적인 문서이자, 건축주·시공자·감리자·행정관청 등 모든 관계자들이 공통의 기준으로 삼는 “건축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설계도서는 건축행위를 적법하게 진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법정 서류를 말한다.


건축법 제2조 제14호는, “설계도서”를 “건축물의 건축등에 관한 공사용 도면, 구조 계산서, 시방서(示方書),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공사에 필요한 서류”라고 정의하고 있다. 건축법 시행규칙 제1조의2 및 국토교통부 고시(설계도서 작성기준)에 따르면, 설계도서는 크게 도면류, 계산서·내역서류, 기술문서류로 구분할 수 있다.


설계도서는 건축물의 구조, 기능, 미관,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본 자료이며, 발주자·시공자·감리자·관할관청 등 이해관계자 사이의 계약적·법적 준거점으로 기능한다. 건축설계계약에서 설계도서는 단순한 기술적 자료가 아니라, 건축사업의 기본 청사진이자 계약 이행의 핵심 산출물이며, 건축허가, 시공, 감리 등 모든 단계에서 기준이 된다.


설계도서의 정확성과 완전성은 건축물의 품질과 직결되며, 하자가 발생할 경우 다양한 법적·실무적 분쟁으로 이어진다. 건축설계계약에서 설계도서를 둘러싼 분쟁은 도서의 범위와 수준, 변경 처리, 저작권·사용권, 제출 시기 등 다양한 차원에서 발생한다.


특히 도서의 작성 수준, 저작권 귀속, 설계변경 처리, 대가 지급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분쟁은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다. 건축주는 “도면이 미흡하여 공사에 사용할 수 없다”10)고 주장하는 반면, 설계자는 “계약상 의무는 다 이행했다”고 맞서는 경우가 있다. 도서의 상세도·시방서 포함 여부, 인허가용과 시공용 도면 간 차이에서 분쟁이 발생한다.


건축주가 설계 과정 중 여러 차례 변경을 요구하면서도, 추가 용역비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설계자는 추가 도서 작성이 계약 범위를 초과했다고 주장하며 별도 대가를 청구한다. 시공 과정에서 오류·하자가 발생했을 때, 건축주는 설계도서 불완전성을 지적하고 설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있다. 설계자는 “시공자의 부실시공”이라 반박하며 책임소재를 다투는 사례가 많다.


건축주가 설계비를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면을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설계자는 저작권 침해 및 사용금지청구를 제기하며, 건축주는 이미 대가를 지급했으므로 사용권을 주장한다. 건축주는 “도면 제출이 지연되어 인허가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설계자는 건축주 협조 부족이나 사전 인허가 조건 미비를 이유로 반박하는 경우도 있다.


설계도서의 하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① 기술적 하자 : 구조 계산의 오류, 시방서 누락, 설비 배치 부적정 등 전문적 판단상의 결함. ② 법규적 하자 : 건축법, 소방법,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 위반으로 인한 불합치. ③ 표현상의 하자 : 도면과 시방서 간의 불일치, 부실한 도면 작성으로 인한 오해 발생. ④ 발주자 요구 불이행 : 계약상 명시된 발주자의 요구사항이나 특수조건이 반영되지 않은 경우.


설계도서 하자11)와 관련한 분쟁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발생한다. 시공 과정에서 설계도서의 오류로 인하여 공사 지연 및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준공검사 및 사용승인 단계에서 법규 불일치로 인하여 승인이 거부되는 경우, 건축물 완공 후 하자 발생 시 책임 주체에 대하여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 설계 변경 요구가 발생했을 때 비용 부담 주체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등이다.


설계도서 하자에 대한 법적 책임은 설계자에게 집중되나, 경우에 따라 시공자·발주자·감리자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할 수 있다. 설계자(건축사)는 전문적 주의의무 위반 여부가 판단 기준이며, 도면 작성의 정확성과 법규 검토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시공자는 설계도서의 오류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시정을 요구하지 않고 그대로 시공한 경우, 공동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 발주자는 부당하게 설계 축소나 변경을 지시한 경우 일정 부분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감리자는 설계도서와 현장 시공 간 불일치를 방치하거나 설계 오류를 간과한 경우 책임을 지게 된다.


