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와 건축 _ 영화로 읽는 소설 속 도시와 건축 ⑧<마이 페어 레이디 (My Fair Lady)> 1964년 죠오지 쿠커 감독

2022. 11. 10. 14:55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Architecture and the Urban in Film and Literature
⑧ <My Fair Lady> Film version of the musical 1964 directed by George Cukor

 

1964년 죠오지 쿠커 감독 / 원작: 조오지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 (Pygmalion) /
알란 제이 러너, 프레드릭 로우 음악/오드리 헵번, 렉스 해리슨, 윌프리드 하이드-화이트 외 주연 
Film version of the musical 1964 directed by George Cukor / play premiered 1913 Pygmalion by George Bernard Shaw
Audrey Hepburn as Eliza Doolittle, Sir Rex Harrison as Professor Henry Higgins, Wilfrid Hyde-White as Colonel Hugh Pickering (running time: 170 minutes)

<마이 페어 레이디> 포스터

여중생 때 한 학년 아래인 아우와 함께 영화관에서 보았는데, 무슨 뜻인지 잘 몰라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고 몹시 화려한 의상만 어렴풋이 생각났다. 훗날 여러 번 영화를 보면서 자료를 찾아 1968년 중앙극장 증축기념 특선작으로 상영했다는 것을 알았다. 70밀리미터 필름 영화로 상영했고, 아카데미 8개 부문 수상작으로 대대적 홍보는 했지만 한국 흥행에는 성공하진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에 대해 서술하기 앞서 몇 가지를 먼저 살펴본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조각가 피그말리온(Pygmalion), 그리고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의 창작 희곡 피그말리온(1912 완성, 1913년 독일어번역본 초간, 1914년 영어본 발표, 1916년 영어본 출간)과 연극 피그말리온(1913 비엔나 초연, 독일어, 1914 영국), 영화 피그말리온(1938, 레슬리 하워드와 웬디 힐러 주연)과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1956), 그리고 동명의 뮤지컬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1964)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키프로스의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여성을 혐오하여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상아로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하여 갈라테이아(Galatea)라는 이름을 붙이고 마치 아내처럼 생각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축제에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갈라테이아 같은 여인과 결혼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는데 아프로디테가 그 소원을 들어주어서 피그말리온이 집에 돌아와 조각상에게 입맞춤을 하자 사람으로 변하고, 그 둘은 결혼하여 아들도 두었다. 그 아들의 이름은 자신의 고향을 따서 파포스(Paphos)라고 지었으며, 키프로스의 남서부 해안도시 파포스엔 아프로디테의 탄생지로 알려진 바위 페트라 투 로미우(Petra tou Romiou)가 있다.

히긴스 교수에게 언어 특별훈련을 받는 일라이자. <마이 페어 레이디> 캡처(이하 동일)

자신이 만들어낸 창작품이 사람으로 변하고 또 그 창조물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 이 신화는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극작가들에게 꽤나 인기 있는 주제였다고 한다.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가 1912년에 쓰기 시작해 완성한 ‘피그말리온’은 5막의 희곡(Pygmalion: A Romance in five Acts)이다. 그는 스무 살 때인 1876년 아일랜드에서 런던으로 이주했다. 그의 어머니는 이미 런던에 와서 노래를 가르치고 누이는 뮤지컬에서 노래를 부르던 때였다. 

1964년 뮤지컬 영화(the film version of the musical My Fair Lady)의 줄거리
1912년 런던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코벤트가든 오페라하우스에서 시작된다. 관객이 쏟아져 나오는 시간, 갑자기 퍼붓는 소나기에 차를 못 잡아 우왕좌왕 한다. 빗물이 튀는 거리에서 남루한 차림에 코크니(Cockney) 억양의 거친 말투로 꽃을 파는 젊은 여성 일라이자 두리틀(Eliza Doolittle, 오드리 헵번 분)이 그곳에서 음성학(phonetics) 전문가인 헨리 히긴스 교수(Professor Henry Higgins: 렉스 해리슨 분)와 인도 방언 연구자 피커링 대령(Colonel Hugh Pickering, 윌프리드 하이드-화이트 분)을 우연히 조우하게 된다. 그 둘도 서로 이름만 알았다가 그곳에서 만나서 피커링 대령은 히긴스 교수의 집으로 초대받는다.

코벤트가든 오페라하우스에 앞에서 조우한 피커링 대령과 헨리 히긴스 교수, 일라이자 두리틀.

일라이자는 ‘자기가 가르치면 빈민가 처녀도 귀부인처럼 말하게 될 수 있다’는 히긴스 교수의 말을 기억하고 다음날 윔폴가(街) 히긴스 교수 댁을 방문한다. 거리 모퉁이에서 꽃을 파는 수준을 벗어나 꽃가게 점원이 될 수 있도록 우아하게 발음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수업료는 내겠다면서 제시한 금액에 대해 히긴스 교수는 소득수준에 비추어 어마어마한 수업료라면서 일라이자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피커링 대령은 성공하면 그 수업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한다.

