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3월호(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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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지그재그 하우스 2020.3
Zigzag House 지형이 만드는 건축 경사지형의 조건에서 얻어낸 지그재그 형태는 대지가 가진 힘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어, 계속해서 바다풍경과의 관계에서 조직되어 대지 전체에 다양한 장소를 생성하고 있다. 12미터 높이의 지형은 층별 프로그램의 분리와 함께 층층이 테라스가 생기고, 비틀어진 자연 지형의 선형은 층층의 매스가 틀어져 지그재그의 형태를 만드는 동력이 된다. 건축과 풍경의 경계 건축은 풍경화되고 풍경은 건축화되는 건축과 풍경의 중간 경계점 같은 이 건축은 지형을 따라 오르내리면서 차이가 발생하는 특이성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즉 어떤 곳은 수축되어 풍경을 담는 강한 시선의 응집력을 가진다면, 어떤 곳은 펼쳐져 풍경과 관계 맺는 힘이 확장된다. 이때 주목할 점은 여행이라는 탈 일상과 지형이..
2023.01.11 -
춘천뚝방집 2020.3
Chuncheon Ttukbangjip 春川. 수평선을 만나는 방법 춘천의 구도심, 공지천 뚝방길에 인접한 이 작은 대지는 다양한 레벨, 속도 그리고 강한 수평선을 마주한다. 특히 수평선을 만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공지천을 따라 동서로 늘어선 볼륨들, 도로, 산책로 등 형태적인 수평선뿐 아니라 수평으로 끊임없이 흐르는 많은 움직임들이 있었다. 최대한 단순한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Solid와 Void를 만들고 다양한 속도에 화답하는 리듬감을 주고자 했다. 소규모 주상복합 1,2층 근린생활시설, 2∼5층 협소주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접근성과 전망이 좋아 상가로서는 적합하지만 주택으로서는 불리하다는 양면성이 있었다. 도로와 천변의 시선으로부터 주택을 보호하기 위해 상층부로 갈수록 개구부 틈을 좁히..
2023.01.11 -
김천 킨더하바
Gimcheon Kinderhaba 빛과 자연, 계절을 담은 어린이들의 성 김천 시가지의 동측, 새로운 주거 클러스터인 김천혁신도시의 유치원 부지에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성이 자리 잡았다. 김천혁신도시에 접근하게 되는 큰 도로에서부터 건물은 유난히도 눈길을 끄는 이형적인 경사지붕을 가지고 있으며, 그 용도가 유치원이라는 것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형태이다. 지구단위계획상 유치원으로의 기능을 하도록 지정된 용도인 대지는 인근에 어린이공원을 가까이에 두고, 보행상 안전하게 등원할 수 있도록 너비가 긴 인도와, 보행자도로를 접하고 있다. 그 직사각형의 땅은 건폐율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었기에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경계 없이 어린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은 성들의 집합체가 되기에 충..
2023.01.11 -
미국 서부 광야, 그랜드 서클 2020.3
Wilderness of the American West, Grand Circle 그랜드 서클(Grand Circle)은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무려 열세 시간 이상을 가야 도착한다. 지루한 시간이 지나가면 거대한 아메리카 대륙이 가슴에 확 와 닿는다. 라스베가스다! 그랜드 서클을 지나는 관문에 있다. 라스베가스를 뒤로 하고 다시 일곱 시간을 차로 달려가야 드디어 그랜드 서클 서쪽에 있는 페이지(page) 시에 도착한다. 그랜드 서클은 아리조나 주, 유타 주, 네바다 주, 이 세 개 주가 연결돼 지도로 보면 커다란 원형 관광벨트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곳이 그랜드 서클이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랭크되었고 각 방송국들이 앞 다퉈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도 한, 세계적인 관광지다. 이 지역을 탐방하..
2023.01.11 -
불멸의 건축 02 5th 에비뉴 애플스토어 2020.3
Immortal architecture 02 Apple 5th avenue glass cube 건축법에서 재축(再築)이란 “건축물이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재해(災害)로 멸실된 경우 그 대지에 다시 축조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신축, 재개발, 재건축 등 새로 짓는 것이 건축의 주류인 상황에서 재축된 건축물들을 소개하고 건축의 의미를 돌아보고자 이 연재를 준비했습니다. iPhone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50%를 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네 명 중 한 명이 iPhone을 사용한다. 스마트폰 절대강자라고 할 수 있겠다. 이 iPhone을 만드는 회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iPhone 외에도 iMac, iPod, iPad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
2023.01.11 -
‘남산의 부장들’ 그리고 ‘홍등’ 2020.3
‘The Man Standing Next’ and ‘Raise The Red Lantern’ 영화 속 공간은 단지 아름다운 무대 배경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의 내용을 보완하고 때로는 더 강력한 역할을 하는 제3의 주연일 때도 있다. 문득 2000년 즈음에 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한 건축영화제 토론회에서 들었던 패널의 발언이 생각난다. 미술감독이었던 그는 영화와 건축은 별개고 영화에서는 건축적 언어를 크게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속 건축에 대해 책도 내고 이곳저곳에서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던 내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웠다. 그의 말대로 영화 속에서 공간이나 건축은 그저 액세서리로 다뤄지는 걸까. 당시에는 영화 시나리오의 짜임새도 약하고 자본이 취약한 시기였다. 미장센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되는 일..
202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