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미국건축사협회(AIA) 콘퍼런스견고한 회복력 2021.7

2023. 2. 7. 09:07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AIA Conference on Architecture 2021 Firm Resilience

 

사진=AIA 콘퍼런스 홈페이지, 행사 자료 캡처(이하 동일)

AIA Conference on Architecture는 미국건축사협회의 대표적인 연례 건축•디자인 행사이다. 전 세계 건축계, 디자인과 그 외 분야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가올 해를 정의하고, 전망하기 위한 만남의 장이다. 금번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고전하고 있는 건축업계를 돕기 위해서, 지난해 성공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기업 경영인들의 얘기를 듣는 자리가 모색되었다. 올해 행사인 A’21(AIA Conference on Architecture 2021)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미국건축사협회(AIA)에서 최초로 전면 버추얼 콘퍼런스로 개최되었다. 첫날 초기에는 잠깐 동안 온라인상 지연 등의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였으나, 곧 이를 해결하여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금년 AIA Virtual Conference 행사는 다음 네 가지 주제로 2달에 걸쳐 4회(4일)로 나누어 개최 중이다. 주제는 ▲1회 - 6월 17일, 견고한 회복력(Firm Resilience) ▲2회 - 7월 8일, 지속 가능한 실무(Sustainable Practice) ▲3회 - 7월 29일, 지역사회 참여(Community Engagement) ▲4회 - 8월 19일, 건물 효율화(Building Efficiencies)로 진행된다. 회차별 행사는 기조연설(Keynote Event)과 강연(Seminars), 제품시연, 기조패널토론 (Keynote Panel)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콘퍼런스에 가입, 등록한 사람만 각 행사에 참여가 가능하며, 홈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다. [ https://confernceonarchitecture.com/ ]

 


6월 17일 첫 번째 콘퍼런스의 주제는 ‘견고한 회복력(Firm Resilience)’.


견고한 회복력(Firm Resilience)은 팬데믹의 영향으로 활동이 중단된 조직이 팬데믹 이후에 빠르게 회복하여 지속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사람, 자산 또는 전체 브랜드를 보호하는 능력이다.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건축계가 코비드19로 인한 지역폐쇄(Lockdown)나 불황(Depression)에서 벗어나 재도약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AIA 회장(President of The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 피터 엑슬리(Peter Exley)


먼저, 피터 엑슬리(Peter Exley) AIA 회장(President of The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은 환영사(Welcoming Speech)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오늘의 주제는 회복력이다. 먼저, 우리 모두는 지속 가능성과 디자인 정의의 맥락에서 건강과 안전을 유지하고, 세계를 위한 기후 행동을 하여야 한다. 이는 현시대 인류의 발전을 위해 건축사로서 기여해야 할 대상이다. 또 비즈니스 개념으로서의 회복력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작년은 많은 기업에게 도전의 해였다. 우리는 건축 회사가 개방성과 수익성을 유지하며 공정하고 생산적인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야 한다. 오늘은 디자이너, 건축사(가),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를 발전시키는 영감을 찾고 활용하는 날이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서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사회자(Keynote Host) 로만 마스(Roman Mars)


A’21의 전체 사회자(Keynote Host)는 로만 마스가 맡았다. 그는 유명한 건축•디자인 분야의 라디오 방송 언론인이자 뛰어난 재담꾼이다. 그의 팟캐스트 ‘99% Invisible’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 분야의 팟캐스트 중 하나이며 3억 3,000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획기적인 독립 팟캐스트 모음인 ‘Radiotopia’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로만 마스의 2015 TED Talk는 현재 디자인 관련 가장 인기 있는 TED Talk이다. 그는 행사의 주제를 중심으로 기조연설자들과 함께 탐구할 큰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다음은 사회를 맡은 그의 주제 관련 연설내용이다.

“1970년대 후반, 마크 로스트로크(Mark B Lostrock)라는 엔지니어가 텍사스 교통부에서 의회 도로 다리를 개조하는 일을 했다. 대상은 오스틴 시내의 레이디 버드 호수를 가로지르는 단순한 콘크리트 아치형 다리였다. 엔지니어들은 멕시코 꼬리 없는 박쥐가 매년 3월경 멕시코에서 남부 텍사스로 이동할 때 거꾸로 안전하게 매달릴 수 있는 오래된 동굴이나 헛간을 찾는다는 것을 알고, 박스 빔 사이에 박쥐를 위한 완벽한 크기의 공간을 만들었다. 이는 이후 수십만 마리의 박쥐가 들어오게 한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

