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1. 17:38ㆍ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Identity of the City ⑤ Seoul, Early 21st Century : Beginning Urban Reorganization
■ 변화의 배경
팽창, 속도, 양으로 설명되는 지난 1세기 동안의 도시 변화 이후, 서울은 전 세계 주요 도시들과 함께 호흡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며 역동적인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21세기 서울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동력 중 중요한 요인은 무엇보다 1995년 시작된 민선자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시대가 정부 주도의 개발의 속도로 상징된다면, 민선자치 이후는 ‘4년마다 달라지는 도시정책과 사업’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대두된 전세계 도시의 주요 이슈인 ‘지속가능성’이 서울에서는 ‘시장의 임기마다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지속성’이라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부터 민선 8기(서울시장으로는 39대) 오세훈 시장의 시정이 진행되는 지금까지 지난 20여 년간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역사, 현재, 그리고 미래와의 균형,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자연과 환경에 대한 존중 등을 포괄하는 ‘시민의 일상이 존중받는 도시 만들기’와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한 도시정비’라고 할 수 있다.
■ 도시 관리 계획 및 주요 사업
도시관리 중심의 법, 제도개편
2000년 이후 서울의 도시계획은 지난 1세기 동안의 급속한 팽창과 개발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정비하기 위한 법과 제도의 개편으로, 이에 따른 다양한 도시계획과 사업들이 진행되었다.
2000년 지구단위계획 시작
「(구)도시계획법」에 의한 상세계획과 「건축법」에 의한 도시설계를 하나로 통합한 제도로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계획 수립 대상지역의 일부에 대하여 토지이용을 보다 합리화하고 기능 증진 및 미관 개선을 통해 양호한 환경을 확보함으로써 그 지역을 체계적ㆍ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수립하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도시관리계획의 한 유형이다. 토지이용계획과 입체적인 건축계획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지구단위계획이 국토의 이용과 계획에 의한 법으로 신설되며 서울은 도시관리의 원칙아래, 향후 도래할 지역의 변화에 대응하고, 체계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도시개발 및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구단위계획은 향후 10년 내외에 걸쳐 나타날 시•군의 성장•발전 등의 여건변화와 향후 5년 내외에 개발이 예상되는 일단의 토지 또는 지역과 그 주변지역의 미래모습을 상정하여 수립하는 계획이다. 수립 기준 중 일반원칙으로는 ① 도시의 정비•관리•보전•개발 등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목적, ② 주거•산업유통•관광휴양•복합 등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중심기능, ③ 해당 용도지역의 특성, ④ 지역 공동체의 활성화, ⑤ 보행친화적인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생활권의 조성, ⑥ 해당 지역 및 인근 지역의 토지 이용을 고려한 토지이용계획과 건축계획의 조화, ⑦ 아름답고 조화로운 경관 창출, ⑧ 다양한 용도의 혼합과 가로 중심의 장소성 확보 등 총 8개로 도시관리 및 개발에 필요한 보편적인 기준을 모두 담고 있다. 2021년 기준 총 552개 구역(109㎢)이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러한 도시관리제도는 상당한 기대를 안고 진행되었으나,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계획 수립,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도시계획, 공동체 활성화라는 원칙이 무색하게 다수의 지역에서는 어느 지역에나 적용가능한 일반적인 지침들로 계획이 수립되어 왔다. 또한 10년의 변화를 예상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5년마다 재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규정은 민간 및 공공에서의 사업추진 속도에 무관하게 일괄 지정되어, 사업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는 지구단위계획에 의한 해당 구역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규제중심 계획이라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2022년 5월 현재 서울시가 당면한 과제인 주거공급 및 각종 개발 사업의 진행을 위해, 20년만에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의 규제를 완화하는 지구단위계획수립기준 정비를 발표했다. 개정된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수립기준’의 주요 내용은 ① 역세권사업 기준완화, ② 저층주거지 계획기준 개선, ③ 국공유지 처리방식 개선, ④ 불합리한 높이규제 개선, ⑤ 민간부문 시행지침 개선, ⑥ 신속한 지구단위계획 수립 유도 등이다.
