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직(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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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유성의 풍경 2025.5
Scenery of Yuseong 대전 유성 풍경을 그린다. 출장을 왔다. 숙소에서 내려다보이는 것을 그린다. 아파트가 촘촘히 모여 먼 풍경을 이루고 갑천에 만년교, 계룡대교, 도솔대교, 도안대교 등 몇 개 다리가 걸쳐 있다. 차들이 아침부터 씽씽 달린다. 관광지 호텔들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지어진 시기의 유행을 따르고 있다. 옥상에 광고탑에는 오피스텔 분양 광고와 병원 광고가 커다란 면을 차지하고 있다. 큰길에 접한 커다란 부지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은 어려운 경기 속에도 활기가 있어 보인다. 3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열차를 타기 위해 대전역에 왔다.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 간판을 내건 쌍둥이 글래스커튼월 건물이 철도도시 상징처럼 서 있다. 글·그림 이관직 Lee, Kwanjick (..
2025.05.31 -
[여행스케치] 이스탄불 골목과 사라이부르누 공원에서 2025.2
In the Alleys of Istanbul and Sarayburnu Park 이스탄불을 걷는다. 아야소피와 블루모스크 부근, 비치에 가기 전에 잠시 조용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수천 년 유적들 주변에 3, 4층의 집들로 이루어진 휘어지고 경사진 골목 풍경도 아름답다. 히사르(Hisar)라는 카페에 앉아 골목 풍경을 본다. 붉은 자주색 벽의 집이 인상적이다. 터키식 커피를 마신다. 단맛이 가미된 에스프레소 같다. 밖에 있는 테이블로 나와 앉았다. 마르마라해 방향에서 비추는 햇빛으로 굴뚝 그림자가 대각선으로 지붕에 뻗어 있다. 바다 쪽으로 걸었다. 골목은 수백 년 되었을 울툴불퉁 피쉬스케일 문양 사괴석 포장이다. 사라이부르누 공원(iBB Sarayburnu Park)에 이르렀다. 앞의 바다가 골든..
2025.02.28 -
[여행스케치] 영주 무섬마을 만죽재 고택 2024.11
Yeongju Museom Village Manjukjae Old House 영주역이 KTX역으로 바뀌고 서울에서 두 시간 걸린다. 20여 년 전 경륜훈련원 설계로 현장을 오려면 하루 종일 걸렸다. 무섬마을은 영주역에서 승용차로 20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 무섬은 물에 떠있는 섬이라는 뜻으로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이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뱀처럼 둥글게 휘돌면서 섬 모습으로 고립된 곳에 1666년 처음 집을 지어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마을 여러 곳이 한옥 숙소로 운영되고 있다. 박제된 여느 민속촌과는 다르게 무섬마을은 주민도 거주하고 살림 냄새가 난다. 가장 오래된 집인 만죽재에서 모임을 가졌다.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전망 좋은 별채에서 묵었다. 아침에 일어나 남쪽으로 난 문을..
2024.11.30 -
[여행스케치] 그리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보다 2024.8
View the Parthenon on the Acropolis, Greece 두근거리는 기대 속에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계단을 오른다. 천 년을 넘게 버텨온 미끄러운 대리석 계단을 오른다. 발 한번 보고, 위 한번 쳐다보고. 두터운 대리석 덩어리들이 쌓인 불레의 문과 아그리파 기념비를 감동하며 바라본다. 오른쪽은 아테나 니케 신전이 높게 서있다. 드디어 강력하게 버티고 있는 파르테논 신전이 나타났다. 육중함과 날렵함을 함께 가지고 있다. 주초 없이 3단의 기단에 올라서 있는 전면 8개의 기둥이 육중한 도리아 주두를 이고 있고, 그 위에 손상된 흔적의 엔터블리처가 기둥을 연결하며 테두리 보를 이룬다. 측면은 17개, 전체 46개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둥 열한 겹 안에 신상 영역이 있다. 디귿(..
2024.08.31 -
[여행스케치] 도갑사와 해탈문 2024.5
Dogapsa Temple and Haetalmun Gate 지난여름에 영암 도갑사를 갔었다.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을 비롯한 종이, 도자기 등 백제 문화를 전파한 구림 마을 왕인박사를 기념하는 성기동 관광지에서 출발해 한 시간 반 산길을 걸었다. 통일신라 말기 비보풍수를 창시한 도선국사가 월출산 큰 절인 도갑사를 창건했다. 절 입구 좁은 길로 진입하니 숲에 가려진 채 소박하지만 강직하게 서있는 주심포 건물 해탈문이 그 옛날처럼 꾸밈없이 나를 반긴다. 30여 년 전 신혼여행 때 들렸었는데, 지금의 절은 너무도 달라졌다. 1981년에 전면적인 복원을 했다고 한다. 다포식 중층의 대규모 대웅보전은 포작의 모양과 단청이 놀랍도록 화려했다. 대웅전 마당 앞에 2012년 복원했다는 광제루와 겹쳐 보여 더욱 그런..
2024.05.31 -
[여행스케치] 아야소피아 자미 2024.2
Aya Sofia Camii 이스탄불, 긴 줄을 서서 아야 소피아 자미에 들어왔다. 신발을 벗고 여자들은 히잡을 쓴다. 돔 내부를 바라본다. 자미(Camii)는 튀르키예어로 ‘꿇어 엎드려 경배하는 곳’이라는 뜻이라 한다. 영광과 고난의 역사 속에 유지되어 온 공간은 놀라움과 감동이다.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에 쭈그리고 앉아 수첩을 꺼내 그린다. 그리스식으로 부르면 하기아소피아( Ἁγία Σοφία는 ‘거룩한 지혜’라는 뜻) 대성당은 6세기 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의 명으로 건설되었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의 메흐메트에게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후, 천 년 동안 사용되던 대성당이 이슬람 모스크로 개조되었다. 세속주의를 표방하던 튀르키예 공화국은 1935년부터 박물관으로 사용했다. 2020년에 ..
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