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력에 대한 저항 극적으로 드러낸 ‘퇴계동 행정복지센터’유연한 공간·건축적 이동장치 고려" 건축사 장인수 2025.4

2025. 4. 30. 10:30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Toegye-dong Community Center’ that is dramatically gravity-defying Considering flexible spatial and architectural mobility"

 

 

 

지난 3월 13일, <퇴계동 행정복지센터>를 설계한 장인수 건축사(장인수건축사사무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퇴계동 행정복지센터는 기다란 상자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건축물은 ① 실용적인 상자의 적층과 철골 트러스를 이용한 거대한 캔틸레버로 드러난 ‘단순한 기하학의 동적 구성’, ②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유연한 개념을 담은 공간으로 표현된 ‘프로그램의 불확정성’, ③ 다양한 유형의 수직 동선을 통해 공간을 연결한 ‘이동 수단의 다양성 최우선 고려’ 등, 여러 개념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담고 있다.
설계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부분을 세심하게 고려했는지 장인수 건축사(장인수건축사사무소)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춘천시의 관문과도 같은 곳에 위치한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기존 유형에서 벗어난 창의적 개념의 공공건축물 건립 목적

박정연_ 인터뷰를 위해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인수_저는 강원대학교에서 학사 과정을 마친 뒤,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테마공간, 힘마, 진아건축도시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후, 2016년 장인수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습니다. 대학원 시절 래미안 디자인 페어(Raemian Design Fair)에서 대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디자인 공모에 관심을 갖게 됐고, 실무를 병행하면서도 다양한 공모에 꾸준히 참여해 왔습니다. 사무소를 설립한 이후에는 설계공모까지 범위를 넓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정연_ ‘퇴계동 행정복지센터’는 어떤 계기로 작업하게 되셨나요?

장인수_ 두 가지 이유로 설계공모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대지의 위치입니다. 춘천은 제가 태어나 자라고 대학교까지 마친 고향입니다. 아무래도 애향심 때문인지 다른 공모보다 더 눈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지침서에 명시된 공모 목적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본 공모는 현재까지 세워진 공공건축의 유형을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을 가진 창의적 개념의 공공건축물을 건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제가 고민하고 있던 건축적 화두와 궤를 같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가 좋아 해당 작품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대상지 자체가 경춘선에서 바로 보이는 곳이어서 춘천시의 관문 같은 역할을 하는 위치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좀 더 상징적인 건축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제 생각을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공모 목적에 비해 추정 공사비가 부족해 작업 중에는 공사비와 관련한 지적도 많았지만, 발주처에서도 우려와 기대를 함께 갖고 있었기에 공사비 증액을 통해 원안의 큰 디자인 방향을 유지하며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 ▲단순한 기하학의 동적 구성 ▲프로그램의 불확정성
   ▲이동 수단의 다양성 최우선 고려

박정연_작업 과정에서 특히 어떤 부분을 가장 염두에 두고 진행하셨는지, 작품 설명 부탁드립니다. 

장인수_제가 고민하는 건축적 화두는 크게 세 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단순한 기하학의 동적 구성’입니다. 건축의 본질 중 하나인 중력에 대한 저항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에 대한 고민입니다. 파울 클레(Paul Klee)가 말한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라는 정의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프로그램의 불확정성’입니다. 기능(Function)을 담는 하드웨어적인 공간이 아니라, 프로그램(Program)을 수용하는 소프트웨어적인 공간에 대한 고민입니다. 퇴계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수용할 수 있는 진입 광장과 마주침 공간, 대강당 등의 다목적 공간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능이 공간과 일대일로 대응하는 경직된 개념이라면, 프로그램은 필요에 따라 설치와 제거가 가능한, 즉 공간과 유연한 관계를 맺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이동 수단의 다양성’입니다. 이는 무목적 배회자(Flâneur)처럼 이용자가 건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건축적 이동 장치에 대한 고민입니다.
퇴계동 행정복지센터의 경우, ‘단순한 기하학의 동적 구성’은 실용적인 상자의 적층과 철골 트러스를 이용한 거대한 캔틸레버로 구현됐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춘천시의 진입 관문이라는 상징과 행정복지센터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충족하는 ‘실용적인 기념비(Pragmatic Monument)’를 창출합니다.
‘프로그램의 불확정성’은 기둥에서 자유로운 진입 광장, 두 개 층 높이의 마주침 공간과 대강당 등을 통해 드러납니다. 이러한 공간은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연출할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닌 공간으로 작동합니다.
‘이동 수단의 다양성’은 마주침 공간을 가로지르며 진입 광장(1층)과 복지 공간(3층)을 이어주는 관통형 계단, 복지 공간을 횡단하며 옥상에 마련된 휴게 공간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로를 통해 구현됐습니다. 다양한 유형의 수직 동선은 일련의 커뮤니티 공간을 연결하는 동시에, 주변을 여러 시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건축적 산책로를 제공합니다.

