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채널로 만나고 경험하는 건축들 2020.12

2023. 1. 27. 09:05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Constructions, encountered and experienced on a new pathway

 

21세기에 들어선 지 20년이 되었다. 단순한 달력의 숫자가 아니라 사회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변화가 점차 피부로 와닿는 20년이다. 정말 이젠 21세기인 듯하다. 영화를 통해 건축을 이야기한 이유 중 하나는 1999년 ‘영화 속 건축이야기’ 서문에 언급했듯이 모든 건축을 우리가 만나고,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건축을 이해하기 위함이었다. 
 
영화는 다양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 진행된다. 우리는 이에 시선을 두고 감정이입하면서 공감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영화 속의 건축은 우리가 직접 손으로 만지지 않지만, 교묘하게 뇌의 기억과 혼합시켜 실제 경험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이에 주목해서 영화를 통한 건축을 대중에게 이야기하고,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유용한 이해 도구로 활용했었다. 실제 99년 이후 약 10년의 대학 강의에서 설계프로세스의 중요한 방식으로 활용했었고,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충분한 효과를 본 기억이 난다. 그만큼 영화라는 도구는 유용했다.

21세기. 1999년에는 없었던 새로운 정보전달 도구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진화를 거듭하고, 발전했다. 겨우 21세기 시작 20년인데, 우리는 이동하면서도 손안의 스마트폰을 통해서 수많은 뉴스와 영상들을 접한다.생각해보자. 우리가 경험하는 과정을 분해하고 분해하면, 눈으로 읽혀진 시·지각과 경험으로 축적된 정보, 지식이 합쳐져서 결론을 내는 것이다. 비록 손으로 만지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수많은 동영상들이, 다양하게 기록된 우리 뇌 안에서 시너지를 일으켜서 공간에 대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런 시간이다.

손 안의 동영상들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중이다. 건축도 예외가 아니다. 벌써 엄청난 채널들이 가상의 공간을 떠돌아다닌다. 특히 유튜브로 읽혀지는 수많은 채널들은 내게 간접 경험의 시간을 주기도 하고, 환상의 몰입을 유도하기도 한다. 당연히 교육 기능의 매력적인 채널도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서 연출된 동영상은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연출되기도 한다. 영화가 별거랴? 이야기를 가지고 이동하는 건축 자체가 매력적인 이야기 대상이다.

 

그런 수많은 동영상 중에 내게 건축의 학습도구이면서도 흥미진진한 전개 로 진행되는 채널이 ‘30x40 Design Workshop’이다. 이 신나는 채널은 내게 모형 만드는 법부터 다양 한 스케치 등 디자인에 대한 여러 가지를 알려주었다. 이런 것도 영상이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왜 나는 몰랐을까? 그중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Problems and Challenges(2018년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현역 건축사라면 십분 공감하는 내용들이다. 이 채널보다 조금 더 구체적 이고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언급이 많은 것은 ‘Show it Better’이다. 비슷한 채널로는 ‘How to Architect’도 있다. 아주 실질적이고 유용한 것도 많은데, 실무자에게 유용해 보이는 채널도 있다. 채널 이름이 조금 치열하긴 하지만 ‘Survivng Architecture’도 시청해보면 공부가 많이 된다. 설계공모할 때 참조하면 딱 좋다. 그밖에도 여러 채널들이 있는데 상당수 채널들은 테크니컬한 교육적 접근이다.

 

