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건축사들의 자각과 발언을 기대하며 2023.1

2023. 1. 20. 17:45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

Looking forward to the awareness and remarks of architects in 2023

 

2023년의 첫 글이다. 고민하다가 건축사라는 직업에 대한 여러 생각을 말해보기로 했다.
2018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약 6년째 편집국장을 하면서 개인적 캐릭터를 벗어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건축사라는 직업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맡은 직책 때문인지 설계산업 전반을 관찰하게 되고, 정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았다. 건축사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 변화 역시 목격했다. 이 과정에서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이 통과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건축설계산업에 종사한다는 개념이 생각보다 많이 열악함은 익히 알았지만, 실상은 더 낮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문지방이 의무가입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길 희망해 본다.
신년을 맞아 가장 먼저 건축사들의 경제적 지위와 관련된 환경 변화를 요구하고 싶다. 건축사들의 업역은 국가정책에 많이 휘둘린다. 주거를 비롯한 각종 건축과 도시 정책들은 건축사들의 생존에 직결된다. 그런 정책 방향에 대다수 건축사들은 소외되어 있다. 건축은 여타 산업과 달리 인문적 시각이 반영되며, 트렌드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사회적 명성에 가치가 인정받는 독특한 분야다. 기술적 바탕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 건축사 산업구성은 90%에 이르는 대다수가 10인 미만의 중·소규모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제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역대 어느 정부도 건축정책의 방향과 비전에 90%의 건축사들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눈 씻고 찾아봐도 90%의 중소건축사사무소에 대한 전략과 정책이 전무하다. 대부분 국가 정책으로 발표되는 내용들은 대형 혹은 엔지니어링 중심이다. 규모가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설계 참여 조건으로 재무제표와 회사 규모를 요구한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유별난 능력을 가진 프랑스 정치가들은 이런 내용을 안 보는 듯하다. 2022년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 상영된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건설기>를 보면, 국제설계공모에 나 홀로 건축사가 당선되었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계약하고 그 뒤로 부랴부랴 합종연횡의 조직을 만들고, 정명훈 지휘자의 파리 오케스트라 연주로 개관식을 열었다. 그뿐일까? 2022년 크리스찬 디올의 패션쇼로 유튜브 조회 수가 상당했던 이화여대 ECC관을 설계한 프랑스 도미니크 페로의 국제건축계 데뷔작은 프랑스 국립 도서관이다. 건축면적만 365,178제곱미터의 27층 규모로, 4개동으로 예산만 1조가 넘게 들어간 국가 프로젝트였다. 도서관 당선 시의 도미니크 페로의 사무소는 직원이라고 해봤자 몇 명 안 되는 소규모 아틀리에였다. 이전 설계실적이래봤자 학교 증·개축이 전부였다.
우리나라는 완전히 불가능한 도전이다. 제출물 자체에 엄청난 차이가 있고,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런 아틀리에는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행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유럽이 다른 존재인 것일까? 그렇지 않다. 다양한 네트워크 시스템과 코드화된 데이터들의 구축은 그를 가능하게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설계 상세 표준 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건축사들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정보표준화 센터야말로 개인 건축사를 세계시장의 리더로 키울 수 있는 중요한 경영 환경적 발판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가 무심하다면, 시장 주체인 건축사들과 건축대학 구성원들이 함께 소리치고 나서야 한다. 2023년에는 우리의 목소리를 세상에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

 

 

 

 

 

 

 

글. 홍성용 Hong, Sungyong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