이전에, 사람들은 박쥐가 인간의 건강과 안전에 위험하다고 두려워하며 박쥐를 제거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박쥐는 망고, 바나나, 용설란과 같은 식물의 수분(受粉)을 돕는다. 박쥐가 없으면 백만 달러의 산업이 사라질 것이다. 또한 박쥐는 농업 해충과 수많은 벌레를 먹기에 농민들은 해충 방제에 매년 수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이제 오스틴 시민들은 박쥐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박쥐 사업을 시작하고, 일몰 박쥐 크루즈를 제공했다. 매우 실용적인 마크 로스트로크의 다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의 박쥐 서식지이자 오스틴의 가장 큰 명소 중 하나가 되었다. 다리 건축은 동일하게 유지되었지만, 그들의 가치는 발전했다. 여름에는 매일 밤 사람들이 의회대로 다리에 줄을 서서 박쥐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구경한다. 이는 조화의 원리에 의한 것이다.”

첫 번째 기조연설(Keynote Event)의 연사는 요리사 호세 안드레스로, ‘가치를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소주제로 사회자와 대담을 진행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자신의 요리와 인생에 관한 역경을 극복한 지식과 경험을 온라인으로 공유했다. 그는 자신이 요리사로서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불(Fire)을 다스리듯이 모두의 인생의 불을 통달하고 제어한다면 인생의 어떤 요리도 만들 수 있으며, 자신만의 레시피를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요리사, 식당가, 인도주의자 호세 안드레스(Jose Andres)


호세 안드레스는 가치 중심의 기업으로 통합된 독립적인 성공 모델을 나타내고 있다. James Beard Foundation에서 Time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이자 올해의 인도주의자로 선정 된 그는 음식이 위기에 처한 지역 사회를 돕는 국가 안보의 기둥이라고 말한다. 그는 비영리단체인 World Central Kitchen을 통해 모범을 보이고 있다. ThinkFoodGroup의 셰프이자 소유자이기도 한 그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정의와 형평성을 옹호한다. 그는 서로에 대한 공동의 의무를 논의하고 목적 중심의 성과와 창의적인 디자인의 균형을 맞춘다. 또 그는 “우리 모두는 사업을 하고 있지만 모두를 위한 사업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기조연설에 이어 진행된 세미나 중 the 2021 AIA Architecture Firm Award를 받은 Moody Nolan Company의 인터뷰 내용이다. Moody Nolan은 미국에서 가장 큰 아프리카계 미국인 건축 회사이다. 학생이자 젊은 전문가였던 시절, 커티스 무디는 건축을 노동 계급 지역 흑인 남성의 실행 가능한 경력으로만 일축하는 끊임없는 평가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그는 건축학 학위를 받았고, 1982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Moody and Associates를 설립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포용적이고 공평한 기업 환경을 조성했다. 또 다양한 관점이 창의성과 대응력을 높이는 솔루션을 촉진한다는 믿음을 중심으로 직원들과의 토론에 참여했다. 이 아이디어는 여성이 직원의 42%를 차지하고 30% 이상이 소수자로 구성되는 230명, 전국 11개 사무소 전체에 반영되었다. 

 

oody Nolan Inc. 이사회 의장 커티스 무디 (Curtis Moody)


첫째 날의 마지막 기조패널 토론은 다양한 규모와 업역의 건축 회사 대표들과의 대담이었다. 소주제는 디자인 비즈니스의 변환에 관한 것으로, 현재의 도전적인 경제상황과 신기술 및 새로운 업무 방식에 적응하기 위한 혁신적인 사업 전략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패널은 사회자 로만 마스(Roman Mars), 건축연구소(ARO)의 대표 김 야오(Kim Yao, AIA), BIG(Bjarke Ingels Group) 건축사사무소의 파트너이자 CEO로 총 관리를 담당하는 쉘라 소가드(Sheela Søgaard), SHoP건축사사무소의 설립자 그렉 파스콰렐리(Gregg Pasquarelli, AIA), Mckissack&Mckissack 건축엔지니어링 및 건설관리회사의 최고경영자 데릴 맥키싹(Deryl McKissack)이다.

