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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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오딧세이 ⑤ 위기에 직면한 서울의 첫 주상복합 건물군 2023.10
City Odyssey ⑤ Seoul's first residential-commercial complex facing a crisis 서울 도심 한가운데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차단벽 같은 거대 건물군이 있다. 8개 건물을 통칭하는 ‘세운상가’다. 이중 현대상가는 녹지 축 조성계획에 따라 2009년 헐렸다. 낡고 쇠락해 이제 노년에 접어든 이 집들을 희롱이라도 하듯, 세운상가 주변은 온통 공사판이다. 쿵쾅거리는 공사 소음에 ‘역시 서울!’이라는 자조적 현실을 깨닫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거대한 소음에, 이곳 역시 아득한 시공간으로 파묻혀 사라지는 중임을 실감한다. 그러함에도 이곳엔 아직 소리가 살아있다. 상인들의 외침과 오밀조밀한 작업장이 만들어 내는 소리다. 소리가 살아있다 함은, 공간..
2023.10.31 -
피네이션 신사동 사옥 2023.2
P NATION Bldg. 본 작품은 엔터테인먼트 사옥으로서 창의성, 공간활용성과 각 층간조닝의 구분이 명확해야 하기에 업무의 기능을 구성하는 공간, 예술을 창조하는 공간의 구분에 중점을 두었다. “창의적 사고는 경직성을 띄지 않고 물 흐르듯 유연해야 한다.” 크리에이터의 가장 기본이 되는 명제가 본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피네이션 사옥은 가수 싸이가 처음 시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요람으로, 작품을 시작할 때 건축주의 요구사항인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한 유연한 건축물’을 구현하려 노력하였다. 창의적 작업에 열을 쏟는 누구에게도 거슬리지 않을, 절제된 곡선의 입면 디자인과 내부 동선의 흐름, 각 스튜디오, 녹음실, 연습실, 지원부서, 업무공간들이 구분되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2023.02.17 -
LG아트센터 서울 & LG디스커버리랩 서울 2023.2
LG Arts Center Seoul & LG Discovery Lab Seoul LG아트센터 설계·감리 총괄 맡은 ‘간삼건축’ 안도 다다오의 디자인 설계로 구현 Design Concept ① 공원과 광장으로 열린 공간, ② 예술과 과학의 공존→시너지 효과, ③ 튜브→공원·예술·과학의 융합, ④ 창작의 계곡→다양한 프로그램의 연계 이 건물은 정비 중인 마곡 공원 핵심 시설의 하나로, LG아트센터와 LG사이언스홀 두 가지 시설로 구성돼 있다. 두 시설을 주변의 흐름과 환경에 배려하며 균형 있게 배치하고,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단정하게 하여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형태를 목표로 했다. 건물은 약 100미터×100미터의 정방형 평면 형상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그 대각선 축이 남북과 동서 방향이다. 동측으로 ..
2023.02.17 -
S 갤러리 2023.2
S-GALLERY 대지 _ 대지는 서울 숲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 일반주거지역이다. 일조권을 적용받고 있고, 가각전제가 되어야 하는 대지이다. 두 개의 큰 법적인 요소가 건물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되었다. 일대의 여러 상권이 매우 발달해 있고, 메인 가로의 시점이자, 중심점으로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대지가 갖는 물리적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본 대지에 건축주가 운영하는 소규모 사설 갤러리와, 주거를 담는 프로젝트이다. 형태 _ 가각전제의 방식을 기존의 일반적인 날카로운 둔각의 기하로 풀지 않고, 곡면 처리하여 부드러운 형상을 통해 거리에 시지각적인 유연함을 부여하고자 했다. 전체 동단지의 입구의 위상을 가지며 메인 가로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대지이기에, 가로로 열린 개구부들과 함께 형..
2023.02.17 -
은행나무(誾烆娜廡) 2023.2
Yeoksam Commercial Renovation 기존에 카센터와 우유대리점으로 사용되던 건축물은 자그마한 근린공원(역삼 은행나무 공원)을 바로 길 건너에 두고 있었다. 리모델링될 건축물이 공원을 비롯해 인접한 장소들에 어떻게 하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공원은 밤이 되면 많이 어두웠는데, 건축물의 정면이 이러한 공원을 밝히는 장치로 활용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입면의 창을 통해 나온 빛들이 어두운 공원을 감싸며 다다를 수 있는 형태로 계획했다. 처음에는 입면 전체가 조명이 될 수 있게 계획하였으나, 비용 등의 현실적 이유로 적극적인 실현은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리모델링된 건축물과 공원은 여전히 단단한 상호보완적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관계성에서 도출된 곡면..
2023.02.17 -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2021.5
'Baeksa Village', the last shantytown in Seoul 백사마을의 마지막 봄 코로나 여파가 2년째 계속되는 가운데 또다시 봄을 맞았다. 그래도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고 꽃은 무심한 듯 피어났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에도 봄이 왔다. 서울의 동북쪽 끝 불암산 자락에 있는 이곳은 노원구 중계동 산 104번지(현재는 중계로 2다길)라서 백사마을로 불리고 있다. 1967년 당시 개발을 이유로 정부에서 청계천 등 판자촌에 살던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켜 마련해 준 보금자리다. 8~20평 남짓한 허름한 집 1,200여 가구의 절반 이상이 현재 빈집(공가)으로 남아있다.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재개발을 앞두고 내년에 착공 예정이라고 하니 어쩌면 지금의 모습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백..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