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동인 건축사사무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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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군재(山君齋) 2024.8
King of Mountain 신박한 경험 건축주는 첫 미팅 후에 “이런 집을 짓고 싶어요”라며 한 웹 사이트의 링크를 보내왔는데, 들여다보니 한 포털사이트에서 연재 중이던 ‘호랑이 형님’ 이라는 유명 웹툰이었다. 그동안 만나 왔던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자신들의 로망을 담은 사진이나 글, 혹은 서툴지만 원하는 내용이 담긴 기초설계안들을 건네곤 했는데, 웹툰을 건넸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신박했다. 건축주가 보내온 장편의 웹툰을 반쯤 읽었을까, ‘이런 집을 짓기를 원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왔고, 단번에 분석, 조닝, 평면, 3D까지 완성되었다. “혹시 원하셨던 것이 이런 집인가요?” 첫 계획안을 펼쳐놓고 묻자, “와~ 마음에 쏙 들어요. 이대로 짓죠” 하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계획안은 단 한 차례의 ..
2024.08.31 -
명륜동 네박공집 2022.8
Myeongryun-dong four-perforated roof 하마비(下馬碑) 오래된 동네는 뭔가 다르다. 동네 입구에는 하마비下馬碑(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누구든지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표시)가 있었고, 3.1운동 집결터 등의 안내문에서 이 동네의 역사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비석과 표식 외에 3~4층의 다세대 주택이 이미 점령한 동네는 어디에서도 역사를 읽을 수가 없었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이다…. 산업화 이후 1990년대까지, 우리의 오래된 동네들이 이렇게 변했다. 이 오래된 동네에 현재 우리의 삶은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나? 이 프로젝트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집합주택의 연접 방법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모여 살기 두 필지가 연접해 있는 부지는 사업성을 위해 ..
2023.02.22 -
카멜레_존 2020.7
Chamele_zone Chapter1. Identity - 상수역을 중심으로 확장해 가는 상업 街路의 정체성 분석 카멜레존(Chamele_zone)은 젊은 기업의 사옥겸 쇼룸이다. 온라인에 기반을 둔 이회사의 성장세는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설계도중 인접부지를 추가로 매입하였고, 준공할 때쯤은 늘어난 직원들 때문에 사무공간을 더 확장해야 하는 지경이었다. 이 변화무쌍한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설계자는 당혹스러웠고, 특히 쇼룸은 다양한 제품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그런 공간을 설계 해야 했다. 홍대부도심의 확장선상에 놓인 상수역 주변거리는 아직 그 성격이 애매모호 하여, 상수역을 중심으로 서측지역은 당인리 발전소의 공원화 계획과 함께 상업화가 많이 진행되었지만, 본 부지가 위치한 ..
2023.01.17 -
이연재(易然齋) 2020.7
Yi Yeon_Jae Prologue 모더니즘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시기에 시카고학파의 거장인 루이스 설리반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Form Follows Function.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이 말은 모던 디자인에서 중요한 이념으로 자리잡았으며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 말에 열광하며 자신들의 디자인 철학에 적용했다. 그러나 실무를 하면 할수록 과연 기능만이 최고의 덕목인가 하는 반문을 가지게 됐고, 얼마 전 건축 강의를 했을 때 강의 제목을 다음과 같이 정했다. “Form Follows Thinking. 형태는 사고를 따른다.” #1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이었다. “선생님이 설계하신 ‘검이불루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개념과 같은 집을 짓고자 합니다.” 어제 통화 내용이 ..
2023.01.17 -
마당 통하는 집 2018.9
Through Garden House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집은 남서울CC 내에 있는 고급단독주택단지 중 일부로, 그 중에서도 소위 말하는 명당 자리에 세워진 주택이다. 주변 산세와 어울리며 단아함의 극치를 이루는 우리 옛 건물, 종묘 정전과 해인사처럼 검 박한 아름다움으로 그 가치를 더하고자 했다. 상부의 외관은 치장이 없는 하얀색의 단순한 매스 형태를 띈다. 같은 스케일로 연속된 입 면이 나열되어 있으며, 떠 있는 매스는 주택 안의 마당과 레벨차이를 두고 열려있기 때 문에, 동쪽의 자연환경을 집으로 끌어 들이는 역할을 한다. 하부는 열리기도 막히기도 하 며, 담장 등에 따라 자연석 쌍기, 목재, 럭스틸이 공간에 따라 사용됐..
202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