둘은 ‘신분이 낮은, 거친 언어를 사용하는 여인에게 언어 교육을 시켜 6개월 내에 대사관 파티에서 우아하고 세련된 귀부인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내기를 하게 된다. 
“이 여자가 사용하는 형편없는 영어를 보세요. 그녀를 평생 동안 시궁창에 가두어 둘 영어입니다. 글쎄요, 3개월이면 대사관 가든 파티에서 그 여자를 공작 부인으로 변신시킬 수 있습니다.(You see this creature with her kerbstone English: the English that will keep her in the gutter to the end of her days. Well, sir, in three months I could pass that girl off as a duchess at an ambassador’s garden party.)”


며칠 후, 일라이자의 아버지 알프레드 두리틀(Alfred P. Doolittle, 스탠리 할로웨이 분)이 찾아와서 아버지로서 권리를 주장하며 5파운드를 요구한다. 협박인 줄 알았으나 그는 10파운드를 주는데도 5파운드만 받아갔다.
“내가 요구하는 것은 아버지로서의 권리뿐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내가 그녀를 공짜로 보내주기를 기대한 마지막 남자입니다. 당신이 정직한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거버너(Governor), 당신에게 5파운드 지폐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나에게 일라이자는 무엇입니까?”
“나는 기꺼이 당신에게 말할 것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I’m willing to tell you. I’m wanting to tell you. I’m waiting to tell you.)”
“중산층 도덕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에 대한 변명일 뿐이야…(What is middle class morality? Just an excuse for never giving me anything….)”, “나는 자격이 있는 척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자격이 없다.(I ain’t pretending to be deserving. I’m undeserving.)”
청소부(dustman)가 레토릭을 쓰면서 중산층 윤리를 말하는 그의 접근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은 히긴스 교수는 도덕을 연구하는 단체에 그를 추천한다.

일라이자는 독신자인 히긴스 교수 댁에 머물면서 특별훈련을 받는다. 녹음기를 틀어 놓고 지속적으로 반복하거나 입에 사탕을 물고 발음을 연습하는 등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교육이 시작된 지 몇 달 뒤, 도저히 개선의 기미가 안 보여 거의 포기 상태이던 어느 날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히긴스 교수와 피커링 대령은 일라이자를 애스콧 경마장(the Ascot racecourse)에 데려간다. 히긴스 교수의 어머니인 히긴스 부인, 아인스포드-힐 부인과 그녀의 아들 프레디 등 모두가 숙녀복 차림인 일라이자의 세련되고 아름다운 외모에 반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코크니 억양을 일부 섞어 사용한다. 좀 더 훈련 후 마지막으로 대사관 파티에 일라이자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헝가리의 언어학자가 일라이자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보고 헝가리의 귀족 출신이라고 판단한다. 
이렇듯 우여곡절 끝에 히긴스는 일라이자를 귀부인처럼 만드는 데 성공한다. 일라이자가 성공적으로 실험에 통과한 후, 히긴스 교수와 피커링 대령은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기뻐한다. 그러나 이들은 일라이자의 변신에 대해서는 무심하고, 그들의 무관심은 일라이자를 화나게 한다. 이들의 대화에서 자신이 단지 실험 대상으로만 취급됐다는 사실을 깨달은 일라이자가 히긴스 교수에게 그동안 눌러 참았던 화를 내게 되고, 그녀는 히긴스 교수의 집을 떠난다.
자신의 집을 떠난 일라이자를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던 히긴스 교수는 피커링 대령과 함께,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분통해 하며 얘기한다. 그런데, 일라이자가 바로 그곳에 있었다. 결국 다시 마주치게 된 일라이자와 히긴스 교수는 다시 한바탕 설전을 벌인다. 일라이자는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상류층에 속할 수도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 히긴스 교수는 발음을 바꾸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고 자신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귀부인과 꽃 파는 여자의 차이는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니고 어떤 대접을 받느냐에 있어요.(The difference between a lady and a flower girl is not how she behaves, but how she’s treated.)”

- 원작에서는 일라이자가 히긴스 교수에게 자기를 말만 번듯하게 하는 괴물로 만들어 놓았다고 말한다. 히긴스는 어떻게 자기에게 그런 말을 하냐며 다투고 파국적인 엔딩으로 끝난다.

버나드 쇼는 피그말리온의 서문(A professor of phonetics)에서 이 희곡을 쓴 이유를 다음처럼 서술했다.
“영국인들은 스스로의 언어를 존중하지 않으며, 아이들에게 그것을 말하는 것을 가르치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바르게 쓰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모든 것이 아니지만 자음에만 동의된 음성 가치가 있는 오래된 외국 알파벳으로는 바르게 읽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사람도 그것을 읽고 어떤 소리가 나는지 스스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영국인이 다른 영국인을 경멸하지 않고는 입을 열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유럽 언어는 이제 외국인에게 흑백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영어와 프랑스어는 영국인과 프랑스인에게조차 접근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개혁자는 정열적인 음성 애호가(an energetic phonetic enthusiast)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런 사람을 대중 연극의 영웅으로 만들었습니다.”

