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지가처분결정에 관한 이론과 실무 2019.3

2022. 12. 15. 09:07아티클 | Article/법률이야기 | Archi & Law

Theory and practice on an injunction decision to discontinue construction

 

Ⅰ. 글의 첫머리에

 

우리 사회에는 도로, 항만, 철도, 공항 건설 등 대형건설공사가 끊이지 않고 계속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층 빌딩부터 아파트, 단독주택에 이르기까지 건축공사 도 부단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건설이나 건축공사1)에 있어서는 필연적으로 인근 토지나 주변 사람들 에게 공사기간 동안 분진이나 소음, 안전 상의 위해 등 피해를 크든 작든 간에 줄 소지가 있다. 이러한 경우 건축분쟁이 생기게 된다

 

피해를 보는 입장에서는 그러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행정청이나 사법기관 에 공사중지처분을 청구하게 된다. 그런데 이미 건축허가를 내준 허가관청의 입 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막대한 예산과 비용을 들여 이미 설계를 마치고, 허가까지 받아 착공한 공사를 도중에 중단시키기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법원에 공사중지처분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고, 공 사가 계속 진행되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이유를 들어 공사중지가처분신청 까지 하게 된다. 법원에서 공사중지가처분결정을 하게 되면, 그 시점부터 공사는 진행할 수 없게 된다.

 

허가청이나 법원에서 공사중지명령을 하거나 공사중지가처분결정을 하는 경 우에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객관 적으로 현재 진행중인 공사로 인하여 어떠한 피해가 이미 발생하였는가, 그리고 향후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가에 관한 증거가 필요하고 그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 이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지금까지 공사중지에 관한 법원의 판결을 중심으로 어떠한 경우에 공사중지결정을 하였고, 어떠한 경우에는 공사중지결정을 하지 않았거나, 공사 중지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취소되었는지 등에 관해 알아보기로 한다.

 

Ⅱ. 공사중지에 대한 법적 근거

 

건축공사에 대한 중지조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건축법과 주택법3)에 공사에 대한 중지명령을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업주체 및 공동주택의 입주자·사 용자·관리주체·입주자대표회의나 그 구성원 또는 리모델링주택조합이 주택법 또는 주택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을 위반한 경우에는 공사의 중지, 원상복구 또 는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주택법 제94조). 이러한 공사중지 등의 명령을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 한다(주택법 제104조 제13호).

 

공사감리자도 일정한 경우 건축공사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것은 공사감리자의 권한이자 의무에 해당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감리자의 입장에서 공사과정에서 위법사항을 발견하고 묵인하거나 방치하면 책임을 지게 된다.

 

공사감리자는 공사감리를 할 때 건축법과 건축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 그 밖의 관계 법령에 위반된 사항을 발견하거나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공사를 하지 아니하면 이를 건축주에게 알린 후 공사시공자에게 시정하거나 재시공하도록 요 청하여야 하며, 공사시공자가 시정이나 재시공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면 서면으 로 그 건축공사를 중지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사중지를 요청받은 공 사시공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즉시 공사를 중지하여야 한다(건축법 제25조 제3항).

 

공사감리자는 제3항에 따라 공사시공자가 시정이나 재시공 요청을 받은 후 이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공사중지 요청을 받고도 공사를 계속하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를 허가권자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건축법 제25조 제4항).

 

건축허가에 관한 허가권자는 공사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허가권자 는 대지나 건축물이 건축법 또는 건축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에 위반되면 이 법 에 따른 허가 또는 승인을 취소하거나 그 건축물의 건축주·공사시공자·현장관리 인·소유자·관리자 또는 점유자에게 공사의 중지를 명하거나 상당한 기간을 정하 여 그 건축물의 철거·개축·증축·수선·용도변경·사용금지·사용제한, 그 밖에 필 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건축법 제79조 제1항).

 

허가권자는 제11조, 제14조, 제41조와 제79조제1항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때, 허가권자의 공사중지명령을 받고도 불응하여 공사를 강행하는 경우로서 행정대집행법5) 제3조제1항과 제2항에 따른 절차에 의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곤란한 때에는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대집행할 수 있다. (건축법 제85조 제1항).