설계도서를 둘러싼 건축주와 설계사 사이의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① 계약 단계의 명확화, ② 의사소통 및 기록 관리 강화, ③ 제3자 검토 및 분쟁조정 활용, ④ 법적·제도적 준수와 책임 규정 구체화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사전적 예방이 핵심이며,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도서의 범위·수준·사용권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변경·추가 절차를 명문화하며, 기록화와 증빙 관리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계도서의 범위(인허가용/시공용), 작성 수준, 제출 시기, 수정·변경 절차를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대한건축사협회 표준계약서를 적극 활용하고, 특약사항으로 세부사항 명시한다. 변경 요구 시 추가 도서 작성 범위와 대가 지급을 서면으로 합의한다. 변경 사항 발생 시 즉시 공문·전자문서로 기록을 남겨 후일 증거 확보한다. 설계자는 도면 제출일자, 건축주 검토의견, 수정본 등을 모두 기록·보관한다.


건축주는 설계도서 검토 및 승인 절차를 체계화하여 “추후 동의 여부”를 명확히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저작권 및 사용권을 명시하고, 계약서에 ‘설계비 전액 지급 전에는 도서 사용을 제한’하는 조항 삽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정 비율의 금액을 지급하는 경우, 조건부 사용권을 부여하는 타협적인 규정을 두는 것도 가능한 방법이다.12)


궁극적으로 설계도서 분쟁을 줄이는 것은 건축사와 건축주 간의 신뢰 구축과 협력적 관계에 달려 있다. 이는 단순히 분쟁 회피 차원을 넘어 건축사업의 성공과 건축문화의 질적 향상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Ⅶ. 건축설계계약 해제 분쟁
건축설계계약의 해제 및 정산은 계약자유의 원칙과 기성고 보호라는 상충된 이익이 충돌하는 영역이다. 해지 자체는 자유롭게 인정되지만, 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가 지급·도면 사용·손해배상 문제가 분쟁의 중심을 이룬다.


건축설계계약은 민법상 도급계약(민법 제664조 이하)에 해당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제’ 여부는 원칙적으로 도급계약의 해제 규정을 따르게 되고, 동시에 건축설계업무의 특수성(창작적·지식적 성격, 건축허가와 연계, 계약금 및 진행률에 따른 보수 청구 등)에 의해 해제 여부가 결정된다.


건축주(도급인)는 설계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할 수 있다. ① 이행지체: 설계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도면을 완성하지 않거나 현저히 지연하는 경우, ② 불완전이행: 도면이 건축법규·지구단위계획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하거나, 건축주가 요구한 기능·용도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③ 설계자의 고의·중대한 과실: 전문성 부족이나 명백한 하자로 인해 설계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경우에 설계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13)


완성 전까지는 도급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나, 이미 완성된 부분에 대한 상당한 보수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건축주가 개인 사정으로 신축을 포기하거나, 사업성이 악화되어 더 이상 건축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설계자는 이미 진행된 부분에 상응하는 보수청구권을 가진다.


설계자(수급인)는 ① 건축주의 설계비 지급 지체: 계약금·중도금·잔금 등 지급의무를 불이행하거나 현저히 지연하는 경우, ② 자료 미제공·협조의무 위반: 건축주가 토지 관련 서류, 건축허가에 필요한 자료 등을 제공하지 않아 설계가 진행될 수 없는 경우, ③ 부당한 간섭: 건축주가 계속적으로 설계자의 전문적 판단을 침해하거나 부당한 변경 요구를 반복하여 설계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설계는 기본계획, 중간설계, 실시설계 등 단계별 성과물이 존재한다. 따라서 해지 시점까지의 진행률에 따라 보수를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판례 역시 “도급인의 임의해제 시, 수급인이 이미 이행한 부분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설계단계별 완료율 평가가 주관적일 수 있어 다툼이 발생한다.

