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7. 10:53ㆍ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Transforming Road Space into ‘Pedestrian Plaza’
_ Kita-sanjo Hiroba ‘AKAPLA’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자동차를 위한 공간이었던 도로 공간을 사람에게 다시 되돌려 주고자 하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가로공간을 활용한 오픈카페 또는 보행자천국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도로 공간을 지자체의 자주적 광장조례를 바탕으로 차량이동을 막고, 광장화하여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에 하나인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시 키타3죠(北3条)광장(이하, 광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도시개발사업과 연계한 광장 만들기
아카프라라고도 불리는 이 광장은 한때 도시계획도로 「키타3죠도로(北3条通)」로 차량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됐으나, 삿포로시의 도심부 공공 공간 창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차도의 광장화라는 사회적 실험을 실시해 만들어졌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광장과 마주보고 있는 미츠이(三井)부동산과 일본 우체국, 2개 부지의 공동화를 통한 차량출입구의 이동이 불가피했다. 2007년에 두 회사는 이미 「삿포로 미츠이 JP빌딩」의 건설을 계기로 공공 공헌의 일환으로 광장의 정비를 시에 제안했었고, 이를 시가 받아들이면서 가능해졌다. 광장의 한쪽 면은 겨울이 긴 삿포로의 기후적 영향으로 발달하게 된 지하보도 공간과 교차하게 되는데, 「입체도로제도」를 활용하여 건축물 내 계단을 통해 연결할 수 있었다. 실내 공개공지(아트리움 테라스)와도 연계되어, ‘광장-실내공개공지-지하보도 공간’으로 이어지는 공공 공간은 삿포로시의 새로운 교차 거점이 됐다.
2014년 7월에 아카프라 광장이 오픈됐다. 시에서는 그 전부터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키타3죠도로의 광장화를 염두해 두고, 2004년부터 약 3회에 걸쳐 실증실험을 실시했었다. 2012년부터는 지상부활성화를 목적으로 역앞연도(沿道)사업자와 지역관계자, 시 등으로 구성된 「삿포로역앞토오리 지구활성화 위원회(札幌駅前通り地区活性化委員会)」를 조직하여, 광장의 구체적인 활용수법을 검토해왔다.
■ 역사적 지역자원의 보전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아카프라 광장에는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실제로 1925년에 32그루가 식재되어 지금까지 29그루가 있다. 또한, 목재토막 12만4천개로 1924년에 구성된 목피포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시 도로설계를 지금까지 전달하는 현존 최고(最古) 목피포장과 과거 식재된 은행나무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삿포로를 대표하는 도로경관 「삿포로향토와 문화100선(さっぽろ・ふるさと文化百選)(1988년)」으로 선정됐다. 2011년에는 공익사단법인 토목학회에 의해 토목유산으로 지정됐다. 남아있는 도로경관들을 보전하고 그 위에 새로운 빨간벽돌(일본어:아카렌가)을 부설하는 형태로 광장을 정비했다.
광장 전면부에 위치하는 구)홋카이도청사에 쓰인 빨간벽돌은 광장의 주재료로 주변 풍경과 어우러졌고, 건축물의 실내 통로 및 주요 벽면에도 활용됐다. 빨간벽돌은 관민 부지에 관계없이 계획돼 경계를 허물고 디자인적 통일감을 느끼게 해준다. 기존의 은행나무 뿌리를 육성·보전하기 위해 식재 틀이 필요했고, 이 부분을 활용해 광장의 벤치를 만들었다. 또 단차와 벤치간 사이공간을 활용해 일시적인 점포 운영과 이벤트 활동을 위한 스테이지 운영 등에 필요한 급배수 및 전원코드 등의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그림 1).
■ 지속가능한 광장 매니지먼트의 실현
광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벤트, 오픈카페 등 유연하고 다양한 활동들을 위해 2013년에 삿포로시 키타3죠광장 조례가 제정됐다. 일반적으로 도로통행의 목적 외의 경우에는 도로점용 및 사용 허가 등 개개인의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허가받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광장 조례를 통해 관리함으로써 사용자는 광장의 관리자(지정관리자)에게 신청 및 허가를 받아 광장 이용이 가능해졌고 이용에 관한 수속절차가 간편화되어 다양한 이용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시설 운영 및 유지관리에 대해서는 민간 노하우의 활용을 통한 서비스 향상 및 경비절감을 도모하고자 지정관리자제도(2003년)를 도입했다. 인접한 지하보도공간의 지정관리자이기도 한 삿포로역 앞 ‘토오리 마치즈쿠리 주식회사(札幌駅前通りまちづくり株式会社)(이하 마치즈쿠리 회사)’가 광장의 지정관리자로 선정돼 운영 및 관리를 맡고 있다. 에리어매니지먼트 단체이기도 한 마치즈쿠리 회사는 사용자의 광장 활용 면적에 근거하여 이용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이 수익금을 바탕으로 광장 유지관리 및 지역 활성화 관련 활동에 충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츠이 JP빌딩 내부에 위치하는 아트리움 테라스는 4층 높이의 보이드 공간의 실내공개공지로서, 식재가 놓여있어 겨울이 긴 삿포로에 편안한 내부 휴식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이는 지하보도공간의 작은 화단식 나무에서 시작해 지상 광장의 은행나무, 2층의 나무 공간(겨울가든)까지 이어지는 입체적인 녹지공간으로 연출되고 있다. 재료 또한 홋카이도 자연의 이미지에 근거한 목재와 자연목을 이용하여 따뜻한 실내공간을 표현하고 있다(그림 2).
빌딩 건설을 계기로 지정 도시재생특구 개발사업자의 공공 공헌에서 광장 정비가 실시됐다는 점에서 ‘민간재원을 활용한 공공 공간 정비수법’을, 다양한 지역관계자와 학자들 연계를 통해 지역에 어울리는 광장 디자인과 조례 및 활용방침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광장 매니지먼트 수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판단된다. 앞으로 지방도시 도심부의 매력과 활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재생수법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참고문헌>
1. 新建築,札幌三井JPビルディング札幌市北3条広場(アカプラ), 新建築社, 91(15), pp.78-87, 2016
2. 삿포로시 홈페이지: www.city.sapporo.jp/kikaku/downtown/project/kita3jouhiroba.html
3. 키타3죠광장 팜플렛 (北3条広場パンフレット) : http://www.city.sapporo.jp/kikaku/downtown/project/documents/akapurapannhu.pdf
4. 札幌市市民まちづくり局都心まちづくり推進室`, 札幌市北 3 条広場の整備~新たな憩いとにぎわい創出の空間へ~, 道路行政セミナー, pp.1-6, 2014 (http://www.hido.or.jp/14gyousei_backnumber/2014data/1410/1410chiiki-sapporo_city.pdf)
글. 송준환 Song, Junhwan 야마구치 국립대학 공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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