 

제25조제3항을 위반하여 공사감리자로부터 시정 요청이나 재시공 요청을 받고 이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공사 중지의 요청을 받고도 공사를 계속한 공사시공자에 대하여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건축법 제110조).

 

Ⅲ. 일조권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공사중지처분

 

기존의 건물이 있는 토지 인접지에서 높은 고층 건물을 짓게 되면 일조권침해가 문제된다. 이때 피해자 입장에서는 공사중지를 요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 나 일조권이 문제된다고 해서 무조건 공사를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 다. 어떤 경우에 공사중지가 가능한지 실무상 기준을 따져보아야 한다.

 

일조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경우 에는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어 그 방해사유의 제거 내지 예방으로 공사금지를 구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경우에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일조권침해를 이유로 인접한 토지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상대방에게 공사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일 까? 법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즉, 일조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지의 여부는 피 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성질 및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 가해행위의 태양, 가해행 위의 공공성, 가해방지 및 피해 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의 위반 여부, 지역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교섭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나 일조침해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사 자체의 금지를 구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 행사 자체 를 전면적으로 제한하게 되는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이 수인한도를 넘는지 여부에 대하여 더욱 엄격히 심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법원도 인정하고 있다.

 

아파트 신축으로 일조피해를 입게 되는 아파트가 동향이어서 이미 일조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인 점, 일조침해를 이유로 공사금지를 구하는 경우 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보다 수인한도를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연속일조시간이 30분 미만이고 총 일조시간이 1시간 미만인 세대만이 수인한도를 넘는 것으로 보아 그 구분소유자가 건축공사 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 사례가 있다9)(부산지법 2009. 8. 28. 자 2009카 합1295 결정).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을 취득함과 아울러 그 저당권의 담보가치를 확보하기 위 하여 지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지상권은 저당권이 실행될 때까지 제3자가 용익권을 취득하거나 목적 토지의 담보가치를 하락시키 는 침해행위를 하는 것을 배제함으로써 저당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확보하는 데 에 그 목적이 있다.

 

제3자가 비록 토지소유자로부터 신축중인 지상 건물에 관한 건축주 명의를 변경 받았다 하더라도, 그 지상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이 없는 한 지상권자로서는 제3자에 대하여 목적 토지 위에 건물을 축조하는 것을 중지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중인 토지소유자가 토지에 관한 근저당권 및 지상 권설정등기를 경료한 후 제3자에게 위 건물에 대한 건축주 명의를 변경하여 준 경우, 제3자가 지상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이 없는 한 지상권자는 제3자에 대하여 목적 토지 위에 건물을 축조하는 것을 중지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4. 3. 29. 자 2003마1753 결정).

 

Ⅳ.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숙박업건물공사중지처분

 

유치원 인가에 위법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유치원 인가가 무효로 될 정도로 하자가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고 유치원 인가가 취소되지도 아 니한 이상, 교육법 제81조 소정의 학교에 해당하는 그 유치원에 관하여 학교보 건법 제5조 및 학교보건법시행령 제3조에 기하여 이루어진 학교환경위생정화구 역의 설정공고는 여전히 그 효력을 가진다

 

유치원 출입문으로부터 학교보건법시행령 제3조 소정의 학교환경위생절대정화 구역인 50미터 이내에 위치하여 신축 공사중인 숙박업 건물은 학교보건법 제6 조 제1항 제11호에 의하여 정화구역 안에서 절대적으로 설치하여서는 아니되는 시설이다.

 

법원은, 학교보건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유치원의 인가에 위법사유가 있 고 또한 원고들의 숙박업 건물 신축공사가 중지되는 경우 원고들이 막대한 경제 적 손실을 입게 될 것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유치원 인가를 받고 교육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유치원으로부터 50미터 거리 안의 학교환경위생절대정화구역 내 에 학교보건법이 건전한 교육환경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시설로서 그 설치를 금 지하고 있는 숙박업 건물의 존치를 허용하여서는 아니된다 할 것이므로, 그와 같 은 금지시설의 방지조치로서 학교환경위생절대정화구역 내에 위치한 원고들의 숙박업 건물 신축공사의 중지를 명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11)한 것이 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Ⅴ. 공사중지명령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경우

 

주차장 용지에서 공작물축조신고를 하여 신고필증을 받고 주차장용 건축물의 부 속시설로서 옥외 골프연습장을 위한 철탑을 설치하여 현재 90% 이상 완공된 상 태에서 행정청이 도시계획 행정상의 공익을 위한 공사중지명령을 한 경우, 신뢰 보호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 아니라고 한 사례가 있 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두9770 판결).