극에 묘사된 런던의 주요 장소들
· 메이페어(Mayfair)는 옥스포드 스트리트(Oxford Street), 리전트 스트리트(Regent Street), 피카딜리(Piccadilly)와 파크 레인(Park Lane) 사이에 있는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시의 하이드파크(Hyde Park) 동쪽 가장자리를 향해 있는 런던 웨스트 엔드의 풍요로운 지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지역 중 하나다. 훗날 상류층 주거지역으로 조성되었다. 
·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은 런던의 세인트 마틴스 레인(St Martin's Lane)과 드루리 레인(Drury Lane) 사이의 웨스트 엔드(West End) 동쪽에 있는 지역이다. 중앙 광장의 이전 과일·채소 시장, 현재 인기 있는 쇼핑 및 관광 명소, 그리고 ‘코벤트 가든’으로 알려진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연결되어 있다.
· 세인트 폴 교회(St Paul’s Church, Covent Garden)는 런던 중심부의 코벤트 가든 베드포드 스트리트에 위치한 영국 성공회 교구 교회다. 1631년 4대 베드포드 백작이 ‘신사와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건물’을 만들기 위해 이니고 존스(Inigo Jones,1573~1652)에게 의뢰해 설계했다. 이 교회는 코벤트 가든의 교구 교회일 뿐만 아니라, 연극계와 오랜 인연으로 ‘연기자들의 교회’라는 별명을 얻었다.
· 1633년에 완공된 세인트 폴 교회는 종교 개혁 이후 런던에 지어진 최초의 완전히 새로운 교회였다. 확실한 문서 증거는 부족하지만 디자인과 광장의 배치는 17세기부터 이니고 존스의 디자인에 기인한다. 호레이스 월폴(Horace Walpole)에 의해 기록된 자주 반복되는 이야기에 따르면, 베드포드 경은 존스에게 “헛간보다 훨씬 낫지 않은” 단순한 교회를 디자인할 것을 요청했고 아키텍트는 “그렇다면 영국에서 가장 멋진 헛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 햄튼 코트 궁전(Hampton Court Palace)은 템스 강의 리치먼드(정확히는 런던 버러 가)에 있는 잉글랜드의 옛 궁전이다.
· 토트넘 코트 로드(Tottenham Court Road, 때때로 TCR로 약칭됨)는 런던 중심부의 주요 도로로, 거의 전체가 캠든의 런던 자치구 내에 있다. 극중 프레디의 어머니인 아이스포드-힐(Mrs. Eynsford-Hill)은 이곳에 살고 있다.

세인트 폴 교회 건물(St Paul, Covent Garden[1631~1638]) © Steve Cadman

· 애스콧 경마장(Ascot Racecourse)은 영국 버크셔주 애스콧에 위치한 이중 목적의 영국 경마장으로 서러브레드 경마장으로 사용된다. 이곳은 영국의 36개 연례 플랫 그룹 1 경마 중 13개와 3개의 1등급 점프 경주를 개최한다.
· 윔폴 스트리트(Wimpole Street)는 런던 중심부의 메릴본(Marylebone)에 있는 거리다.
· ‘윔폴 스트리트 27a’는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과 뮤지컬 각색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 헨리 히긴스의 주소(Fictional residents)로 설정되었다.
· 윔폴 스트리트(57 Wimpole Street)는 제인 애셔와의 관계 동안 1964~1966년 애셔 가족의 집에서 살았던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와 같은 몇몇 유명인의 주택이었다.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는 이곳 지하실 앞 방에서 ‘I Want to Hold Your Hand’를 썼고, 매카트니는 집 꼭대기에 있는 상자 방에서 ‘Yesterday’ 곡을 썼다고 한다.

음악과 리릭
"Why Can't the English Learn to Speak?" (Rex Harrison, Audrey Hepburn, Wilfrid Hyde-White)
"With a Little Bit of Luck" (Stanley Holloway)
"Ay not I,
O not Ow,
Don't say 'Rine', say 'Rain'
The rain in Spain stays mainly in the plain!"
이듬해 아카데미상 12개 분야에 지명되어서 오스카상 최우수상을 포함해 8개 분야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고, 그 중 앙드레 프레빈(André Previn, 1929~2019)지휘의 연주가 Best Score–Adaptation or Treatment 분야로 포함되었다. 


다음 호는 에드먼드 굴딩(Edmund Goulding, 1891~1959) 감독의 <면도날(1946/the Razor’s Edge, based on the 1944 Novel by W. Somerset Maugham)>을 다룬다. 

 

글. 조인숙 Cho, In-Souk 건축사사무소 다리건축

 

조인숙  건축사·건축사사무소 다리건축(1986~ 현재)

·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졸업(공학사)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수료(건축학 석사/건축학 박사)
· 건축학 박사논문(역사·이론 분야):  한국 불교 삼보사찰의 지속가능한 보전에 관한 연구
· 독일 뮌헨대학교(LMU) 및 뮌헨공대(TUM) 수학(교환장학생)

choinsou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