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월호(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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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화숨비빌레파크 _ 2021. 10
Sehwa sumbi villae park 세화항의 첫인상 부지를 처음 답사할 당시,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뻗어 있는 세화마을의 작은 항구와 아담한 규모의 해수욕장은 참으로 평화롭고 욕심이 없어 보였다. 잔잔하고 소박한 풍경을 지닌 이곳은 새롭게 들어서는 건축물이 멋진 주인공이기보다는, 그저 세화항의 ‘작은 일부’가 되기를 바라는 듯했다. 계획의 방향 세화항과 해수욕장을 모두 바라볼 수 있는 위치인 부지의 장점을 살려 두 곳의 경계점에서 공간의 연속성을 부여하고, 넓은 마당을 두어 흐름의 구심점을 만들고자 하였다. 신규로 계획되는 주차장은 기존의 필로티 주차장과 분리배치하여 사람들이 오가는 마당공간의 ‘쉘터’로서 기능과 앞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그 ‘쓰임새’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계획 풀어가기 시원하게 열..
2023.02.17 -
환경시설주변지역 주민공동이용시설 _ 2022. 2
Community Facilities for residents in the Areas around Environmental Infrastructures 새로운 일상을 위한 동네 거점 만들기 _ Next Platform 대지는 건폐율 20%, 대지 고저차가 5~8미터인 경사지형이다. 건폐율과 넓은 대지 조건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기존 지형을 건축 내외부와 엮는 대지의 건축화를 제안하였다. 건축과 외부가 접하는 면이 넓어지고 다양한 레벨에서의 접근이 쉬운 마당으로 디자인된 랜드스케이프 플랫폼은 복합용도로 구성된 시설의 접근 편의성과 일상의 확장으로 자연스러운 만남이 많아지는 마을의 새로운 공공허브이다. 3개 레벨의 건축화된 대지는 각 층과 바로 연결되고, 지면과 접하는 시설의 환경성을 위해 지형을 이용한 크..
2023.02.17 -
사라지는 마을뱃사람과 노동자의 마을, 목포 다순구미 마을 2022.3
Disappearing village Dasungumi Village in Mokpo, a village of sailors and workers 마을은 유달산 아래 가파른 경사길을 따라 목포 바다를 바라보며 형성되어 있다. ‘구미’는 바닷물이 깊이 들어오는 오목한 지역이라는 뜻이고, ‘다순’은 따뜻하다는 뜻의 사투리이다. 해서 바닷물이 들어오는 양지바른 유달산 남쪽 비탈마을을 ‘다순구미’라 불렀다. 지금은 같은 뜻의 한자명인 온금동(溫錦洞)이란 행정구역 명칭이 붙어 있다. 1897년 고종황제의 칙령으로 개항한 목포는 경술국치로 일본인들에 의한 근대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바다 앞 평지인 시가지는 일본인의 거주지가 되었고, 조선인 주민들은 도시 북쪽과 서쪽 유달산 자락에 달동네를 꾸려야 했다. 이전에는 진도..
2023.02.17 -
상가주택에 대한 단상 2022.3
A thought on commercial housing 상가주택은 지금의 투닷을 있게 해준 고마운 주제다. 우리에게 버티기의 생존이 아닌 주도적 생존 전략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준 상가주택에 대해 정리해보고, 더 발전된 생각을 쌓아가고자 한다. 상가주택의 한계 신도시나 도시개발구역의 점포(상가)주택지는 도시의 비좁은 골목의 빌라촌과는 여건이 다르다. 도시 빌라촌의 태생은 단독주택지이다. 단독주택의 크기에 적합한 토지와 도로의 크기를 갖고 있던 것이 점차 빌라촌의 모습으로 변화된 것이다. 1가구를 위한 단독주택지에 다가구를 넣고 적층하다 보니 주거환경이 좋을 수 없다. 물론 그 한계를 인정하고 그에 적합한 다가구 형식을 고민해 적용했더라면 지금의 빌라촌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수도 있었겠으나, 불행히도 그 ..
2023.02.17 -
스텐실 글꼴의 통일성 2022.3
The unity of stencil font 사람의 손글씨를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있다. 못 쓴 글씨나 잘 쓴 글씨나 모두 글씨의 꼴이 균질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통일성을 갖는다. 만약 한 사람의 글씨가 균질하지 않다면, 사건 현장에 남은 필적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그런 수사는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또는 글씨체로 성격을 추론하는 그런 학문도 존재할 수 없다. 글씨를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균질한 글씨를 쓴다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사람이 글씨를 똑같은 모양으로 쓰는 것처럼 활자도 똑같은 모양으로 디자인된다. 영어로 A부터 Z까지, 한글로는 ㄱ부터 ㅎ까지 그 모양은 균질해야 한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며 당연하게 받아들이므로 나는 조금 다른 형식의 글자에서 그..
2023.02.17 -
다시, 다시! 2022.3
Again, again! 아내는 예쁜 옷을 골라 입고 동창회에 간다.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나고 노래방에도 가서 유쾌하게 웃고 즐긴다. 그동안 남편은 혼자 골프 연습을 하고 서점에 가고 이발소에서 면도를 하고 전자레인지에 간단한 음식을 데워 먹는다. 반대로 남편이 밖에서 술을 마실 때 아내는 집에서 혼자 밥을 먹기도 한다. 화면은 남편과 아내의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보여주고 그 일상 위로 부부가 주고받는 대화가 이어진다. 아내) 다시 태어나도 다시 함께할 수 있을까? 남편) 에? 무슨 말이야? 아내) 그러니까 만약의 이야기. 남편) 음, 어렵네 아내) 어렵다니? 남편) 이런 종류의 질문에 무책임하게 대답할 수 없는 성격이라 말이야. 아내) 참 착실하시네요. 남편) 게다가 다음 생엔 강아지가 될 것 같은 예..
20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