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Salon]문래동 들여다보기 2019.6

2022. 12. 22. 10:39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Exploring Munnae-dong

 

문래동의 주말 모습

 

문래동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도림로 일대

면적: 1.49㎢

인구 3만 1761명(2008)

 

영등포구 문래역 7번 출구에서 나가 걸어가다 보면 ‘문래창작촌’이라는 팻말과 함께 문래창작촌의 아이덴티티인 조형물을 볼 수 있다. 낮에는 철공소가 열심히 일하는 소리가 가득해서 불편한 소음으로 들릴 수 있지만 밤이 되면 상점들의 조명이 켜지고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낮과 밤 둘 다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장소가 되었다. 하지만 문래동이 처음부터 이런 분위기를 가진 것은 아니다. 원래 문래동은 6.25 전쟁이후 생겨난 소규모 철재공장이 밀집했던 곳으로 밤낮으로 기계음과 용접 냄새로 정신없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IMF 이후 철강업체들은 급격하게 줄었고, 재개발에 의해 아파트 단지와 고층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철공단지 변화가 시작됐다. 저렴한 임 대료로 인해 근처 홍대와 합정 일대의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해 젊은 예술인들이 밀집하기 시작했고 철공소와 예술촌이 공존하게 된다. 문래창작촌은 철공소와 예술촌 이 공존하게 되면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어 아날로그 감성을 찾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장소가 됐다.

 

문래동의 주말 오전은 생각보다 더 쓸쓸했다. 동네에서 느껴지는 어떤 감정보다는 시각적인 이미지가 강렬한 곳이었다. 차가운 색을 지닌 동네에 들어서면 자연스레 나 는 쇠와 페인트 냄새, 그 속에서 생겨난 예술가들의 아지트와 차가운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카페들까지 어울리지 않으면서 어울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이번 아 키살롱에서는 특별히 그동안의 글 위주의 동네 탐방보다는, 사진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담아내려 노력했다. 건축학도 4명이 모여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동네를 탐방 하였고, 그 결과로 각자 사진을 제출하기로 했다. ‘벽화와 간판, 골목과 질감’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가지고 문래동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단순한 기행문에서 그치지 않고, 사진을 통해 글 너머의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

 

■ 골목으로 본 문래동

 

골목이 유독 많은 동네

문래창작촌의 특징은 철공소 사이로 나있는 작은 골목을 지나가면 예술인들의 작품인 이상한 간판을 가진 상점들과 다양한 벽화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골목을 보 면 현대에 아파트단지에서 볼 수 없는 옛날 집 골목 느낌들이 가득하다. 또한 골목마다 개성있는 상점들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

 

■ 벽화로 본 문래동

 

숨은 그림 찾기가 재미있는 동네

문래동에 갔을 때 제일 눈에 들어왔던 건 곳곳에 있는 벽화였다. 예술과 철공소가 공존하는 문래동에서 예술가들이 철공소의 철문부터 시작해서 건물의 외관, 가로등, 계단, 골목 골목에 자신들의 세계를 펼치고 있었다. 특히 수많은 벽화 중 문래와 메롱의 언어유희를 보여주는 다양한 크기와 색을 가진 글씨 MR과 메롱그림을 볼 수 있 을 것이다. 길을 걷다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고, 어느새 다른 메롱을 찾으면서 길을 걷고 있었다. 문래동의 기억이 벽화를 통해 강하게, 자연스럽게 자리잡아 좋았다.

 

■ 간판으로 본 문래동

 

문래창작촌의 ‘표정’을 드러내는, 다채로운 간판들

 

사람이 모두 다른 얼굴과 표정을 갖고 있듯이, 문래창작촌의 상점들은 각자 두드러지는 표정을 가진다. 철공소를 운영할 때의 오랜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는 간판들이 있는 반면, 그 흔적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켜 보여주는 간판들도 있다. 또한 나무 조각이나 상점의 성격을 보여주는 벽에 다닥다닥 붙인 스티커 등 우리가 흔히 아 는 간판이 아닌 모습도 많다. 문래‘창작촌’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독창적인 간판들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 텍스쳐로 본 문래동

 

가까이서 보면 더 재밌는 동네

월의 흔적이 많이 느껴지는 동네였다. 철공소가 많다고 해서 어찌 딱딱하고 차가운 것만 있겠는가.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갔던 질감들을 찾기 위해 자세히 보고 또 카 메라로 확대해가며 문래동을 돌아봤다. 나무부터 기름, 돌, 페인트, 녹슨 철 등 생각보다 꽤 많은 재료들이 공존하고 있었고, 가까이 들여다보니 색깔들도 제 각기 달랐다. 이 사진들을 의도해서 찍다보니 내가 자연스레 모든 사물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가끔은 이런 좁은 시선과 생각도 필요하지 않을까? 어쨌든, 가까이서 보면 다르다.

 

 

글. 김세빈(Kim, Sebin _ 중앙대학교 건축학과)

박수진(Park, Sujin _ 인천대학교 도시건축학부)

박가연(Park, Gayeon _전남대학교 건축학과)

박우승(Park, Wooseung _ 한국교통대학교 건축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