 

피고가 원고들의 이 사건 주차전용 건축물에 대한 건축허가 및 설계변경으로 인 한 변경허가의 신청에 대하여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령의 적법 여부를 검토하여 이를 허가해주고, 이 사건 철탑에 대한 원고들의 공작물 축조신고에 대하여 신고 필증을 발부해 준 것만으로는 이 사건 토지에 옥외 골프연습장을 위한 이 사건 철탑을 설치할 수 있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이 위 건축허가 등에 따라 이 사건 주차전용 건축물을 건축하고 이 사건 철탑을 설치하여 현재 90% 이상 완공된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 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도시계획 행정상의 공익이 원고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보 다 결코 작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 거나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어느 지역주택조합에 대해 교육지원청에서 시청에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조건 인 ‘학교용지 기부채납 및 도시관리계획 결정이후 실제 공사착수미이행’을 이유 로 공사중지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시에서 조합에 공사중지명령을 내리자, 조합에서는 도 행정심판위원회에 ‘주택건 설공사 공사중지명령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도 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 피신청인인 시가 신청인에 대해 한 공사중지명령은 동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의 본 안사건의 재결서가 신청인에게 송달될 때 까지 이를 정지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환경권에 관한 헌법 제35조의 규정이 개개의 국민에게 직접으로 구체적인 사법상 의 권리를 부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법상의 권리로서의 환경권이 인 정되려면 그에 관한 명문의 법률규정이 있거나 관계법령의 규정취지 및 조리에 비 추어 권리의 주체, 대상, 내용, 행사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정립될 수 있어야 한다.

 

인접 대지 위에 건축중인 아파트가 24층까지 완공되는 경우, 대학교 구내의 첨단 과학관에서의 교육 및 연구 활동에 커다란 지장이 초래되고 첨단과학관 옥상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 등의 본래의 기능 및 활용성이 극도로 저하되며 대학 교로서의 경관·조망이 훼손되고 조용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이 저해되며 소음의 증가 등으로 교육 및 연구 활동이 방해받게 된다면, 그 부지 및 건물을 교육 및 연 구시설로서 활용하는 것을 방해받게 되는 대학교측으로서는 그 방해가 사회통념 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인정되는 한 그것이 민법 제217조 제 1항 소정의 매연, 열기체, 액체, 음향, 진동 기타 이에 유사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 부를 떠나 그 소유권에 기하여 그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23378 판결).

 

이 경우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지 여부는 피 해의 성질 및 정도, 피해이익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가해행위의 태양, 가해행 위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방지조치 또는 손해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 및 인·허가 관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 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Ⅵ. 공사중지가처분의 필요성과 허용범위

 

가처분에는 채무자의 적극적 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건 축공사로 인한 인근 건물에 대한 위해발생이나 일조권침해 등을 이유로 공사금 지를 구하는 가처분이 있다. 이러한 가처분은 성질상 임시의 지위를 구하는 가처 분에 해당한다.

 

공사금지가처분은 단순한 부작위를 명하는 것으로서 가처분의 내용을 채무자에 게 고지함으로써 족하고, 별도의 집행이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채무자가 이러 한 공사금지가처분에 위반하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행하는 경우에 집행방법이 문 제된다.

 

토지의 소유자가 충분한 예방공사를 하지 아니한 채 건물의 건축을 위한 심굴굴착 공사를 함으로써 인접대지의 일부 침하와 건물 균열 등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하 더라도 나머지 공사의 대부분이 지상건물의 축조이어서 더 이상의 심굴굴착공사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여지고 침하와 균열이 더 이상 확대된다고 볼 사정이 없다면 토 지심굴굴착금지청구권과 소유물방해예방 또는 방해제거청구권에 기한 공사중지 가처분을 허용하여서는 아니된다(대법원 1981. 3. 10. 선고 80다2832 판결).