2000년 서울시도심부관리계획 수립
서울 역사도심부는 1990년대부터 기존의 도시재개발방식에 대한 비판과 반성을 시작으로 2000년 도심부관리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역사도심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였다, 동시에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위해 청계천 복원사업이 시작되던 2004년에는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심부발전계획, 2007년에는 도심재창조종합계획, 2013년 역사도심부 시민대토론회 개최, 2014년에는 역사도심관리기본계획 등을 수립했다. 이러한 계획들은 청계천복원사업에 이어 광화문광장 조성, 동대문역사공원일대 DDP건립, 피맛길 일대 정비, 세운상가 및 주변지역 정비, 서울시청사재건축, 종묘와 창덕궁 연결 등 도심 사업들의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서울 도심부의 정체성의 정의는 역사복원과 미래를 위한 개발 사이에서 민선시장들의 정책방향에 따라 변화했으며, 사업의 지속성 또한 담보되지 못했다.
2002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제정
2002년 12.30 제정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은, “1970년대 이후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대량 공급된 주택들이 노후화됨에 따라 이들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정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현행 재개발사업•재건축사업 및 주거환경개선사업이 각각 개별법으로 규정되어 이에 관한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하므로, 이를 보완하여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단일•통합법을 제정하려는 것” 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서울시는 1970년대부터 시작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여 빠른 시간 내에 많은 물량건설이 가능했던 아파트지구제도를 이 법을 기준으로 개발기본계획의 보완, 2014년부터는 지구단위계획으로의 전환을 위한 계획을 진행했으며, 2023년 완료 예정이다.
2000년~ , 한강 관리 및 사업 계획
1970년대 영동개발계획이 시작되기 전, 한강일대는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은 서울의 외곽지역으로, 한강은 조선시대부터 20세기 초반까지도 물류이동의 교통인프라로 사용되었다. 1925년 을축년 여름에 있었던 네 차례의 홍수로 한강주변 방재를 위한 제방공사가 시작되었고, 이후 1980년대까지 한강은 시민들이 일상을 즐기는 장소였음에도, 홍수피해를 막기위한 제방공사 및 동시에 도시고속도로 건설이 진행되며 자연하천에서 인공호안으로 조성되는 변화가 있었다. 2000년부터 한강변 일대를 시민들을 위한 장소로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계획 아래 본격적인 정비가 진행되었고, 이러한 계획과 사업을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강을 일상의 장소로 만들기 위한 이러한 노력 외에, 한강의 남과 북이 전부 도시화가 되며, 자연스럽게 도시의 중심이 된 한강에 대한 새로운 장소적 