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문서 센터 / 도서관 1994-2002스페인 마드리드 건축사 Mansilla Tunon 2019.4

2022. 12. 17. 15:41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MADRID DOCUMENTATION CENTRE/LIBRARY. 1994-2002. Mansilla Tunon Architects, Madrid, Spain

 

whole complex

이번 호에 소개할 작품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El Aguila’의 복구 및 부분 적 신축 프로젝트인 ‘도서관 및 아카이브’다. ‘El Aguila’는 1994년에 산업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던 맥주를 만들던 공장 이름이다. 마드리드 시에서 이의 산업 건축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자 현상 공모전를 냈고, 마드리드의 건축사 그룹 인 Mansilla & Tunon architects가 당선되었다. 1994년 현상 설계부터 2002 년 완공까지 8년에 걸쳐서 복구rehabilitaion 작업 및 신축 공사가 진행되었다.

 

공장과 같은 산업 건물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새로운 기능을 불어넣 는 작업은 유럽에서는 이미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되어진 주제 중 하나이다. 특히 18~19세기 산업 혁명 이후 건축물의 고유한 특성과 시대적 환경에 대한 기억을 건축물을 통해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은, 서양 문명의 복구, 복원 역사의 연장선 상에서 읽을 수 있겠다.

 

마드리드 ‘El Aguila’ 공장은 하나의 독립된 건물이 아닌 산업이 점차적으로 융 성함에 따라 하나둘씩 건물이 증축되고 덧붙여진 건물군complex이였다. 건물 군의 복구에 앞서 설계자들은 북쪽 및 서쪽의 건물군을 완전히 허물고, 역사적으 로 보존할 가지가 있다고 판단되면서 보존 상태가 꽤 양호한 남쪽과 동쪽의 입면 을 온전히 살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블록의 매스는 기존 건물군의 ‘전 체 블록’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고자 기존 건물의 70%는 복원시키고, 새로운 건 물군이 30%만 차지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Planimetry

 

El Aguila_old factory 전경

 

새로운 건물군을 기존 건물군에 끼워넣는 방식은, 기존의 건물이 존재하던 위치 를 기본으로 하되, 한쪽으로는 L 자 형으로 대지의 둘레를 부분적으로 둘러싸고, 다른 한 편으로 출입구 주변으로 얇고 가는 매스를 올려놓았다. 공장을 가장 특징 적으로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인 대형 사일로Silos의 매스의 형태나 공간은 고스 란히 보존하고, 이를 세미나실이나 기록 보관소의 일부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끼워넣기’ 작업은 기존 건물과 새로운 건물을 평행으로 배치하거나 기존 건물 입면을 부분적으로 닫아줌으로써 작은 길과 중정을 형성하는데, 이는 서로 다른 시대 상을 반영하는 입면의 공존을 통해 흥미로운 사이공간-Inbetween space-을 경험하게 한다.

axo-old and new

이제 새로운 건물군의 입면을 이루는 재료를 살펴보자. 흰색 콘크리트는 블록의 기단 및 골조를 이루는데 쓰이고, 유리 및 금속 등의 차가운 재료가 외장으로 쓰 였다. 기존 공장의 입면을 이루는 빨간색 벽돌의 닫혀지고 따뜻한 느낌과는 대조 적으로, 콘크리트 골조가 대부분 노출되고, U-glass나 투명 유리, 또는 금속 루 버의 외벽은 투명하고, 차갑고 이성적이다.

 

이러한 재료의 선택은 거의 ‘병치juxtaposition적 대조’를 이룬다. 오래된 공장 에 속해있던 여러 등장 인물 - 건축 재료, 배치 방식, 입면 등의 다양한 설계 요 소- 은 그들이 생성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을 안고 자신의 목소리를 보존하면 서, 새로운 등장인물인 새 건물군은 기존 건물의 적극적인 Background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를 바랐던 설계자의 세심한 의도가 아니었을까. 이는 서양화 의 한 장르인 정물화의 방식과도 비슷하다. 정물화 장르에서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생명이 없는 물건, 즉 화초, 과일, 죽은 동물, 악기, 책 등 그 자체는 정지 하고 있으나 배열의 미적 효과를 위해 화가에 의해 자유롭게 움직여진 채 그림이 그려진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마찬가지로 허물 부분과 보존할 부분을 선택적으 로 결정하고, 채워질 부분을 독립적이고 특징적인 ‘오브제화’함으로써 기존 오브 제의 특성이 오히려 부각되었다.

 

 

inbetween space
facade

 

interior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몇 년간 이러한 복구 프로젝트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전 에는 문화재로서 지정된 건물만이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여기고, ‘활용’이 아닌 ‘보존’을 지향하는 문화가 있었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현대시 대에서 요구되는 기능에 맞게 활용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공장 및 국가의 산업 기반 시설물도 예외가 아니다. 유럽에서는 종교적 성당 이었던 건 물이 몇백년을 거치면서 시청, 도서관, 바bar 등의 형태로 이용되기도 한다. 결 국 건물의 이용성이 장소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장소에 대한 기억은 곧 우 리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글. 이지현 Lee, Jihyun BCHO Architects Associates 파트너

 

 

이지현 BCHO Architects Associates 파트너

 

KAIST 산업디자인과와 밀라노 공과대학 건축과를 졸업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건축사. 졸업 후 이탈리아 및 홍콩에서 설계 실무를 했으며 현재BCHO Architects Associates에서 설계 자로 활동하고 있다.

 

 

 

jihyun.lee81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