 

신청인이 이 사건 공사중지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로서 들고 있는 것은, 인접지 및 그 지상건물의 소유자인 신청인의 토지심굴 굴착금지 청구권과 소유물 방해제거 또는 소유물 방해예방청구권임이다.

 

이러한 권리를 피보전권리로 하는 가처분신청의 상대방은 소유권의 내용의 실현 을 방해하는 사정을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지위에 있는 자이거나, 이러한 방해를 할 염려가 있는 자라야 할 것이다.

 

신청인은 신청인 소유의 토지의 침하 및 건물의 균열등과 그러한 위험이 생기게 된 원인은 피신청인이 그 인접대지에 건물을 건축하기 위하여 토지를 심굴함에 있어서 충분한 방어공사를 하지 아니한 채 굴착공사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후 건축공사를 계속함에 있어서도 인접하고 있는 신청인 소유의 토지와 건물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데에 있다는 점을 이 사건 가처분신청의 이유로 하고 있다.

 

한편 위 건축공사는 건축주인 피신청인과 수급인 사이에 도급인인 피신청인이 제시하는 설계서 및 시방서 대로하고, 수급인은 항상 도급인인 피신청인의 감독 관 및 감독원의 지시에 따라 공사를 하며, 시공상 도면 및 시방서에 불분명한 점 이 있으면, 도급인의 지시에 따라 시공하도록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Ⅶ. 공사중지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공사중지가처분신청이 이루어졌고, 이를 인용하는 가처분결정이 발령되어 채 무자에게 송달되었는데, 그 후 채무자가 본안소송의 제소기간 경과를 이유로 가 처분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위 가처분결정은 부작위를 명하는 것으로서 채무자 에게 결정 내용이 고지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고, 달리 채무자가 가처분결정 무 렵 부작위의무에 위반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한 효 력발생 시점에 실질적으로 집행된 것과 동일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어서 그때부터 본안소송의 제소기간이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가처분이의절차에서 법원의 심리대상이 되는 것은 가처분신청의 당부로서 그 변 론종결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가처분신청이 이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가처분 결정을 유지하게 된다(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4다62596 판결).

 

가처분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는 손해가 지나치게 크거나 채권자의 피보전권리 가 금전적 보상만으로도 종국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법 원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민 사집행법 제307조).

 

공사금지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피신청인이 가처분 이후에 신청인에 대한 피해 를 줄이기 위하여 설계를 변경하고 가처분의 대상이 된 지역의 지하굴착시에는 폭약으로 발파하지 아니하고 팽창력에 의하여 바위를 갈라지게 하는 무진동 파 쇄제를 사용하여 굴착하기로 계획하고 있고, 신청인 소유의 건물 자체는 지하층 이 지하의 암반 위에 기초되어 있는 한편 피신청인이 건축하고자 하는 건물은 지 하 6층 지상 18층의 오피스텔로서 50%가 이미 분양되어 있으며, 가처분결정의 대상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지하굴착공사가 거의 완료되어 있다면 가처 분결정이 취소되어 공사가 속행될 경우 신청인 소유의 건물이 입게 될 추가피해 가 그다지 크지 않으리라고 보여지나 가처분결정이 유지될 경우 피신청인은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는 점을 인정할 수 있어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신청인에게 “특별사정”이 있다 고 한 사례가 있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31210 판결).

 

가처분취소사유로서 민사소송법 제720조가 규정하는 특별사정은 피보전권리가 금전적 보상에 의하여 그 종국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정 또는 채무자가 가 처분에 의하여 통상 입는 손해보다 휠씬 큰 손해를 입게 될 사정 중 어느 하나가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중 후자의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가처분의 종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 으로 고려하여 채무자가 입을 손해가 가처분 당시 예상된 것보다 훨씬 클 염려가 있어 가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채무자에게 가혹하고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지 여 부에 의하여 결정될 것이다.