역할의 부여는 2007년 한강르네상스 계획부터 시작된다. 20세기 후반부터 전 세계적으로 도시간 경쟁시대가 열리며, 도시 자원의 가치는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되었고, 2007년 한강 르네상스, 2022년 한강 르네상의 2.0으로 불리는 랜드마크 거점 중심의 그레이트 한강계획은 한강 중심의 새로운 서울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 1968-1970 제1차 한강종합개발 : 강변도로건설, 공유수면매립 등 택지개발
○ 1982-1986 제2차 한강종합개발 : 한강인공호안 조성, 올림픽대로 건설
○ 2000 새서울 우리한강 기본계획 : 자랑스러운 한강조성(한강공원 정비 등)
○ 2007 한강르네상스계획 : 한강중심 소통회복과 새로운 한강창조(환경, 생태, 주운 등)
○ 2009 한강공공성재편 : 한강주변지역 정비사업 관리(한강통경축 확보)
○ 2013 한강 자연성회복 기본계획 : 한강(제외지중심) 자연성 회복
○ 2015 한강 자연성회복 및 관광자원화 종합계획: 한강(제외지 중심) 관광명소화·수변활성화
○ 2017 한강변관리 기본계획 : 7개권역 발전방향, 자연성, 토지이용, 접근성, 도시경관 등 4개권역, 12개관리원칙 수립
○ 2022 그레이트 한강 : 한강의 자연성 존중을 바탕으로 다양한 거점별 랜드마크 조성으로 도시경쟁력강화
○ 2023 한강변공간기획 : 한강변 접근성강화, 다양한 일상문화공간조성, 제내지와 제외지 연결, 유휴공간개선 등
생활권계획수립
서울시 생활권 계획은 그동안 도심-광역중심-지역중심-지구중심의 공간구조를 바탕으로 도시정비 및 사업을 구상하는 방법에서, 지역영역을 세분화하여 구분하고, 지역의 자족성을 강화하고 균형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계획이라 할 수 있다. 서울 전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을 116개의 지역 생활권 (3~5개 동 단위)으로 세분화하고, 493개의 목표와 1,126개의 실천전략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약 4년간 약 8천여 명의 지역주민 참여와 전문가, 자치구 등이 참여하여 수립한 계획으로 그동안 중심지체계로 도시를 관리하던 관점을 마이크로 공간단위로 전환하는 시발점이 되는 계획이라 할 수 있다.
산업. 특정개발진흥지구 제도 운영
서울시는 특정 지역에 밀집한 서울형 전략산업과 첨단산업을 활성화할 목적으로‘산업 및 특정개발진흥지구’(이하 진흥지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07년 11월 ‘산업 및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운영계획’을 구체화했고, 이후 2009년 ‘산업뉴타운 프로젝트’, 2012년 지역개발 정책 위주에서 민간 산업공동체 중심의 산업활성화를 강조한 ‘산업 및 특정개발진흥지구 활성화 추진계획’ 등으로 몇 번의 정책 조정이 있었으나, 현재 15년 이상 경과한 시점에서 제도의 보완 등이 검토되고 있다. 진흥지구는 지원(프로그램 지원, 융자지원, 세제 감면)과 도시계획 인센티브 지원(건폐율, 용적률, 높이제한 완화)이라는 두 종류의 정책 지원이 결합된 강력한 지원 제도로 2010년 상반기에 선정되기 시작해 2020년 1월 기준 총 12개의 진흥지구가 선정되어 있다(2019년 종로 귀금속지구, 성수 IT지구, 마포 디자인출판지구, 동대문 한방지구, 중랑 패션봉제지구, 중구 인쇄지구 등 6개 진흥지구 사업진행). 2023년 서울시는 동대문 일대를 디자인 산업 거점으로 조성된 DDP와 함께 뷰티융합특정개발진흥지구로 추가 지정하고, 인공지능, 금융 등 산업지구도 지정예정으로 서울의 신산업 거점 조성을 추진 중이다.