 

발주자 귀책으로 해지된 경우, 건축사는 이미 수행한 설계분에 대한 보수를 지급받을 권리가 있으며,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반대로 건축사 귀책으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발주자는 이미 지급한 계약금·중도금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으며, 손해 발생 시 손해배상도 청구가 가능하다.


계약서에 계약금의 성격(위약금인지, 단순 선급금인지)을 어떻게 규정했는지가 분쟁의 핵심 포인트가 된다. 위약금으로 규정되면 해지 시 귀책 당사자가 이를 몰취하거나 반환해야 하나, 단순 선급금일 경우 이미 이행된 부분을 제외하고 반환이 원칙이다.


건축설계계약은 건축주와 건축사가 체결하는 핵심 계약으로, 계약의 해지 및 정산은 설계단계의 완성 여부, 대가 지급의 범위, 귀책 사유 등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한다. 이로 인해 소송·중재·분쟁조정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따라서 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해지 및 정산 절차를 명확히 하고, 분쟁 발생 시 공정하고 신속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건축사협회가 제정한 「표준 건축설계계약서」는 민법상 일반규정을 보완하여, 계약 해지의 구체적 사유(대금지급 지체, 불법행위, 계약 불이행 등)와 절차(사전 통지, 일정 기간 시정요구 등)를 규정한다. 이를 통해 계약 당사자의 권리·의무를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자 한다.14)


설계계약의 해지 사유, 절차, 정산방식 등을 상세히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성고 산정 방법을 객관화하여, 예를 들어 “기본설계 완료 시 30%, 실시설계 완료 시 70% 지급”과 같이 단계별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설계 진행 과정에서 회의록, 보고서, 중간 성과물 등을 문서화하고, 전자 기록으로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해지·정산 시 중요한 증거가 된다.


당사자는 계약 체결 단계에서 해지 사유와 정산 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설계 진행률 산정을 객관화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조정·중재와 같은 대체적 분쟁 해결 절차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소송의 장기화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건축사와 발주자 모두 신뢰와 협력의 관계 속에서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분쟁 예방책이라 할 것이다.


계약이 합의해지되기 위하여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이지만, 계약의 합의해지는 명시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계약 후 당사자 쌍방의 계약 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가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은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당사자 쌍방의 의사가 일치됨으로써 묵시적으로 해지되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4다213684 판결 등 참조)


Ⅷ. 설계변경 분쟁
설계변경은 건축공사 수행 과정에서 당초 확정된 설계도서를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행위를 말한다. 설계변경은 원칙적으로 발주자의 승인을 전제로 하지만, 시공과정의 기술적 문제·현장 여건·법규 변경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시공자 또는 감리자도 개입할 수 있다.15) 설계변경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계약 관계의 재조정 문제로 직결된다.


설계변경이 이루어지는 사유는 다음과 같다. ① 현장 여건 차이: 지반 상태, 지질 조건, 주변 환경이 설계 당시 예상과 달라 발생하는 변경. ② 법령 및 기준 변경: 건축법·소방법·장애인 편의법 등 법령 개정으로 인한 설계 수정 필요. ③ 발주자 요구사항 변경: 건축주가 추가 시설, 재료 변경 등을 요구하는 경우. ④ 설계도서 오류: 당초 설계의 하자나 누락으로 인한 불가피한 변경. ⑤ 경제적·기술적 합리성: 비용 절감, 시공성 향상, 유지관리 편의성 등을 이유로 하는 변경.


설계변경의 절차적 요건은, ① 건축주에게 설계변경 사유, 범위, 비용, 공사기간 영향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구두 협의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서면 기록(회의록, 변경합의서)으로 남겨야 한다. ② 원 설계계약에 따라 추가 설계비 또는 조정된 대금 지급 조건을 명확히 하고, 표준계약서에는 ‘변경 설계 시 추가 보수 산정’ 조항이 있으므로 이를 준용한다. ③ 변경된 도면, 설명서, 내역서 등을 정리하고, 변경 내역표를 작성하여 변경 전·후 차이를 명확히 비교하여 기재하여야 한다.


