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스토리(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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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거대 건축 프로젝트의 종말? 2024.7
Paris Olympics, the end of mega-architecture projects? ‘올림픽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올림픽 개최 도시는 종목마다 최신식 경기장을 신축하고 전 세계에서 온 수만 명에 달하는 선수단과 기자들을 위한 선수촌과 방송미디어센터, 편의시설을 제공하느라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의 경우 13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쓴 것으로 추산한다. 당시 환율로 15조 9천억 원에 달한다. 올림픽 적자는 올림픽이 끝난 뒤 더욱 늘어난다. 많은 비용으로 건설하는 데 반해 활용도가 많지 않은 올림픽 주경기장이나 수영장 등의 관리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개최 도시는 막대한 적자가 나고 결국 그것을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게 된다. 지금까지 ..
2024.07.31 -
압축적으로 본 한국 앨범 디자인의 발자취 2024.6
A summary of the traces of Korean album design 서울생활사박물관에서 ‘서울의 젊은이와 대중가요’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한국 대중가요의 발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젊은이들이 어떤 경로로 대중가요를 감상하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축음기, 라디오, 카세트 녹음기, 휴대용 카세트 재생기, C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와 같은 음악 재생 장치, 그밖에 음악 감상 장소, 음악 관련 잡지와 소식지 등을 다룬다. 음악을 감상하는 미디어의 발전, 그리고 앨범 커버 이미지의 진화 과정을 함께 볼 수 있다. 미디어와 앨범 커버 이미지 사이에서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기술적인 발전과 함께 예술적 표현 역시 같이 발전하는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이..
2024.06.30 -
인공지능 vs 육체지능 2024.5
Artificial Intelligence vs Physical Intelligence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대결을 한 것이 벌써 8년 전 일이다. 두뇌 게임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은 이미 20세기 말에 성사된 바 있다. 1997년, ‘딥블루’라는 컴퓨터가 체스 세계 챔피언을 꺾었다. 그리고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과 대결한다고 했을 때 많은 바둑 전문가들이 바둑만큼은 인공지능이 사람을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왜냐하면 바둑은 체스보다 경우가 수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많을 뿐만 아니라 단순 계산을 넘어 맥락적 사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섯 번의 대결에서 이세돌은 겨우 한 판만을 겨우겨우 이겼다. 그 뒤에 세계의 수많은 고수들이 도전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2024.05.31 -
앨범 커버가 말하는 것은? 2024.4
What does the album cover say? 1980년대, 음악에 대한 정보라고는 라디오 방송이 거의 전부이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 당시로서는 거금을 주고 하나의 앨범을 선택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음반 가게에 가서 어떤 앨범을 살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음악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갈등이 일어나는 현상을 요즘 세대는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지금은 모르는 음악을 구매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음악은 유튜브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다 들을 수 있다. 그렇게 이미 확인한 음악 중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고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노래만을 1,000원 안팎의 돈을 주고 산다. 음악의 구매란 음원, 즉 디..
2024.04.30 -
모더니즘 시대의 여성 아키텍트와 디자이너 2024.3
Female architects and designers of the modernist era 21세기에 들어와 20세기 전반기 여성 아키텍트와 디자이너를 조명하는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지난 2016년에 개봉된 는 마르코 오시니가 감독한 다큐멘터리로서 1920년대 급진적인 모더니즘 시대에 활약한 여성 아키텍트이자 디자이너인 에일린 그레이를 조명하고 있다. 에일린 그레이는 1920년대 프랑스에서 르 코르뷔지에보다 먼저 강철관 가구를 발표했다. 1925년 바우하우스의 마르셀 브로이어가 최초로 강철관 의자 B3 의자를 발표한 뒤 강철관이라는 재료는 모더니스트들의 전가의 보도가 되었다. 그레이는 1920대 중반 강철관 가구를 디자인하고 자신의 별장을 꾸미는 데 사용할 정도로 선구적이었다. 하지만..
2024.03.31 -
몸은 말보다 정직하다 2024.2
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을 보면, 두 주인공인 전두광과 이태신이 만나는 장면이 있다. 이때 키가 큰 이태신(정우성 역)이 전두광(황정민 역)을 내려다보고 전두광은 이태신을 올려다본다. 화면에 한 사람만 등장할 때 이태신은 앙각촬영, 즉 낮은 곳에서 올려다보는 각도로 촬영하고, 전두광은 부감촬영, 즉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로 촬영한다. 두 사람을 함께 보여주는 장면에서 전두광은 이태신을 올려다보는 것이 싫은지 눈을 마주치지 않고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이야기를 한다. 물리적인 키 차이가 정신적인 키 차이는 아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그런 신체 차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에서 그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기도 한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연출한 1989년작 ..
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