■ 도시 정비 사업
역사 복원 사업
1994년 남산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한 남산 외국인아파트 철거, 1996년 경복궁 안의 조선총독부 건물의 철거, 1996년 운현궁 제모습 찾기 사업 등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역사복원을 위한 노력은 21세기에도 이어졌다. 도심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하고 복개되었던 청계천을 복원하는 동시에 지난 반 세기 동안 도시발전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도시 곳곳의 고가도로의 철거도 진행되었다. 2006년에는 광화문 광장을 조성했고, 2011년 시작한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2022년 7월 완료되었다. 현재는 경복궁 앞 월대 복원이 진행 중이며, 덕수궁 제 모습 찾기 복원 사업이 시작되어 2030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보행친화도시만들기 사업
서울시는 1994년 용산 삼각지 고가 철거를 시작으로, 2000년 이후 101개의 고가차도 중 2002년 떡전 고가차도, 2003년 청계고가차도, 2008년 혜화고가차도, 2009년 회현고가차도, 2014년 아현고가차도, 2015년 서대문고가차도 등 13년 동안 18개의 고가차도를 철거했다. 2016년에는 ▲2017년 한남2고가, 구로고가, ▲2018년 노들남•북고가, 선유고가 ▲2021년 이후 사당고가, 강남터미널 고가, 영동대교 북단 고가 등 8곳을 철거할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여 년동안 진행된 고가도로의 철거는, 불과 반세기 전만해도 산업중심의 도시성장을 위한 도시발전의 상징이었으나, 3차, 4차 산업으로 도시산업의 중심이 변화하며, 미시경제 활성화에 의한 도시활력을 위해서는 자동차보다 보행자중심의 공간 조성이 필요해졌다. 서울시는 1997년 서울시보행조례를 제정하고 1998년 걷고싶은거리만들기13) 등 보행환경개선사업을 시작했으며, 2007~2011년에는 디자인 서울 거리 정책에 따라 공공시설물에 대한 디자인 가이드 라인수립, 2013년에는 보행 친화 도시 서울 비전을 발표했다. 철거 예정이던 서울역고가도로는 보존과 철거의 논란 속에 근대의 흔적을 남긴다는 취지에서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결정되어,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공중 정원보행로로 정비되었다.
도시재생사업
2013년에 정부에서 제정한 도시재생특별법은, 기존의 물리적 도시정비 및 개발사업에 지역의 무형적 자원과 지역주민의 참여에 관한 예산을 하나의 사업에서 활용하도록 하기 위한 법으로, 이전까지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각종 개발 사업들을 포괄하고, 도시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도시재생은 유럽에서 1980년 시작하여 유럽 통합 이후 EU에 의해 적극적으로 추진되었으며, 적극적인 도시개발, 민간자본의 참여, 공공기관들의 과감한 투자가 특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법이 마련된 2013년 유럽의 도시정책 기조는 지속가능성, 친환경, 스마트도시 등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서울의 도시재생은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 제정이전인 20세기 후반에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98년 취임한 고건 시장의 난지도를 월드컵 공원으로 조성한 사업, 청계천 복원, 뉴타운, 한강 르네상스사업 등으로, 20세기 후반의 민간주도에 의한 도시 개발에서 공공주도의 도시정비가 본격화되었다. 2013년 특별법 제정 이후 지난 10여 년간 진행된 도시재생은 장소의 보존과 기존 물리적 공간의 정비, 주민중심의 사업 진행에 주력하며 시민들의 커뮤니티 활성화, 노후건물 리모델링, 지역의 무형적 자원에 대한 지원과 활성화 등 지난 20세기에 간과했던 도시를 구성하는 마이크로 단위의 자본에 취약한 장소, 건물, 사람에 집중되었다.
주거지 재생
2000년 초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강북지역의 노후 주거지 정비를 위해 뉴타운 사업이 시작되어, 강북권역의 노후 저층 주거지는 아파트 단지로 변모했다. 동시에 이러한 주거지 정비는 경복궁 일대 등의 역사 도심 지역에도 진행되었으며, 강북 지역에는 아파트의 건설이 촉진되었다. 뉴타운 사업은 민간이 개발의 주체가 되어 공공이 조성해야 하는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용적 인센티브를 받아 개발 이익을 취하는 사업방식으로, 높아진 건설비용을 분담하지 못하는 기존 거주자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해야 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등 기존 거주자들의 정착율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사업이었다. 이후 서울시는 뉴타운의 대안으로 전면재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저층주거지를 지키는 동시에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을 설치해 주거환경을 정비하는 일종의 보존형 정비사업이 2010년 시작되었다. 이후 도시재생이 시작되며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 개발은 억제되었으며, 주거지 재생형 도시재생은 주거자체의 성능개선과 정비보다는 주거지역내의 공공공간 정비에 머무르며, 이는 주거공급의 문제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에서는 2021년 9월 시작된 공공주택특별법으로 공공주도의 주택단지조성사업인 3080+도심공공복합사업이 시작되었으며, 서울시는 민간주도 개발사업으로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등을 추 진중이다.