건축법상 구조·안전·용적률·건폐율 등 주요사항에 영향이 없는 경우에는 경미한 변경으로 보고 행정청의 재허가 없이 감리자 확인으로 갈음이 가능하나, 구조·안전성·면적·용적률·층수 등 본질적 사항에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건축허가 변경신청을 행정청에 해야 하여야 한다. 건축사가 건축주를 대리하여 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출한다.16)


설계변경 관련 분쟁의 핵심은 비용·기간·책임 문제에 집중된다. ① 비용 부담 주체: 설계 변경으로 인해 추가 공사비가 발생할 경우, 발주자 부담인지, 시공자 부담인지가 문제된다. ② 공사 기간 연장: 변경으로 인해 공사 기간이 지연되면, 지체상금 부과 여부와 기간 연장 인정 범위가 문제된다. ③ 책임 소재: 변경 사유가 발주자 책임인지, 설계자 책임인지, 불가항력적 사유인지에 따라 분쟁 양상이 달라진다. ④ 계약해석 문제: 도급계약서와 특수조건에 설계변경 관련 규정이 불명확할 경우, 당사자 간 해석 차이가 발생한다.


설계자가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작업을 수행하고 별도의 대가를 청구하나, 건축주는 이를 원계약 범위 내라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 설계용역비 산정의 불명확성과 계약 범위 해석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건축주는 단순 변경(예: 구조 세부 보완)이라 주장하나, 설계자는 새로운 업무(예: 구조계산 전체 변경)로 보아 별도의 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계약서상 “설계변경” 정의가 불분명할 경우 분쟁이 심화된다.


설계변경으로 공사비가 증가하거나 공기가 연장될 경우, 이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두고 갈등이 발생한다. 발주자는 설계자의 불완전 설계를 이유로 추가비용을 책임지라고 하고, 설계자는 발주자의 요구로 인한 변경이라 주장한다.


설계변경 과정에서 설계도서가 부실하게 작성되어 시공상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 건축주가 설계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주장하고, 설계자는 발주자의 요구에 따른 변경으로 책임을 전가한다.


설계변경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설계변경 사유·절차·비용분담 기준을 명문화하고, 설계단계에서 지반조사·법규 검토·발주자 협의를 철저하게 수행하며, 설계변경 발생 시 감리자·발주자·시공자 3자 협의를 거쳐 기록화하고, 공사비 증감분에 대한 표준 산정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Ⅸ. 건축저작권 분쟁
건축설계도서는 단순한 기술적 문서가 아니라, 창작자의 사상과 감정이 표현된 창작물로서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는 건축저작물을 저작물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건축설계도·모형·디자인은 그 자체로 저작권적 보호 대상이 된다. 따라서 설계자는 단순한 기술 전문가가 아니라 창작자로서의 권리를 가진다.


건축설계와 관련한 저작권 분쟁은 크게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타난다. ① 무단 복제·도용: 기존 설계도면을 허락 없이 사용하거나 모방하여 시공하는 경우, ② 공동저작권 분쟁: 여러 건축사가 협업했음에도 저작권 귀속 범위가 불명확한 경우, ③ 발주자와 설계자 간 권리 다툼: 발주자는 대가를 지급했으므로 설계도면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설계자는 저작재산권을 보유한다고 주장하는 경우, ④ 설계 변경 시 권리 침해 문제: 발주자가 임의로 다른 건축사에게 변경 설계를 의뢰하여 원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⑤ 디지털 설계자료 무단 사용: BIM 파일이나 CAD 데이터를 불법 복제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등이다.


