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건축의 가능성 2019.2

2022. 12. 14. 10:16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Possibility of Local Architecture

 

얼마 전 울산이라는 지역에서 건축 콘텐츠를 가지고 처음으로 개인 건축 전시회 를 열었다. 그 간의 작업들을 정리하면서 준비한 결과물로 지역의 건축이 가진 가능성과 좋은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울산 시민들에게 좋은 건축 과 공간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하여 같이 소통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사실 준비기간 동안 여러 번 후회를 했다. 그동안 전시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없 었으므로 내가 참으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수집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게 되었고, 시간과 비용이 이렇게 많이 투입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 다. 하지만 오프닝 때 많은 건축주들과 대중들이 참여한 것을 보고 전시의 의미 와 보람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전시 준비 기간 동안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건축 인을 위한 전시가 아닌 일반 시민들을 위한 전시를 준비하자는 것이었다. 또한 오프닝 때도 건축주들을 전시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건축을 존재하 게 하는 주체는 건축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대중들의 참여로 전시기간을 연장하게 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 동안 공업도시의 이미지로 가득한 울산이라는 이 도시는 건축을 물리적 대상으로만 바라보았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시작됐으면 하 는 바람이다.

대학시절과 졸업 후 유럽과 미국을 여행하면서 도시의 다양성에 대하여 깊은 인 상을 받았다. 각각의 개별 도시들은 그들만의 색채를 가지고 있고 그 곳에서 작업 하는 많은 건축사들이 있었다. 흔히 매체나 잡지에서 보는 건축사들도 그들의 도 시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우리의 모습과는 너무 달랐다. 졸업을 하면 유학을 가든지 아님 서울에 있는 사무소에 취업을 하고 서울에서 활동을 해야만 하는 것으 로 인식하고 있었던 나에게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시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상황은 비슷하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무조건 수도권에서 건축 의 여정을 시작하려고 한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와 우리만의 현실이 있다는 것 을 알고 이러한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 의 상황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지역의 건축은 더욱 생명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역에서 성장하고 학교를 나온 사람이 지역에서 일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가고 지역을 이해하고 자신의 작업들을 통해 지역의 대중들과 소통하고 그러다 보면 우리의 도시들도 다양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것이 내가 지역에서 건축을 시작하고, 지금도 지역에서 건축을 하는 이유다.

내가 지금까지 울산이라는 지역에서 줄곧 일하면서 느낀 울산 시민이 바라보는 건축은 접근하기 어렵고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는 점이 다. 좋은 공간에서 소외 되었다는 것은 그들이 그것을 추구하지 못하는 것이 아 니라 어느 누구하나 좋은 건축에 대하여 생각해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 다. 나는 이 점에서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주제도 <누구 나 좋은 공간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이다. 대중들이 좋은 공간에 대한 경험을 가지 는 것은 우리 건축사들이 그들에게 제안해야 할 우리의 사명이며 사용자들에게 는 하나의 권리이다.

지금 나에게는 또 다른 소박한 희망이 생겨 있다.

 

 

 

 

 

 

 

 

글. 정웅식 Jung, Woongsik (주)온 건축사사무소

 

 

 

 

정웅식 건축사 · (주)온 건축사사무소

2007년 <多喜家>를 시작으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현 재 ㈜온 건축사사무소의 대표 건축사를 맡고 있으며 울산대 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외래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제5 회 양산건축문화대전 장려상, 제8회 농촌건축대전 초대작 가 선정, 2015 울산 건축사상 주거부문 대상, 2015 한국건 축문화대상 우수상, 2015 김해 건축대상제 대상, 2015 경 상남도 건축대상제 동상, 2016 울산 건축사상 주거부문 대 상, 2016 대한민국 신진건축사대상 우수상, 2016 울산 건축 상 주거부분 우수상 및 장려상, 2016 울산 건축상 일반부문 장려상, 2017 울산 건축상 주거부분 최우수상, 2017년 울산 건축상 일반부분 최우수상, 2017년 울산 건축상 주거부분 우수상, 2017년 독일 Iconic awards Winner, 2018년 울 산 건축상 일반부분 최우상등을 수상 했다. 대표작으로 <多 喜家>, , , , < 프로젝트 ‘용적률 게임’>, , <旻輝庭>, , 등이 있다.       jws@on-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