■ 도시의 형성
2000년 시작 이후 20여 년이 지난 현재, 서울은 지난 50년과는 전혀 다른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의 변화는 전세계 도시들의 이슈와 함께 한다. 인구감소, 자원의 고갈, 환경의 보존과 보호, 저성장, 그리고 전쟁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IMF를 경험한 부모아래서 성장한 젊은 세대인 밀레니엄 세대의 등장, 그리고 20세기 후반부터 시작한 도시간 경쟁은 지속되고 있다. 서울은 이러한 여러 여건들에 대응하며, 지금도 숨가쁘게 역동하고 있다. 서울의 가장 큰 변화는 워라밸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하는 외부 여가공간의 확대, 그리고 작은 단위의 장소, 자본의 플랫폼화, 공공성과 공유의 가치 조명, 그리고 20세기와는 전혀 다른 도시 상징들이다.
도시 녹지공간, 광장 등 외부공간의 확대
1996년 용산가족공원 조성을 시작으로, 1997년 여의도공원 조성, 2002년 쓰레기 산인 난지도가 월드컵공원으로 준공, 2005년 서울숲 공원 준공, 2006년부터는 고수부지라 부르는 한강변 일대를 한강공원으로 조성하기 시작해 현재 총 11개의 공원이 만들어졌으며, 2009년에는 북서울꿈의숲 공원이 개장했다. 2005년에는 청계천복원사업이 완료되어 청계고가도로 철거와 함께 도심 내 수변 공간이 만들어졌고, 2009년에는 광화문광장이 조성되었다.
2017년에는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리모델링하여 17개의 길로 주변을 연결하는 새로운 장소로 조성되었다. 2023년 서울시는 5분정원도시, 초록길 도시, 수변감성도시 등 서울의 녹지를 생활권역으로 더욱 확대하고, 있다.
커뮤니티-소규모 개발 – 플랫폼- 공공성 -공유
서울에는 시민의 복지와 공공성을 기반으로 하는 주민센터 리모델링, 지역 도서관건립 어린이 돌봄공간 조성, 크고 작은 지역 공원 조성, 유휴공간의 지역 커뮤니티 공간화 등 다양한 생활권 지역 내 작은 단위의 공간들이 곳곳에 조성되었다. 이러한 공간들은 공공주도로 조성되었으나, 운영과 활용에 있어서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의 기회를 통해 서울의 시민력은 성장하였다. 또한 민간주도의 상업 공간 조성과 연계되어, 지난 시간동안 대규모 자본에 의해서만 진행되던 도시정비, 개발사업들이 소규모 자본단위들의 결합으로 새로운 방식의 장소들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민간자본의 도시장소 조성에의 참여는 공유주거를 시작으로, 공유오피스, 공유물품교환, 공유자동차 등 플랫폼 기반 커뮤니티형 공유경제를 확산하고 있다. 이는 최근 성장하고 있는 자율주행 및 친환경 연료에 의한 모빌리티 혁명과 함께 서울의 라이프 스타일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도시 상징들
옛 장소의 가치 재조명 2000년 이후, 20세기 후반의 경제개발기동안 외면 받았던 지난 시간의 흔적들은 밀레니엄 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장소로, 밀레니엄 세대가 주도하는 도시활력에 의해 낙후된 공간은 빈티지 스타일로 재 탄생되며, 익선동 한옥마을을 비롯해 곳곳이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 하는 자원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옛 것은 경험하지 못했던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것이 되었다.