건축사가 작성한 설계도서는 지적재산권적 성격을 갖는다. 발주자는 통상 사용권을 갖지만, 저작권은 건축사에게 귀속된다. 설계도서가 완성되면 발주자는 이를 수령할 의무가 있고, 건축사는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한다. 발주자가 설계도서를 제3자에게 무단 제공하거나 변경할 경우, 건축사의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


설계도면은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된다. 해지 이후 도면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분쟁을 낳는다. 판례는 대체로 “보수 전부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 건축사의 동의 없이 도면을 사용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발주자가 이미 상당한 대가를 지급했다면, 도면 사용을 일정 부분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문제는 건축사에게는 저작권 보호의 문제이고, 발주자에게는 사업 추진의 연속성 문제로 직결되므로, 사전 합의가 없을 경우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도급계약에 따라 작성된 설계도서의 권리가 설계자에게 있는지, 발주자에게 이전되는지가 쟁점이다. 원칙적으로 저작권은 설계자에게 귀속되나, 계약에 따라 일부 권리 이전이 가능하다. 발주자가 도면을 사용할 권리를 취득하더라도, 설계자의 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은 제한되지 않는다.


건축설계 저작권 분쟁은 발주자와 설계자 간 권리 귀속 다툼과 무단 도용·변경 문제가 핵심 쟁점이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약 단계에서의 명확한 규정과 저작권법·계약법의 조화로운 적용이 중요하다.

 

Ⅹ. 건축 인·허가 분쟁
건축사가 건축주로부터 설계를 위임받으면서, 건축허가까지 받아주겠다는 약속을 한 경우, 만일 건축허가를 받지 못하게 되면, 건축사는 설계비까지 반환하거나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인가? 건축사가 “허가까지 책임지고 받아주겠다”고 명시적으로 약속한 경우, 이는 통상의 설계도급계약 범위를 넘어서는 특별한 채무(결과보장 채무)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허가가 불가능해지면 건축주는 “계약상 채무불이행”을 주장하며 설계비 지급을 거절하거나 이미 지급한 금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90조, 제548조). 건축사가 건축법상 허가요건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설계를 진행하거나, 허위자료 제출 등으로 허가가 불가능해진 경우에는 건축사는 책임을 져야 하므로 설계비 청구가 제한될 수 있다.


대지의 용도지역·법규상 요건 미충족, 토지 소유권 문제, 인근 주민 반대 등으로 허가가 불가한 경우에는, 이는 건축주 측 사정이므로 건축사는 설계비를 청구할 수 있다. 불가항력적 사유(법령 변경 등)로 인한 경우에는 당사자 모두에게 책임이 없으므로 계약이 해제되고 설계비 지급 문제는 별도 협의 대상이 된다.


건축설계자는 단순히 도면을 작성하는 기술자에 그치지 않고, 건축주를 대리하여 건축 인·허가 절차를 수행하거나, 각종 행정관청과의 협의·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건축사가 건축주를 대리하여 인·허가를 신청했음에도 행정청이 법령해석 차이, 행정적 재량 남용, 혹은 관련 부서 간 협의 지연 등을 이유로 허가를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경우 분쟁이 발생한다.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허위·부실한 설계도서를 제출하거나, 관련 법령·기준을 위반한 경우, 행정청은 건축사에 대해 자격정지·취소 등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 건축사는 건축주의 위임을 받아 행정업무를 수행하지만, 위임의 범위가 불분명하거나 건축주의 동의 없이 진행된 업무로 인해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건축 인·허가는 건축법뿐 아니라 국토계획법, 환경영향평가법, 도로법, 산지관리법 등 다수 법령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협의 기관의 상반된 요구로 인해 설계변경, 허가 반려, 절차 지연이 빈번히 일어나며, 건축사는 건축주와 행정기관 사이에서 갈등을 조율해야 한다.17)


