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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는 힘이 있다 2019.6
Flowers have power “너는 엄마가 왜 너를 낳았을까? 생각해 본 적 없어?” 올해 여든 일곱이 된 노모가 물었다. 내심 효도 관광이라 생색내며 찾은 강릉, 바다가 보이는 호텔 레스토랑에서였다. “아니, 한 번도 없어. 하하 여태 잘 살아서 그런가?” 나는 짐짓 명랑하게 대답했다. “나는 엄마가 뭐 하러 나를 낳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무슨 소리야, 할머니가 엄마를 낳았으니까 우리들도 태어났고 손자, 손녀들도 태어나서 잘 살고 있잖아. 엄마가 없으면 우리 전부 없는 건데 ‘뭐 하러’라니?” 엄마의 엄마인 할머니는 엄마가 겨우 백일 무렵에 돌아가셨다. 분유도 없던 시절에 엄마가 살아 남은 건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 때 구에서 가장 노령의 장구 고수였고 노래교실..
2022.12.22 -
정신 위에 지은 공간, 한국의 서원 2019.6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드디어 ‘한국의 서원’ 9곳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 재가 확실시되었다는 것. 조선시대 성리학의 전파를 이끌고 건축의 정형성을 갖 추었다는 점이 서원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로 제시됐다. 한국의 서원은 유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삶을 가르치고자 했다. 그리고 제 향자의 정신을 건축으로 구현해 유생들이 공간 속에서 그의 삶과 사상을 체험하 게 했다.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이 ‘정신 위에 지은 공간’의 가치를 전 세계에 인정받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서원 건축을 주도한 성리학자들은 서원을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니라 천인합일 의 경지에 이르는 수양처로 이해했다. 그들이 설계한 서원은 크게 유식과 강학, 제향 공간으로 구분된다. 유..
2022.12.22 -
건축물부문 2022.12
Completed Building Section
2022.12.21 -
신진건축사부문 2022.12
Rising Architect Section
2022.12.21 -
지극히 개인적인, 한국 건축에 대한 불온한 생각 2022.12
Extremely personal, rebellious thoughts about Korean architecture 고백하건대 나는 지극히 세속적인, 상업적 목적 가득한 전략적 브랜딩 건축을 하며 살고 있다. 그런 입장에서 월간 편집국장으로서 수시로 찾게 되는 국내 건축작품들을 보는 즐거움은 상당하다. 상업적 목적이 강한 건축이 아닌 고매하고 순수하고 조각 같은 건축들을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유명 건축잡지에 실리는 최근의 한국 건축들은 지극히 팬시하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다. 젊은 시절 술자리에서 논하던 객기 어린 우리 건축의 어색함은 상당히 사라지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는 매끈함과 세련됨을 보여주 고 있다. 가끔 옥에 티처럼 어울리지 않거나 거친 디테일에 아쉽기도 하지만, ‘..
2022.12.21 -
가리봉동의 겨울 2022.12
Winter in Garibong-dong 가리봉동은 1960~70년 대 산업화 현장의 중심지였고, 지금은 중국교포들이 모여 사는 서울의 대표적 글로벌 지역이다. 한때 공단 근로자들의 낙후된 주거환경이었으나 지금은 구로, 가산 디지털 단지와 G-Valley의 비전이 도시재생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한 겨울을 맞아 가리봉동의 꿈은 다세대, 다가구의 주거지 골목 언덕길에도 함박눈처럼 소복하게 쌓여간다. 임진우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jinwoo.lim@junglim.com www.instagram/jinu6216 종이 위에 펜과 수채, 2017 pen & watercolor on paper 240*320mm
202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