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21. 10:10ㆍ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Architecture Criticism
Nonhyun 1021 Architecture of resonance
건축물을 직접 사용하거나 길을 걷다 건물을 바라볼 때 내 몸에 꼭 맞는 듯한 느 낌이 나서, 나도 모르게 내안의 무엇과 자연스럽게 공명(共鳴)하는 순간이 있다. 사실 이러한 경험은 여러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건축물 자체의 완성도와 조형성이 뛰어나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거나, 도시 환경 및 주변 자연 풍경과 어울릴 때, 깨끗하고 사용하기 편하며 냉·난방이 잘되어 기능적인 만족이 높을 때 대부분 그렇다. 그리고 조금은 투박하고 간소한 공간구성이지만 시간의 켜가 묻어있고, 넉넉하고 따뜻하게 다가와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인간 적인 느낌일 때 역시 공명이 생긴다. 특히 이러한 느낌은 우리가 자주 머무르거 나 지나치는 주택이나 사무실 등 크고 작은 도심 속 공간에서 더욱 필요한 부분 이다.
설계를 하는 건축사마다 자신의 건축 어휘와 접근방식이 다르고 당연히 완성된 결과물로서 건축물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건축사들의 작품 설명이나 건축에 관한 글을 보면 하나같이 인간을 위한 건축과 공명을 외친다. 얼마 전 모 설계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들의 심사를 하면서 설계설명서와 프레젠테이션에는 빠짐없 이 인간을 위한 건축, 커뮤니티 공간, 세대 간의 소통, 자연과의 교감 등을 표현하 면서 자신들의 작업을 스스로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작품들을 유심히 보면 과연 그들이 차갑고 폼 잡는 건축이 아닌 따뜻하고 인간을 위한 진정성을 가진 건축인가는 의심이 든다. 각각의 안들이 제시하는 것들은 진정 인간을 위한 공명이 아니라, 대부분 당선을 위한 투시도를 통해 돋보이려고 하는 과도한 몸짓 과 어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사실 인간을 위한 건축이란 말 자체는 어떻게 접근해도 될 만큼 해석의 범위가 크고, 과연 무엇을 염두하고 하는 말인지 알기란 매우 애매하다. 모든 건축물에 사람들이 거주하고 또 그것을 사용하거나, 매일 마주치기에 모든 건물은 인간을 위한 결과물이다. 학교는 수업하기에 편하고, 관공서는 업무를 보거나 민원인을 만나기에 편하고, 병원은 환자가 치료를 받거나 입원, 수술하기 좋도록 설계되었 기에 각각의 상황에서 편리함을 고려했고 당연하게 인간을 위한 건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하루에도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는 박물관이나 유명 쇼핑 몰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수익을 남기는 것도 결국 인간을 위 함이다. 하지만 인간을 위한다는 이러한 건축물에서 진심어린 따뜻함과 사람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논현 1021
최근 방문한 조성욱 건축사의 논현 1021은 그간 다수의 주택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교감은 물론이고 건축만이 줄 수 있는 공간감과 디테일의 섬세함까지 훌륭하게 보여준 그가 오랜만에 작업한 근린생활시설이기에 더욱 궁 금한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사실 본 건물을 방문하기 전 도심지 일반 주거지역내 임대를 위한 근린생활시설 전용 건축물이라고 하여 법에서 정한 테 두리 안에서 어느 정도 예상되는 결과물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 임대 전용 건물은 빠듯한 예산에 최대면적 그리고 근린생활시설이라는 용도의 한계로 외부 형태와 창문의 디자인 정도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골목길을 돌아 처음 마주한 느낌은 가파른 도로의 경사와 조금은 어수선한 동네 분위기로 설계하기 매우 어려운 부지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하지만 논현 1021 은 예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리 주변 맥락을 배려하면서 차분하게 자리하고 있 었다. 좁은 골목에서 주변보다 높은 옥탑층 포함 총 9개 층으로 구성되었지만 외 부에서의 모습은 위화감 대신 내·외부 공간의 균형감과 절제의 노력이 돋보인다. 그러면서 건축만의 조형미와 미학적 가치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이용자와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보여진다. 이는 조성욱 건축사가 설계 소묘에서 말한 근무하기 가장 좋은 환경의 건축물이라는 아이디어와 일치한다. 그의 말대로 최 상의 근무조건을 가진 업무 공간이야말로 의뢰인인 건축주에게 최고의 임대 조 건을 만들어 주면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임에 틀림없다
골목길을 돌아 처음 마주한 느낌은 가파른 도로의 경사와 조금은 어수선한 동네 분위기로 설계하기 매우 어려운 부지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하지만 논현 1021 은 예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리 주변 맥락을 배려하면서 차분하게 자리하고 있 었다. 좁은 골목에서 주변보다 높은 옥탑층 포함 총 9개 층으로 구성되었지만 외 부에서의 모습은 위화감 대신 내·외부 공간의 균형감과 절제의 노력이 돋보인다. 그러면서 건축만의 조형미와 미학적 가치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이용자와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보여진다. 이는 조성욱 건축사가 설계 소묘에서 말한 근무하기 가장 좋은 환경의 건축물이라는 아이디어와 일치한다. 그의 말대로 최상의 근무조건을 가진 업무 공간이야말로 의뢰인인 건축주에게 최고의 임대 조건을 만들어 주면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임에 틀림없다.
골목길을 돌아 처음 마주한 느낌은 가파른 도로의 경사와 조금은 어수선한 동네 분위기로 설계하기 매우 어려운 부지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하지만 논현 1021 은 예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리 주변 맥락을 배려하면서 차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좁은 골목에서 주변보다 높은 옥탑층 포함 총 9개 층으로 구성되었지만 외 부에서의 모습은 위화감 대신 내·외부 공간의 균형감과 절제의 노력이 돋보인다. 그러면서 건축만의 조형미와 미학적 가치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이용자와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보여진다. 이는 조성욱 건축사가 설계 소묘에서 말한 근무하기 가장 좋은 환경의 건축물이라는 아이디어와 일치한다. 그의 말대로 최 상의 근무조건을 가진 업무 공간이야말로 의뢰인인 건축주에게 최고의 임대 조 건을 만들어 주면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 주변에는 일상 속 여유를 가지고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골목길 작은 공간들 이 돈을 주고 사용할 수 있는 편의점과 카페 말고는 점점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 이다. 특히나 관공서나 임대를 위한 업무 공간일수록 주변을 위한 배려나 여유 공간에 대한 할애는 더욱 힘들다. 원래 우리네 골목 공간들에는 많은 가능성들이 있지만 어느 순간 팍팍해지고 여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도시 안에서 진정한 의 미의 배려와 여유를 찾기보다 대중이 호응하지 않는 거대 담론 위주로 이야기하 고, 다른 한쪽에서는 보기 민망할 정도로 시대를 역행하는 싸구려 유행에 갇혀있 기 쉽다. 이런 의미에서 조성욱의 논현 1021은 사람을 위한 울림이 있는 공간이 라는 점에서 비슷한 규모나 용도의 많은 작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말 오랜 만에 주거지역 내 골목길에서 자기 멋을 제대로 부리면서도 주변을 최대한 배려 하고, 오감을 자극하며 사람과 공명하는 따뜻한 느낌의 건축을 경험했다. 앞으로 진행될 그의 다른 프로젝트들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글. 김창균 Kim, Changgyun (주)유타 건축사사무소 ·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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