Ⅺ. 건축설계 분쟁 예방방안
건축설계계약 분쟁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사후적 해결제도 강화뿐 아니라, 사전 예방적 관리가 핵심이다. 표준계약서의 실효성 확보, 계약 전 협의 절차 강화, 발주자 교육, 전문가 증언제도 활성화, 설계하자 보험 도입 등 다각적 개선이 요구된다. 또한 ADR의 활용을 확대하고, 법제적 기반을 정비하여 설계계약의 특수성을 반영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건축설계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약 체결 단계에서의 예방 수단으로, ① 표준계약서 활용, ② 업무 범위 명확화, ③ 보수 산정 기준 설정, ④ 저작권 조항 포함, ⑤ 계약해제조항 명시 등이 있다. 설계 진행 과정에서의 예방 수단으로, ① 발주자와의 소통 강화, ② 변경 합의의 문서화, ③ 인허가 업무의 범위 한정 등이 있다. 위험관리 체계 구축 방안으로, ① 전문가 자문, ② 보험 활용, ③ 기록 관리 등이 있다.


첫째, 계약 단계에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이다. 지금까지 상당수의 분쟁이 해제 사유와 정산 기준이 불명확하게 규정된 데서 비롯되고 있다. 발주자는 해제의 자유를 강조하고, 건축사는 기성고에 따른 정당한 보수 보장을 주장한다. 계약 체결 시 해제 사유 및 방법, 대가 정산 방식에 대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규정을 두어야 한다.18)


둘째, 기성고 산정의 객관화와 표준화가 필요하다. 설계 단계별 완료율을 산정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주관적 평가의 여지가 크다. 대한건축사협회나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설계 단계별 성과에 따른 표준 기성고 산정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19)


셋째, 설계물의 저작권 및 사용권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요구된다. 계약 해제 이후 도면 사용 가능 여부는 당사자 간 갈등의 원인이 된다. 대가 지급이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주자가 도면을 일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건축사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으나, 반대로 이미 상당한 대가가 지급된 경우에는 발주자가 사업을 중단 없이 진행할 권리도 고려되어야 한다.20)


넷째, 분쟁 해결 절차의 다양화와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건축설계계약 관련 분쟁은 상당수가 법원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소송은 장기간 소요와 비용 부담, 법관의 건축 전문성 부족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설계계약 체결 시 분쟁 발생 시 우선적으로 조정·중재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약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제도적 차원의 지원과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 건축사법이나 하위 규정에서 설계계약 해지 시 정산 방식, 설계 진행률 산정 기준, 도면 사용권의 범위 등에 관한 기본 원칙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대한건축사협회 차원에서 분쟁사례집을 발간하고, 표준계약서의 보완·보급을 강화하는 등 실무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여섯째, 당사자의 신뢰 회복과 협력적 태도가 궁극적 해결책이다. 발주자는 단기적 비용 절감보다는 장기적 건축물 품질 확보를 우선시해야 하며, 건축사는 단순한 용역 제공자가 아니라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발주자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Ⅻ. 글을 맺으며
건축설계계약은 단순한 사적 합의가 아니라, 발주자의 요구와 건축사의 전문적 지식, 그리고 다양한 법규제의 결합 속에서 이루어지는 복합적 계약관계이다.21) 그만큼 분쟁도 다층적 양상으로 발생한다. 설계용역비 지급 문제에서부터 설계도서의 오류, 계약 해지, 저작권, 손해배상 책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분쟁이 반복되고 있다.


건축설계계약 분쟁은 단순히 금전 문제에 그치지 않고, 법리적·기술적·창작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특히 설계도서의 오류, 설계변경, 저작권 문제 등은 건축사의 전문성과 발주자의 요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건축설계계약을 둘러싼 분쟁 해결의 핵심은 사전적 예방과 사후적 공정한 조정에 있다. 계약 단계에서 해지·정산 기준을 구체화하고, 기성고 산정을 객관화하며, 저작권 문제를 명확히 함으로써 분쟁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분쟁이 발생한다면, 조정·중재와 같은 대체적 분쟁 해결 절차를 통해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법·제도적 정비와 실무 지침의 보완을 통해 건축설계계약 분쟁이 건축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대구지검 특별수사부, 대전지검 특별수사부장, 제천지청장,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장, 대검찰청 환경과장, 법무부 검찰국 검사, 서울 중앙지검 공판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2022년 8월까지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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