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미국건축사협회(AIA) 콘퍼런스‘지속 가능한 건축 실무기술’ 참관기 2021.8

2023. 2. 8. 09:09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AIA Conference on Architecture 2021
Report on ‘Sustainable Practice’ 

 

2021년 미국 건축사협회(AIA) 콘퍼런스는 여러모로 독특한 행사로 기억될 것이다. 코로나에서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세계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년도인 2020년에 AIA 콘퍼런스가 열리지 못한 것을 극복하고, 올해만큼은 온라인에서라도 반드시 대회를 연다는 의지를 보여준 행사였다. 

온라인 위주 행사로 기획된 이번 A’21 콘퍼런스 행사는 6월 중순에 시작해 8월까지 석 달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의 대다수 건축사들이 매년 일정한 건축사 평생교육 학점 Continuing Education을 이수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해서, 한 달에 하루씩 집중 세션 편성을 통해 당일치기로 CE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배려해 이런 편성을 한 듯하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지속적인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미국의 국내선 여행이 풀려가기 시작한 7월 8일(우리 시간 7월 9일)에 열린 지속 가능한 건축 실무기술(Sustainable Practice)은 27개의 세션이 진행되었다. 5개의 제품 시연(Live Product Demo), 시카고 Harris 학교의 커뮤니티, 미시시피의 해양교육센터의 대지 회복, 카리프 시니어 아파트의 밀도에 관한 3개의 케이스 스터디가 진행되었다. 그 외 주요 내용은 BIM, 패시브 하우스를 만드는 기준, 고효율 디자인 케이스의 구축, 조명, 지붕디자인 등의 세션이 진행되었다. 

아래는 AIA Conference에 직접 가볼 수 없는 상황에서 국제분과의 일원으로 ‘Sustainable Practice(지속 가능한 건축 실무기술)’ 편을 참관한 후 주요 세션에 대한 소감이다. 

매년 AIA에서는 동업계에서 가장 업적이 돋보이는 1명을 골드 메달리스트(Gold Medalist)로 선정해서 시상해왔다. 1907년부터 시상을 하고 있으니,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상자의 면면을 눈여겨보면 그 시대의 건축이 지향하는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대부분 디자인 분야에 탁월한 업적을 보인 건축사를 선정해 왔으나 올해는 “건축사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 온”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에드워드 마즈리아 (Edward Mazria, FAIA)


첫 번째 세션에서 2021 올해의 골드 메달리스트로 선정된 것은 에드워드 마즈리아(Edward Mazria)로 그는 1960년대부터 지구의 유한성을 깨닫고 자신의 사무소를 통해 친환경, 저탄소 건축을 끈질기게 설파해온 사람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자신의 건축사무소를 접고 ‘Architecture 2030’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2030년까지는 카본 넷제로를 달성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는 빌딩건설 및 유지에 소요되는 탄소배출이 전 세계 탄소배출의 40%를 점한다는 현실을 감안해서 건축사들이 빌딩산업의 리더로서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을 20년이 넘도록 펼쳤고, AIA는 그를 올해의 골드 메달리스트로 선정해 평생에 걸쳐 일관된 주장을 펴온 그에게 경의를 표한 것이다.

그가 주도한 Architecture 2030과 AIA의 주도로 미국 설계사의 40%가 2030년까지 자신들이 설계하는 건축물에서 ‘제로 카본’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사회에서 건축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한 의지의 표명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여 실제로 목표 달성치를 체크할 수 있는 쉬운 도구를 제공하고 교육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는 의무가입을 도입하고 새로운 건축의 사회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협회에서 반드시 주목할 만한 시도라고 생각된다.  

두 번째로 소개할 세션은 케이스 스터디 중 한 세션으로, 시카고대학의 Harris Public Policy Keller Center 리모델링 프로젝트이다. 기존 빌딩의 자연채광이 되지 않는 곳에 리모델링을 통해 모든 재실공간에 자연채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디자인 목표이다. 주요 리모델링 사항은 중앙에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 Harris Family Forum이라는 아트리움을 계획하고, 공간을 따라 다양한 천창을 디자인하여 디자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자연채광 가능한 공간을 디자인하였다. 또한 기존 건물에 사용되던 조명과 일부 재료를 재사용하였다. 화장실은 남녀 통합형으로 남녀 각자 위생기구를 파티션으로 분리하였다. 이는 일리노이주와 시카고시에서 2개의 허가를 필요로 하는 것인데, 일리노이 건축과에서 거부당하고 항소도 거부당하였으나 IDPH의 재검토를 요청으로 남녀 위생기기의 파티션 분리로 승인되었다. 2018년 LEED 플래티넘 등급을 받고 Living Building Challenge는 Petal 등급을 받았다. 

