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엠 키라_“살아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기 위해 고민합니다” 최성경 건축사 2023.9

2023. 9. 15. 13:29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I AM KIRA

 

 

최성경 건축사가 독자와 공유하고 싶은 프로젝트로 꼽은 쌤스하우스는 구봉산 자락에 자리한 중년부부의 주택이다.
강원특별자치도건축사회 / 입회연도 _ 2019

 

 

건축사사무소의 미션은?
공간에도 생명이 있고 쓰임이 있습니다. 경직된 건축은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바뀌었을 때 쓸모를 잃고 사라지거나 방치돼 그 가치를 잃어버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건축은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개인적으로 건축사로서의 큰 뜻을 세우기보다 마주한 일에 성실히 임하려고 하는데요. 평소에 ‘흐르는 대로 흘러간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여러 고민 속에서 제가 찾은 답입니다. 마주하고 있는 현안에 집중하고, 그것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얻은 지혜를 쌓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공간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고 오랫동안 쓰일 수 있다면 살아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건축사 업무를 하면서 물질적 풍요는 멀리 있지만 보람은 노력으로 구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쌤스하우스’라는 주택입니다. 첫 만남에서 건축주가 인터넷에서 찾은 2층 규모의 모던한 주택 사진을 보여주셨고 그 이미지를 기준으로 한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후 미팅을 이어가면서 건축주의 상황과 이미지 속 집이 서로 맞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결국 함께 나눴던 대화를 토대로 완전히 새로운 집을 제안했습니다. 면적과 규모를 줄이며 적정한 집을 찾아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처음 떠올린 집과는 다른 디자인의 집에 살고 계시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서로 안부와 감사 인사를 전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차별화된 설계 노하우나 주목하고 있는 점은?
‘쌤스하우스’와 같이 설계 초기에는 대화를 통해 상황을 이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보통 건축사사무소를 찾을 때까지 본인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한된 여건 속에서 꼭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리하여 접근하여야 합니다. 집요하게 묻고 ‘그래 내가 필요한 건 이거야’라는 답이 정해진다면 이후 생기는 변수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향후 수행하고 싶은 업무는? 
지금껏 그랬듯이 일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 합니다. 익숙한 용도의 건축물은 자신감과 안정이 있고 새로운 일은 긴장되지만 신선함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프로젝트의 성격을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일, 즐거움을 주는 일, 보람이 되는 일입니다. 프로젝트마다 비율이 다를 뿐 각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거절 없이 주어진 일에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조금 욕심을 낸다면 종교건축을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껏 프로젝트는 처절한 경제 논리가 우선되었습니다. 물론 비용이 발생하는 건축행위이기에 큰 틀에서 같겠지만 종교건축은 다른 가치가 우선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특수한 영역이기에 기회가 제한적이겠지만 울림이 있는 공간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대룡산 자락에 자리한 고은 주택

 

 

 

건축사 최성경 무화 건축사사무소

글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