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월호(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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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의 건축’을 말하다“조금 더 좋은 것, 조금 더 잘 하고 싶다”_이성관 건축사 2020.11
Speak ‘the architecture of the possibility’ “Something better, want to do better” 2017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 부문 대상. ‘여주박물관 여마관’을 검색하면 나오면 수상기록이다. 검은 유리로 구성된 반듯한 건물과 남서쪽 모서리가 잘려나간 삼각면이 단정하면서 인상적이다. 검은 유리면은 하늘을, 삼각면은 남한강을 비추는 건물이 자연과 스스럼없이 어우러진다. 설계의 백미는 건물 안에 있다. 돌로 쌓은 층 위에 건물을 두고 건물 안 전면에 통유리를 설치해 남한강 상류와 파란 하늘이 바로 앞에 있는 듯 경이롭게 다가온다. 이곳을 설계한 이성관 건축사가 이곳을 설계한 나이는 68세였다. 현재는 72세, 현역이다. 지난 10월 8일 여주박물관 1층에..
2023.01.26 -
회원작품_이성관 2020.11
편집인 註 ‘이 시대의 건축사’ 특집 2회를 시작하며 건축은 여러 조직과 참여자들의 종합 결과물이다. 철저한 개인의 사고에서 출발한다. 물론 오늘날 산업에서 건축설계는 조직의 성과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전 세계가 그렇다. 건축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런 불특정 다수의 집단지성 같은 결과로 말한다. 과연 그럴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조직이 커지고, 집단 지성이라 할지라도 주도하는 특정인이 있고, 반드시 중심을 정리하는 개인이 있다. 없을 수가 없다. 다만 아시아적 경영개념이라던가, 경영 전략상 퇴사한 자의 경력을 제거하려고 주도한 자를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오래전 미국의 대형 건축사사무소에 근무하던 피터프랑이라는 사람은 그런 조직에서도 독창적인 개인을 드러낸 건축사다. 피터프랑은 ..
2023.01.26 -
[건축비평] 이성관의 건축이 지향하는 것 2020.11
Architecture Criticism What Lee Sung Kwan’s architecture aims for 이성관의 건축은 논리를 동원한 분석을 통해 읽어내기보다는, 오감의 감수성으로 느끼는 건축이다. 그의 건축이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은 이성관이 사용하는 시각적 언어들이 우리 가까이 있는 것들, 일상적인 것들, 우리가 주목하지 않고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을 다듬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또한 이성관은 자신의 건축을 ‘어떤 개념’이나 ‘논리’를 가지고 설득하거나 더구나 설교하려 하지 않는다. 프리젠테이션이나 강연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구태여 설명이 요구되면, 그는 ‘말’을 앞세우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미지’로 대체한다. 예를 들어 〈지..
2023.01.26 -
건축의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고민하다 2020.11
Contemplate on the social meaning and value of an architecture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시작된 지 12회째다. 오래전 초대 받았던 토론회는 있었지만 영화는 거의 보지 않았다. 생계 때문에 시간이 여간해서 나지 않았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온라인 영화관을 보게 되었다. 어떤 영화를 볼까 하다가 첫 눈에 들어온 짧은 다큐를 고민할 틈 없이 시청하게 되었다. 왜냐면, 수 년 전 장기 미국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LA의 사회 운동 때문이다. 건축사인지라 매사 건축이라는 키워드만 들어가면 유난히 친밀감을 느끼는 이상한 심성의 소유자인 덕분에 한눈에 관련 조직을 발견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자료를 조사하면서 LA의 홈리스 자선 단체(Skid Row H..
2023.01.26 -
코로나가 변화시키는 가구와 실내 문화 2020.11
Furniture and interior culture that COVID-19 changes 코로나는 스마트폰 이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우선 공공을 위한 공간에 들어가는 일이 극히 줄어들었다. 나는 강사로 세 학교에 출강을 하는데, 두 개 학교는 1년 동안 한 번도 가질 않았다.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하거나 강의를 녹화해서 학교 서버에 업로드 한다. 얼마 전에 잡지 인터뷰 때문에 어느 대학엘 갔다. 그랬더니 교정은 한산하고 건물 안은 썰렁했다. 극장에도 안 가고 식당에도 덜 간다. 나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그렇게 할 것이다. 뭔가 일이 되려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어야 한다. 모이려면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교통수단 역시 일종의 장소이고 공간이다. 모이면 일도 하지만 밥 먹으러 식..
2023.01.26 -
내일은 오늘 밤부터 시작됩니다 2020.11
Tomorrow starts tonight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행으로 닫혔던 동네 수영장이 문을 열었다. 문 닫은 사이에 차가워진 날씨 탓에 옷 갈아입기가 망설여졌는데, 다행히 수영장 물의 온도가 높아져 있었다. 수영을 마치고 가벼운 몸으로 편의점에 들러 탄산수 한 병을 샀다. 잠시 마스크를 벗고 편의점 문 밖에 놓인 나무 의자에 앉아 탄산수 한 모금을 마셨다. 시원한 탄산이 코끝을 간질이는 순간 왈칵 감동이 밀려왔다. 올림픽에 출전한 것도 아니고 겨우 동네 수영장 초급반에서 허우적댔을 뿐인데, 값비싼 샴페인도 아닌 2개 사면 하나를 더 주는 탄산수 한 입 마셨을 뿐인데… 사는 일이 참 행복하게 느껴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게 점령당해 마스크 속에서 많은 일상을 포기하며 살았기 때문에 아무렇지..
202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