세 번째 소개할 세션인 The Seeds of Sustainability는 목재의 건축디자인 적용에 있어 다양한 장점을 설명한다. 목재는 천연재료로 생태 시스템을 보호하고 빌딩의 효율을 높인다. 또한 목재가 디자인 의도를 잘 구현하며 건축기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대한 것을 설명한다. 페르시아 철학에 ‘천연자원인 흙, 공기, 불, 물은 인류가 살아가는 필요적인 요소이고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한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목재는 재생 가능한 천연재료로 지속 가능성을 유지해 주는 재료이다. 이 세션의 세 번째 파트는 목재 디자인의 이점과 더 건강한 건물을 시공하는 것을 설명한다. 그중 목재의 이점에는 세 가지 용어가 설명되는데 Shinrin-Yoku(일본에서 유래된 용어로 산림욕으로 정의됨), Biophilia(생명사랑), Biomimicry(생체의 구조나 기능으로부터 유추)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의 목재가 건축 디자인의 구조, 마감, 그리고 식물의 실내 도입 등으로 적용될 때의 장점을 설명한다. 목재를 활용한 건축 디자인은 실제 국내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며, 건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에너지 효율뿐 아니라 사람의 심리적 물리적 환경까지 고려할 때 그 효과는 상당하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느리지만 말 그대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건축 실무기술(Sustainable Practice)에도 재소개 되었을 뿐 아니라 전체 대회의 Keynote panel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어진 건축사들의 토론시간인 ‘디자인 비즈니스의 변모(Transforming business of Design)’는 친환경적인 지속 가능성뿐 아니라 건축사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어떤 변화와 전략이 필요한 지를 다룬 매우 인상적인 토론이었다. 사회자 로만 마스의 진행으로 4명의 건축사사무소 대표자들이 출연했으며, 사무소의 규모는 상이하지만 각자의 사무소가 처한 여건과 고민을 통해 앞으로 어떤 변혁을 이루어내야 건축사업의 전망이 지속 가능하고 새로운 인재를 지속적으로 유입시킬 수 있을지에 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토론 결과,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건축사라는 직업에 다양한 배경과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포진해야 이 직업이 지속가능하며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에 주로 의견이 모였고, 호기심에 찾아보니 미국 AIA의 회원 구성원에서 여성 비율이 2017년 17%에서 2019년에는 24.4%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아직도 건축사 시험을 통과하는 79%는 백인남성이다. 우리 협회 구성원의 남녀 비율이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진다. 
** 7월 8일 진행된 Sustainable Practice 세션 목록은 아래와 같다 

Keynote Panel
•Selling Sustainability to your Clients

 Keynote Event
•Dr. Robert Bullard Keynote Event : Injustice & Environmentalism

Live Produce Demo 
•Good to Great Specifications
•Parapet Perplexities-Water, Air, Termal, & Vapor Control
•Design-centric BIM Modeling With Vectorworks Architect
•Aluminum’s Role in Positively Contributing to Our Surroundings
•Glass Technologies & Resources to Optimize Glazing Unit Performance

세미나
•Where did the ‘I’ in BIM go?
•Touchless Solutions for Hand Hygiene
•Making Passive House Standard
•Sustainability, Health, Safety & Welfare of Modular Masonry Fireplaces
•Solving for Carbon, Dividing by Roofing
•Coating Innovations & the Healthy Building Movement
•Making Glass Come to Life : The Principles of Glass Selection
•Balancing Health & Performance Benefits Through Natural Lighting
•Architect of the Ozarks : Marlon Blackwell’s Universal Localism
•What They Want : Understanding Clients’ Sustainability Imperatives
•Architecture, Climate Change & Society
•Manufacturing, Better
•The Seeds of Sustainability
•From Practice to Policy : Ed Mazria, an Effective Climate Champion
•Building a Case for High-Performance Design
•Becoming the Business You Want to Be : Tips for Building an Exceptional Sustainable Practice
Case Study
•Site & Resilience Case Study : Marine Education Center at the Gulf Coast Research Laboratory, Ocean Springs, Mississippi
•Community Case Study : Keller Center, Harris School of Public Policy-University of Chicago
•Measurement & Accountability Case Study : City of Seattle North Transfer Station, Seattle
•Density Case Study : Lakeside Senior Apartments, Oakland, Calif

부대행사 
•Wellness Lounge
•AIA Community Night

Membership demographics report 2019, AIA

 

 

 

글. 이건섭 · 임수현 Rhie, Gibson · Yim, Suhyun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원회 위원 · 자문위원

 

이건섭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건축사

연세대학교 건축과와 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삼성미술관,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00년대 중반 교환교수로 미국 Virginia Tech에서 건축역사 및 이론을 가 르쳤다. 현재 삼우설계에 근무 중이며, 글로벌 프로젝트 다수 를 담당해왔다. 저서로 포털사이트 Naver에서 오늘의 책으 로 선정된 <20세기 건축의 모험>이 있다.

 

gibson.rhie@samoo.com

 

 

 

임수현 와이건축사사무소·건축사·영국왕립건축사

건국대학교와 영국 런던대학의 건축대학 바틀렛에서 건축을 공부하였다. 영국 HOK London과 한국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에서 건축 실무를 하고, 2018년 와이건축사사무소를 개 소하였다. 한양대와 건국대에서 건축을 가르치고 있고, 공공 건축과 친환경 건축분야를 중심으로 건축을 하고 있다.

 

yarchitects20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