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salon]개항일보_ 역사를 품은 도시 인천, 근대화거리를 뉴트로의 관점으로 보다 2019.8

2022. 12. 24. 09:07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Gaehang Ilbo _ Looking at the modern street in Incheon, a city with history, from the perspective of New-tro

 

 

들어가기 전에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경제자유구역발전의 중심지로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과거 개항을 통해 다양한 문물을 받아들였고 현재는 산업화를 거쳐 우리나라 중심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도심 내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알려지 고 있는 거리가 있다. 인천 중구청 앞쪽에 위치한 ‘인천 근대화거리’가 바로 그곳이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일본식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며, 개항 당시 거리와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건물 안쪽까지 일본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중구와 지역 주민들이 낙후된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건물 외벽의 경관을 일본풍으로 바꾸게 됐다. 실제 개항 초기 인천에 세워진 주택들은 점포가 함께 딸린 목조주택으로 마찌야(일본 전통 도시 주택)와 나가야(일본식 연립주택)가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이국적인 분위기로 인해 인근 차이나타운과 동화마을을 찾는 관광객들도 발길이 닿게 됐다.

 

요즘 SNS 인증샷 성지로 떠오르는 곳들을 보면, 과거로부터 온 듯한 간판들과 인테리어들이 종종 보인다. 이렇듯 중·장년 세대에게는 추억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문화로 여겨지는 ‘뉴트로’가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뉴트로’란 새로운(New) + 레트로(Retro)의 합성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문화를 이야기한다. 단순히 과거의 것을 재현하기보다는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뉴트로의 핵심이다.

 

 

지식인들의 숨은 명소, 제물포 구락부

 

인천 차이나타운 옆에 위치한 자유공원을 오르다보면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 있다. 바로 제물포 구락부이다. 제물포 구락부는 러시아 출신의 건축사 ‘사 바찐’이 설계해 1901년에 완공된 2층 규모의 건물이다. 건물의 원래 명칭은 ‘제물포 클럽’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조계제도를 폐지함에 따라 클럽이 일본식으로 구락부라 불려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곳은 세계 여러 국가들과 문화교류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역사, 문화, 예술을 공부하는 다양한 시민들이 즐기고 교류할 수 있는 곳으로도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첫 서양식 호텔, 대불호텔

 

우리나라에 최초로 지어진 서양식 호텔 대불호텔은 “한국에 복음을 전파한 미북감리회 선교사 아펜젤러가 묵었던 한국 최초의 근대식 호텔”, “가배라는 이름의 매혹적인 음료인 커피가 최초로 보급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문화의 발신처” 등 개항 당시의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 있는 호텔이다. 개항 당시 인천항을 통 해서 많은 외국인들의 출입이 빈번해지고 그러한 외국인들을 수용할 만한 곳이 없었던 제물포에서 붉은 벽돌의 3층짜리 서양식 건물인 대불호텔이 신축됐다. 주변의 다른 숙박시설보다 객실료는 비쌌지만 편안한 시설과 서비스로 인기가 높았던 곳이다. 1900년 인천과 경성을 잇는 철도가 개통이 되면서 더 이상 숙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당시의 화교인들에게 인수됐다.

현재는 2011년에 신축공사 도중 옛터가 발견되었고 대불호텔 터 활용 사업으로 2018년 3월 완공되어서 시민들에게 박물관으로 개방됐다. 박물관의 구성은 1층 에는 대불호텔의 변천사 및 역사기록, 2층에는 당시의 객실을 재현한 전시실, 3 층에는 연회장을 재현함으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의 모습을 재현해놓 고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백 투 더 1980, 빽투더레트로

 

빽투더레트로는 게임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방문해야 할 전자오락실이다. 오락실 에는 추억의 게임인 갤러그, 슈퍼마리오, 철권 등의 오락과 오래된 영화 포스터, LP판 등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소품들이 배치되어 있어 7080세대들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마침 이곳을 운영하는 차민용 사장님이 계셔서 인터뷰를 요청하게 됐다.

 

INTERVIEW _ 빽투더레트로 차민용 사장

 

Q. 빽투더레트로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A. 인천의 사라지는 근현대사 문화를 보존하고 싶어서 이곳을 운영하게 됐다.

 

Q. 이 곳은 특히 추억 속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강하다. 어떠한 점이 다른 곳과 차이를 만드는지.

A. 보통 카페나 호프집은 옛 향수의 분위기를 내는 곳이 많은데, 흉내만 내는 경 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수집가이자 운영자로서 문화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이곳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A. 우리 가게의 오락기는 대부분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제품들이다. 아 무래도 수리할 때 시간이나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최근에는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종종 험하게 다루는 분들이 계신다. 이 공간은 단순히 오락공간이 아니라 문화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문화를 즐겁게 향유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끝으로

 

앞에서 언급하였던 곳뿐만 아니라 이곳 인천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는 1883년 개항했던 인천항의 근대 역사가 잠들어 있어 거리 전체가 문화·역사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현재 다양한 문화재와 근대 건축물은 물론 아기자기한 카페 도 많아 인증샷을 남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인천 시에서는 매년 가을 이곳에서 ‘개항장 문화재 야행’을 열고 대불호텔, 제물포 구락부 등 과거를 그대로 간직한 건물들을 야간까지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그곳에 서 공연, 근대의상체험 등의 특별한 행사를 열기도 한다.

옛것에 새로운 문화를 입혀 새롭게 즐긴다는 뜻을 가진 뉴트로처럼 도시의 역사를 담고 있는 건축물의 흔적에 새로운 문화를 입혀서 개항장 일대가 단순히 스쳐 가는 관광지가 아닌 인천의 보물창고로서 새로운 문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 남두진(Nam, Doojin _ 대진대학교 휴먼건축학과),

허민(Heo, Min _ 단국대학교 건축학과),

김현지(Kim, HyunJi _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