도시의 중심들이 된 제3의 장소
최근 20년간 도시공간에서의 큰 변화중의 하나는 ‘프랜차이즈 카페공간’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공공간의 개발이다. 21세기 초반에 전 세계를 강타했던 바이러스의 확산은 군집형 공간보다는 개별공간의 니즈를 확산시켰고, 이는 노마딕 활동을 강화하였다. 이 노마딕 활동을 받아주는 장소는 바로 제3의 공간들로, 이는 상업성과 공공성의 경계를 약화시키는 듯 보이지만, 이 두 요소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도시경제의 촉진으로 이어짐을 체감하고 있다.
지역 중심으로서의 자연
녹지가 있는 공원, 쉼터, 녹지공간은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 지역 계획의 필수가 되었다. 일상에서 체감되는 자연으로서의 장소라는 의미를 넘어서, 도시의 한 부분으로서의 자연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주는 상징적 의미, 도시가 주는 인공성에 위안을 주는 요소로서 자연은 이제 도시의 필요 요소가 되었다.
도래할 미래 서울 _ 2040 도시 기본계획
서울시는 2040 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이전과는 다른 서울을 위한 준비를 했다.
주요 내용은 오랜 시간 논의되었으나 실행되지 못했던 복합용도를 허용하는 비욘드 조닝(Beyond Zonning), 서울의 자연환경을 매력지수로 활용하는 감성도시만들기 등으로, 뉴노멀 시대 시민들의 니즈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하는 도시계획과 사업, 전략들이 추진 중이다.
■ 도시 형태(La Forma Urbana)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사대문 영역을 넘어서는 도시화 지역의 확대와 인구증가는 한국전쟁으로 인한 복구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0년간 지속되었다. 도시화 지역의 확대과정에서 서울은 지속적으로 주요기능을 강남 등 신도시 지역으로 이동 배치하며, 역사도심의 집중성을 분산시키는 도시구조 개편을 지속하였다. 도시화지역의 확대와 인구증가는 2000년 초반에 멈추었고, 서울은 도시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인구증가에 따른 도시 기능의 수요에 대응하고, 확장된 도시화 지역을 완성하기 위해 실현되었던 물리적 구조물들은 한 때는 세계 도시사의 주요 담론과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찬란한 성과로 빛나는 결과물들이었다. 그러나 도시 서울이 가지고 있는 변화에 대한 갈망들은 지나간 시간의 결과물들을 품고 있기에는 멈출 수 없는 내재적 동력에 의해 자기발생적으로 작동하는 상황이 되었다. 서울은 계속 변화의 과정 속에 있는 것이다.
도시 서울의 지난 20년간의 변화가 만들어낸 서울의 형태는 작은 단위로 분화된 영역에 재구성된 도시 중심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605제곱킬로미터의 서울 곳곳은 모든 곳이 존중받는 장소가 되는 도시가 되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더욱 빠른 주기로 삽입된 새로운 도시 시스템, 새로운 도시조직, 새로운 건축 유형들은 서울이라는 공간 단위의 밀도에 대한 재해석을 필요로 한다. ‘지난 50년 동안 건설된 도시화 지역이 도시 원형인 사대문 안의 면적보다 30배 더 큰 면적을 차지하는 도시 서울은 역사가 있는 신도시인가, 아니면 역사도시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1394년 조선의 수도로 출발해, 600여 년이 흐른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서울에 형성된, 서울의 내재적 동력이라 할 수 있는 도시 어휘들은 무엇일까?
다음 호부터는 서울의 도시 어휘 10개를 소개하며, 그 잠재성과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한다.
글. 김선아 Kim, Seon-ah (주)스페이싱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김선아 건축사·(주)스페이싱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주)스페이싱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대표로, 1988년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및 2001년 베니스건축대학(IUAV), 2008년 로마 국립대학(La Sapienza,Valle Giulia)을 졸업했다. 대한민국 건축사이자 이탈리아 건축사, 도시계획학 박사이다.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 (사)한국건축가협회 스마트 도시건축위원장, (사)한국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spacing-pa@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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