 

가처분결정이 취소되어 공사가 속행될 경우, 신청인 소유의 건물이 입게 될 추가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으리라고 보여짐에 비하여, 가처분결정이 유지될 경우 피 신청인은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결국 피신청인은 가처분에 의하여 통상 입을 손해보다 휠씬 큰 손해를 입게 될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는 판단이다.

 

피신청인이 공사를 게속함으로 인하여 신청인이 입게 될 손해는 금전보상이 어 렵기 때문에 공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별사정은 신청인 의 피보전권리가 금전적 보상에 의하여 그 종국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정 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피신청인이 이 사건 가처분에 의하여 통상 입는 손해보다 휠씬 큰 손해를 입게 될 사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것이므로 신청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신청인은 이 사건 공사가 각종 행정법규를 위반하여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 적하고 있으나, 공사에 행정법규위반의 점이 있다 하더라도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가처분의 취소를 구할 특별사정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 하였다.

 

공사로 인하여 인접한 토지 상에 있는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여 안전에 심각한 위 해가 발생하거나, 향후 공사를 계속하는 경우 건물의 균열이 확대 심화됨으로써 인근 건축물의 소유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초래될 우려가 있는 경우, 공사 로 인해 소음 진동 분진 등의 사생활침해가 인근 주민들의 수인한도를 넘는다고 인정되는 경우, 공사가 완공되었을 때 일조권침해가 명백한 경우에는 공사금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Ⅷ. 건축공사중지명령의 취소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행정절차법이 정한 바에 따라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 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 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

 

업계획승인에 따른 주거지역 내 종합체육시설 공사 중 그 위법을 이유로 한 공 사중지처분이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가 있다.

 

종합체육시설업사업승인 및 주택건설사업승인에 따른 주거지역 내 종합체육시 설 공사 시행중 그 위법을 이유로 행해진 공사중지처분에 대하여, 그 위법이 행 정관청의 종합체육시설업사업승인에 기인한 것으로 행정관청에게도 그 책임이 있는 점, 사업주가 그 건축물에 설치하려 한 각 체육시설이 모두 개별적으로는 그 설치가 가능한 신고체육시설에 해당하여 그 위법 상태는 행정관청이 그 종합 체육시설업사업승인을 그 승인의 근거가 된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취소하여 동일인이 아닌 수인이 위 각 체육시설을 각각 신고체육시설업으 로 운영하도록 하거나 그 각 체육시설 중 수영장 등 일부 시설을 다른 용도로 변 경케 함으로써 제거될 수 있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공사중지처분의 해제조 건으로 그 사업주에 대하여 그 건축물 자체에 대한 건축축소계획의견서의 제출 을 요구하였다면 그것은 법위반 상태에 비추어 과잉된 처분인 점, 지하 2층 지상 6층의 그 건축물의 건축공사가 지상 3층까지의 골조공사만 시공된 상태에서 그 공사중지처분이 행하여짐으로써 그 사업주가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이 클 수밖 에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그 공사중지처분에 의하여 얻게 되는 공익을 고려하더 라도 그 처분은 비교교량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이 를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22)(서울고법 1997. 4. 10. 선고 96구 29511 판결:확정).

 

도시재개발법상 토지의 사용수익권이 제한되고 장차 재개발조합에게 토지의 소 유권을 이전할 의무가 있는 재개발구역 안의 토지 소유자가 관리처분계획의 인 가·고시 이후 재개발사업구역 안의 토지의 소유자라는 이유로 토지의 인도를 구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그 토지의 인도를 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재개발조합 에 대하여 그 토지에서 재개발사업에 따른 공사의 중지를 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9. 11. 11. 자 99마3102 결정).