로컬 프로젝트처럼 건축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채널 중엔 전통적인 건축 잡지에서 운영하는 채널도 상당하다. 우선 ‘dwell’의 경우다. 워낙에 주택을 중심으로 발간하던 잡지답게 현대적 감각 이 뛰어난 주택 작품들이 중심이 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찾아보는 건축이라는 것이 주택과 동일시되기 때문에 이런 채널들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건축의 영어명 Architecture를 선점한 채널은 부동산 채널이다. 건축사들이 발이 느린 것? 아무튼 이 채널로 들어가보면 입이 떡 벌어지는 초호화 궁전 같은 고급 주택들이 연달아 나온다. 보다 보면 뉴포트라는 도시에 있던, 미친 것 같이 화려한 고급 주택들이 등장한다. 궁전이라는 수준을 뛰어넘는 정도의 고급 맨션들은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20세기 초반의 미국 부자들의 집들이다. 상상을 초월한 듯한 이런 고급 맨션들을 보여주는 채널 명칭이 ‘건축(Architecture)’이라는 것이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 그럼 조금 더 건축적인 채널들은 없을까? 우리나라 EBS에서 제작해서 호평 을 받고 있는 집 시리즈가 있고, 해외 방송이나 다큐들이 올라와 있는 경우도 많다. BBC의 매력적인 다큐들도 그렇고……. 국내외 건축사들이나 학도들이 즐겨 찾는 채널 중엔 인터넷 블로그로 시작해서 수많은 독자를 확보한 ‘Dezeen’이라는 채널이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돈으로 바른 초호화 럭셔리 주택만 이슈로 하는 것이 아닌 보다 포괄적이고 건축하는 이들이 고민하는 수많은 결과물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채널이 다. 이 채널에 등장하는 건축이나 다양한 정보들은 발상의 전환만큼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준다. 최근에 올라온 채널을 보면 아서 마모우 마니(Arthur MamouMani)의 3D 프린트로 제작되는 건축에 대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비정형 건축은 고정된 건축을 넘어서서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사람에 대해 반응하는 건축적 요소들을 찾아내고 도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특정 주제나 건축에 대한 집중적인 관찰과 사용자들의 행위들을 통해서 한마디로 ‘삶’이 있는 건축에 대한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건축이 사람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는 대상,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이런 시각은 가장 건축적인 접근이 아닌가 싶다. 건축사들의 설계 의도가 어떻게 되었건, 실제 그 공간을 활용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의 해석과 이용은 사람이 사용하기 전까지 고민하는 건축사들의 입장에서 매우 유용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멕시코에 세워진 Boys and Girls Club in Mexico를 보면 아이들이 공간을, 건축을 어떻게 함께 하는지 보여준다.

 

물론 건축 전문 채널답게 건축사들의 시선과 이야기도 드러내고 있다. 2020년 10월에 업로드된 프랑스 건축사 장 누벨이 설계한 사우디 아라비아 알루라 (AlUla) 사막 리조트가 한 예이다. 사막의 자연 지형과 일체화된 모양의 사막 리조트는 마치 지하동굴처럼 만들어진 SF같은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깊은 사암 절벽 내에 있는 이 리조트는 건축이 드러나지 않고, 원래 있던 자연의 일환으로 스며들어 있는 형태다. 이게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이를 지원하는 클라이언트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이런 내용이 동영상으로 우리에게 드러나지 않았다면 책으로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왜 곡될 수밖에 없는 정보가 된다. 19세기 말엽 유럽에 전시로 알려진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기하학적 스케치는 그의 유소니안(Usonian) 스타일과 유기적 건축관은 사라지고, 전혀 엉뚱한 미학적 해석으로 데스틸을 자극하면서 탄생시켰다.

 

 

 

 

 

채널명  Show it Better
내용  조금 더 구체적이고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언급이 많음
주소  www.youtube.com/c/ShowItBetternow/featured

채널명  Survivng Architecture
내용  설계공모할 때 참조하면 좋음
주소  www.youtube.com/c/SurvivingArchitecture/featured

채널명  How to Architect
내용  실무자에게 유용함
주소  www.youtube.com/user/howtoarchitect/featured

채널명  30x40 Design Workshop
내용  모형 만드는 법, 다양한 스케치 디자인 등을 다룸
주소  www.youtube.com/user/30by40/videos

채널명  enesyilmazer
내용  건축적 구경을 할 수 있는 부동산 중개인 채널
주소  www.youtube.com/user/enesyilmazer

채널명  The Local Project
내용  대자연과 어울리는 매력적인 건축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음
주소  www.youtube.com/c/TheLocalProject/featured