대담은 다양성, 공정한 실무, 기후변화 대응행동, 진보적인 디자인이라는 키워드로 진행되었다.  다양성과 공정성에 관한 키워드에서 패널들은 회사의 규모가 크건 작건 직원들간의 자유롭고 평등한 대화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SHoP의 대표인 그렉 파스콰렐리는 프로젝트의 진행에 브레인스토밍, 믹스 앤 매치, 플러그 앤 플레이 등 즉각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논의의 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무실 중앙에 바와 카페를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본인의 사무실에서는 근무 10주 차 직원과 10년 차 직원이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그 중 더 나은 의견을 선택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위계적인 결정구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임을 강조하였다. 전 세계에 걸쳐 500명 이상이 근무하는 BIG건축사무소의 최고경영자 쉘라 소가드는 사무실 내에서 피부색이나 성별에 관계 없이 다양성과 공정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고, 그런 다양성에서 고객과의 관계나 더 나은 프로젝트 제안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또 그럼에도 전체 사무실의 경영전략을 결정하는 것과 프로젝트팀 내의 의사결정에는 구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과 전체적인 의사결정과 부분적인 의사결정 사이의 조율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녀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보다는 더 로컬적으로 기업의 의사소통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데릴 맥키싹 대표는 건설관리 분야의 서로 다른 지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스피드 데이팅(Speed Dating), 짧은 시간이라도 만나 서로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정도이기에 원격으로 일하는 것에 지장이 없지만 건축설계 프로젝트 진행 시에는 의사결정을 위해 자신이 입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음을 얘기했다. 다양성에 관한 의견에서는 맥켄지에 의뢰해서 성과를 조사한 결과 20%의 수익증가에 도움이 되었음을 밝혔다. 이는 고객이 다양하기 때문이고 회사의 조건이 그들의 요구에 부합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건축연구소(ARO) 대표 김 야오는 때로는 자신의 존재가 자유로운 대화에 방해가 됨을 알고 있고, 팀 차원의 대화와 조직 전체의 대화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대화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도출하고 조율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클라이언트에게 책임감 있게 비춰질뿐더러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데릴 맥키싹 대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줌(ZOOM) 등을 이용한 빈번한 화상회의로 팀이 더 가깝게 뭉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렉 파스콰렐리 건축사 역시 원격회의 솔루션을 통해 생각보다 프로젝트의 팀 내 진행, 고객과의 대화, 심지어 허가기관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또 심지어는 대지에 가보지도 않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고 전했다. 어느덧 논의는 환경, 기후변화에 대한 것으로 전환되었다. BIG의 쉘라 소가드는 기후변화 관련 행동은 의도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또 CO2 감소를 단시간에 반영하기에 굉장히 어렵지만 모두가 중요히 여기는 가치이므로 비즈니스를 위해 지속적으로 프로젝트에 반영시켜 나갈 것이라고 얘기한다. 김 야오 미국 건축사는 왜 CO2를 감소시키는 디자인을 해야 하는지 클라이언트를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대담의 막바지에 이르러 사무실 운영에 있어서의 이윤추구와 디자인 가치의 증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렉 파스콰렐리 대표가 이익추구와 디자인이 상호 배타적이지 않음을 얘기한 것에, 쉘라 소가드 CEO는 이윤추구와 디자인 질은 상호의존적이라고 못박으며, 전 세계적으로 공사비의 2~4%만을 건축사가 디자인 비용으로 가져가는데 반해 부동산 중개 업체는 건축사가 만들어놓은 가치를 건물 소유주가 건축주에서 다른 건물주로 이전하는 역할을 위한 비용으로 4% 이상 가져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축사사무소가 좀 더 많은 비율을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어서 더 나은 삶의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야오 대표는 이윤추구와 디자인 가치, 워라벨이 사무소의 세 가지 운영기준이라고 얘기하며 클라이언트에게 건축사가 하는 일의 가치를 설득, 교육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모든 패널들은 어려운 시기에 균형을 맞추고 도약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직원들, 고객들과 현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권한을 적절히 위임하는 것과 서로를 존중하고 배우려는 자세의 중요성에 동의하였다. 인간은 본래 매우 탄력적인 존재고, 계속해서 학습하는 존재라는 김 야오 대표의 언급과, 건축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듯 다른 이와 대화하려는 자세와 행동의 질도 높이자는 쉘라 소가드 BIG의 최고 경영자의 말을 끝으로 대담이 마무리되었다.  
콘퍼런스 첫날인 6월 17일에 진행된 각종 세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사회자 로만 마스, 김 야오, 쉘라 소가드, 그렉 파스콰렐리, 데릴 맥키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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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범 에스알씨 건축사사무소·건축사

한양대학교와 파리-라빌레트 국립고등건축학교에서 수학 했다. 프랑스 건축사 자격 취득 및 실무수련 후 귀국하여 국 내 사무소에서 실무를 이어나가고 있다. 2014년 에스알씨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으며, 건축 및 공간디자인 분야에서 Synergetic Research Club이길 지향한다.

 

kiminbum.architect@gmail.com

 

 

 

백성준 서진 건축사사무소·건축사

인하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공간•삼성물산•포스코 건설 등의 실무경험 뒤 2012년 서진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 였다. 평소 건축의 종합환경 창조자로서의 믿음이 있고, ‘노력에 가치를 더하자!’라는 모토를 갖고 있다.

 

sjbaek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