 

Ⅸ. 공사중지명령해제신청거부처분취소

 

원심은, ① 행정청은 원고에 대하여 토석채취허가를 하면서 ‘토석채취허가지 진 입도로와 관련 우회도로 개설 등은 인근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민원발 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조건을 부가 한 사실, ② 이후 피고는 산지관리법 제31조 제8호(그 밖의 허가조건을 위반한 경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우회도로 개설 건에 대하여 현재까지 주민과의 협 의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라는 중지사유와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협 의사항이 이행 완료될 때까지’라는 중지기간을 명시하여 이 사건 허가에 따른 공사를 중지하라는 내용의 공사중지명령을 한 사실, ③ 이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제1심에서 패소판 결을 선고받은 뒤 2012. 5. 31. 항소를 취하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④ 그 후 원고의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해제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거부 통지를 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행정청이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행한 공사중지명령의 상대방이 그 명령의 취소 를 구한 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그 명령이 적법한 것으로 이미 확정되었다면, 이후 이러한 공사중지명령의 상대방은 그 명령의 해제신청을 거부한 처분의 취 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그 명령의 적법성을 다툴 수 없다. 그와 같은 공사중지명 령에 대하여 그 명령의 상대방이 해제를 구하기 위해서는 그 명령의 내용 자체 로 또는 그 성질상으로 명령 이후에 그 원인사유가 해소되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에 대한 원고의 해제신청이 그 명령 이후에 그 원인사유가 해소되었다는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그 해제신청을 거 부한 이 사건 거부처분을 그 처분사유가 없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처분으로 단 정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두37665 판결).

 

원심은, ○○빌딩의 높이를 15층으로 제한한 지방법원 판결이 확정된 이상 19층 으로 건축하도록 한 ○○빌딩에 대한 당초의 건축허가는 실효되었으므로 ○○빌 딩의 높이를 15층으로 한 설계변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 인의 주장에 대하여, 위 판결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만 그 효력이 미치는 것이 므로, 원고가 15층 이상으로 건물을 축조할 경우 참가인이 위 판결의 효력에 기 하여 민사적인 수단으로 그 공사를 저지할 수 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당초의 건축허가가 위 판결에 의하여 변경되거나 실효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인정하였다 (대법원 2005. 4. 14. 선고 2003두7590 판결)

 

행정청이 행한 공사중지명령의 상대방은 그 명령 이후에 그 원인사유가 소멸하 였음을 들어 행정청에게 공사중지명령의 철회를 요구할 수 있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다. 상대방으로부터 그 신청을 받은 행정청으로서는 상당한 기간 내에 그 신청을 인용하는 적극적 처분을 하거나 각하 또는 기각하는 등의 소극적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의 응답의무가 있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을 받은 이후 이 사건 도로가 더 이상 주차장의 주 진출입로로 이용되지 않도록 함과 아울러, 흙막이 공법도 참가인의 동의가 필요 없는 스트러트 공법으로 설계변경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의 원인사유가 소멸하였음을 이유로 공사중지명령의 철회를 신청하였고, 피고가 사실심 변론종 결시까지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피고 의 위와 같은 부작위는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Ⅹ. 글을 맺으며

 

실무상 공사중지문제는 자주 일어나고 있다. 어떤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상대방이 진행하는 공사를 중지하도록 갖 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용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이때 일차적으로는 허 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거나 고발장을 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민원에 의해 허 가청에서 공사중지명령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행정청으로서는 이런 명 령을 내리는 것이 무척 망설여질 것이다.

 

허가청에서 공사중지명령을 하지 않으면, 민원인은 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신청 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법원에서 가처분사건으로 심리를 거쳐 공사중지여 부가 결정된다. 법원에서도 공사를 계속함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게 되는 손해가 심대하거나 사후에 보상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공사중지가처분결정 을 하게 된다.

 

그러나 공사를 중지시켜서는 건축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공사중지가처분결정을 하지 않는다. 만일 공사중지가처분결 정을 한 경우에도 건축주가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게 되면, 사정변경이 있는지 여부 등을 가려서 가처분을 취소하기도 한다. 공사중지문제는 양 당사자에게 매 우 심각한 문제이므로 허가청이나 법원에서도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여 결정할 것이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대구지 검 특별수사부, 대전지검 특별수사부장, 제천지청장, 서울서 부지검 형사1부장, 대검찰청 환경과장, 법무부 검찰국 검사, 서울중앙지검 공판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 일 대표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2003년부터 대한건축사협 회 자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cdlaw@hanmail.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