채널명  dwell
내용  현대적 감각이 뛰어난 주택 작품들 중심
주소  www.youtube.com/c/dwell/featured

채널명  Architecture
내용  20세기 초반의 미국 부자들의 집들
주소  www.youtube.com/channel/UCLfVKYLIuywtDYkzw8C0Gig

채널명  Dezeen
내용  포괄적이고 건축하는 이들이 고민하는 수많은 결과물과 이야기
주소  www.youtube.com/c/dezeen/featured

채널명  Archidaily
내용  우리나라 건축작품, 프리츠커상 중계 등 다양한 카테고리 보유
주소  www.youtube.com/c/ArchDaily/featured

채널명  Louisiana Channel
내용  건축을 비롯해 예술,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콘텐츠 보유
주소  www.youtube.com/user/TheLouisianaChannel

 

과장된 이해와 해석이지만, 이동하면서 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 채널의 존재는 건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런 매체와 쌍벽을 이루는 매체로는 ‘아키데일리(Archidaily)’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많은 건축사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들을 올리면서 애용되는 온라인 다 채널이기도 하다. 프리츠커 상을 중계하는 채널이기도 한데, 다양한 카테고리로 분화하고 있는 중이다. 다양한 건 축사들과 인터뷰를 통해서 쉽게 만나고 접하기 어려운 그들의 육성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도 하고, 국제적 건축계 토론과 내용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그런가하면 국가별 채널도 운영해서 우리의 시각을 다양하게 확장시켜주기도 한다.

 

굳이 유튜브로 찾아서 건축을 보는 이유가 건축 경험과 감동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크다. 제작된 언어의 차이는 있지만, 동영상으로 만나는 수많은 건축의 장면들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들의 시리즈 중 하나인 아키데일리 경험(ArchDaily Experience) 코너는 여러 건축 작품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공간의 다양성, 깊이 감, 빛에 대한 변화, 확장성 등등 수많은 건축디자인의 요소들을 집중해서 보여주는 디테일적 시각이 있다. 건축이 전체와 부분의 조화와 균형, 리드미컬한 배열 등의 여러 요소들의 집합체라고 할 때, 각각의 작품들에서 드러나는 이런 부분 부분들에 대한 동영상은 공감과 감정이입을 자극하는 훌륭한 방식이다. 건축에 집중되지 않지만, 예술이나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콘텐츠를 가진 ‘Louisiana Channel’ 역시 훌륭하다. 당연히 건축사들 이야기가 있는 내용들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 다. 질투 날 정도의 재능을 가진 당대 최고의 스타 건축사 Starchitect Bjarke Ingels 인터뷰도 보게 되고, 노년에도 끝없는 도전과 모험을 하고 있는 노만 포 스터(Lord Norman Foster)를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채널의 다양한 구성은 건축하는 과정에선 서로 다른 자극제이기도 하다.

 

영화라는 주제로 ‘영화 속 건축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으나, 영화의 형식이 다큐 멘터리 형식을 빌려오기도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영상화된 건축의 다양한 시선을 볼 필요도 있다. 오히려 그게 더 유용할 수도 있고, 한발 더 나아가 영상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건축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새로울 수도 있다. 다양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미 이런 시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Happy Hour!

 

 

글. 홍성용 Hong, Sungyong 본지 편집국장

 

 

 

홍성용 본지 편집국장

 

홍성용은 건축사(KIRA), 건축공학 박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건축의 크로스오버를 오래 전부터 주장했다. 국내 최초의 영화 와 건축을 해석하는 <영화속 건축이야기, 1999> 을 시작으로 여행기, 마케팅을 연구했다. 건축사로 최초의 경영서적인 <스 페이스 마케팅 2007>을 삼성경제연구소를 통해 출간하였고, 도시경쟁력 연구인 <스페이스 마케팅 시티, 2009>, 그리고 2016년 <하트마크>를 출판했다. 신사동 임하룡씨 주택, 근생 멜론 등 다수의 건축작품과 인테리어 작품들이 있다.

 

 

ncslab@ncsarchitec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