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이야기(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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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답이다!” 2018.10
"The rice is the answer!" 전국의 들판에서 벼 베기 소식이 들려 온다. 8월에 벌써 수확해 추석 명절에 출하된 조생종 벼 를 제외하면, 지금 많은 논의 벼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벼는 기원전 2,000년경에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쌀은 통일신라 때 만 해도 귀족식품으로 인식되었고, 고려시대에는 물가의 기준이요 봉급의 대상이 될 정도로 귀중한 존재였다고 한다. 지금은 밥보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잡곡밥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귀리니 보리는 물론 렌틸콩, 퀴노아, 햄프시드 같은 희한한 이름의 곡식들을 쌀에 섞어 먹는다. 하지만 70년대만 해도 쌀이 부족해서 건강과 상관없는 이유로 혼식을 장려했다. 쌀소비를 줄이기 위해 분식을 ..
2022.12.08 -
이 여름, ‘시간을 달리는 남자’에게 배달시키고 싶은 것 2018.08
During this summer, I want to deliver it to 'the man who runs the time' 집을 나서기 전에 크게 심호흡을 했다. 창 밖의 쨍한 하늘과 쏟아지는 햇살은 111년 기상청 관 측이래 최고로 뜨거운 날씨를 예고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현관문을 열자 찜질방에 들어 선 듯한 열기가 훅 끼친다. 양산을 받쳐들고 걸었다. 보도블록에 전기장판을 깔아놓은 뒤 온도 를 최고로 올려놓은 것 같다. 혹시 상상력이 더위를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잠깐 지금이 한겨울이라고 생각해 봤다. 옷깃을 아무리 여며도 파고드는 한기를 막을 수 없어 잔뜩 웅크리 고 걷는 나. 마른 잎 한 장 달려있지 않은 앙상한 나뭇가지들. 얼어붙은 빙판길에 행여 미끄러 질까 조심스러운 발걸음...
2022.12.06 -
“여름은 짧아요, 꿈을 미루지 말고 현재의 삶을 살아요!” 2018.07
"Summer is short, Do not postpone your dreams, Live your present life!" 여름이 시작되었다. 언제부터인지 여름과 겨울이 다가오면 겁부터 덜컥 난다. 이번 여름은 얼 마나 더우려나, 올 겨울은 또 얼마나 혹독하게 추우려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는 것 같아서 한 계절 넘기는 것이 점점 더 힘들 어지고 있다. 여름의 전기요금과 겨울의 난방요금도 두 계절이 반갑지 않은 이유이다. 실제로 하루의 기온을 기준으로 헤아리는 여름과 겨울일수(日數)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니 두 계절이 유독 힘든 이유가 나이 탓만은 아닐 것이다. 내게도 분명 여름을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여름방학이 있는 달콤한 달력이 내 것이던..
2022.12.05 -
if? Life! 인생 안에 ‘만약’이 있다 2018.06
내가 처음 프로포즈를 받은 나이는 만 열 아홉 살이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버 린 J의 장례식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 날, 같은 독서 서클에 들어있던 우리들은 너무나 비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J의 죽음 앞에서 울지도 못하고 허둥댔다. 화장을 한 J의 뼛가루를 친구 들이 한 줌씩 나누어 산에 뿌렸다. 장례식에 입고 갈 검정색 옷이 없어 엄마 옷을 입을 정도로 새파란 나이였다. 영안실에서 주는 국밥이 목에 넘어가지 않는 미숙한 나이였다. J를 보낸 허망함에 남은 친구들은 소주를 마셨다. 두꺼비가 그려진 25도짜리 진로였다. 언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차마 할 수 없었다. J가 없는 독서 서클을 이어갈 수도 없을 것 같았다. 마셔도 취하지 않은 채 집으로 가는데, 함께 걷던 L이 다짜고짜 말..
2022.12.02 -
“시간이 최고의 계약입니다” 2018.05
"Time is the best contract" 5월 1일 현재 남한과 북한의 시간은 30분의 차이가 있다. 남한은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인 동경시를 사용한다. 북한은 광복 70주년인 2015년 8월 15일부터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표준시간을 정한 평양시를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서울이 오후 12시라면 평양은 아직 오전 11시 30분이다. 남북한의 표준시가 다르다는 사실을 나는 며칠 전 남북정상회담 뉴스를 보고 알았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 대기실에도 서울시간과 평양시간을 가리키는 시계 2개가 걸려있었고, 이를 본 김정은 위원장이 “가슴이 아팠다”며 표준시간을 남측에 맞추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약속했다는 것이다. 협정세계시(..
2022.12.01 -
어제를 끄고 내일을 켜다 2022.10
Turn off yesterday and turn on tomorrow 맑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졌다. 소나기였다. 서둘러 창을 닫았다. 닫히는 창문 틈을 비집고 바람이 훅 쏟아졌다. 창 넘어 보이는 나뭇가지들은 온몸을 떨며 바람을 맞고 있었다. 십여 분이나 흘렀을까? 땅이 채 흠뻑 적기도 전에 비가 그쳤다. 창문을 다시 열었다. 바람의 온도가 바뀌어 있었다. 뺨에 닿는 공기가 서늘했다. 가을이 코앞에 있었다. 불과 몇 분 만에 훌쩍 계절이 바뀌는 다리를 건너온 것 같았다. 나뭇잎이 우스스 서로 스치며 바스락 소리를 냈다. 나무들은 어느새 초록을 끄고 단풍을 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초록이 꺼지고 단풍이 켜지는 찰나!가 울컥 느껴졌다. 곧 천지에 단풍이 들겠지? 이어서 낙엽이 ..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