 



# 시공 과정에서 겪은 고정관념·부조리와의 충돌 
   반면 감리자·시공사의 새로운 제안은 긍정적 경험

박정연_외관을 봤을 때도 파격적이고 인상적이라고 느꼈는데, 지난주에 직접 가보니 내부도 정말 훌륭했습니다. 층간 트러스나 내부 공간 구성, 거의 백색 페인트로 깔끔하고 심플하게 마감한 부분도 인상 깊었고요. 우리나라 공공건축에서 이런 스타일의 마감이 구현됐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외관에서 M-BAR(M-바)를 사용해 패턴을 구현한 것도 특별했고, 계단 난간이나 철판을 활용한 디테일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장인수_시공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고정관념과 부조리와의 충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철골 트러스를 이용한 캔틸레버나 M-BAR를 활용한 외부 마감 등, 객관적인 근거 없이 고정관념에 기반한 문제 제기에 대응하는 과정은 상당히 소모적이었습니다.
말씀하신 M-BAR는 처음부터 계획한 요소는 아니었습니다. 공사비 문제로 고민하던 중, M-BAR로 마감한 다른 건축물을 참고하게 됐습니다. 난반사 효과를 줄 수 있고, 급·배기구도 자연스럽게 감출 수 있으며, 비용 면에서도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사용을 결정했습니다. 여러 고민 끝에 M-BAR를 변형해 적용했는데, 생소한 자재이다 보니 많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지만, 실제로 단열이나 방수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긍정적인 반응으로 바뀌었습니다. 구조기술사와 같이 직접 시장실에 방문해 설명하며,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백색의 단일 색으로 마감한 내부에 대해서도 발주처 측에서 ‘인테리어가 된 것이 맞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여러 차례 의견을 주고받으며 설계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결국 불필요하게 덧붙이는 요소 없이, 경사로의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단일한 면과 색으로 난간과 백색 마감 등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박정연_공간을 둘러보면서 말씀하신 고정관념과의 충돌을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운 점들이 있었네요.

장인수_지난한 과정을 거쳐 설계 의도대로 시공된 부분이 많지만, 관통형 계단의 외부 마감재 변경, 내부 마감의 일부 삭제, 두꺼운 알루미늄 두겁의 적용, 진입 광장에 배치된 설비 공간의 변경 등 아쉬운 점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M-BAR를 외장재로 사용하기 위해 현장(감리자, 시공사)에서 새로운 천장틀 고정 방식을 제안한 것은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철골 트러스 구조의 캔틸레버를 임시로 지지하던 가설 벤트를 제거한 순간은 가장 극적인 장면이었으며, TMD(Tuned Mass Damper)를 이용한 진동 제어 방식은 진보된 구조 기술의 활용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쉽지 않은 구조를 계산하고 설계해 주신 원구조의 조용원 소장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중력의 저항 시각적으로 드러낸 동적 구성
   기다란 램프, 매력적인 동선 될 것 확신
   도시 조망하며 꼭대기 층까지 도달하는 건축적 산책로 기획 

박정연_앞서 말씀해주신 내용도 그렇고, 램프를 활용한 동선이 길다는 지적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여러 부분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풀어나가셨는지 궁금한 마음에 질문을 드렸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뛰어난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형태적인 논리가 명확하면서도 주요한 조형적 원리를 잘 지켜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정확한 목적을 가진 실들로만 구성된 일반적인 행정센터와 달리, 이 건물은 상대적으로 목적이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공용부가 많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복도와 홀의 규모가 있는 만큼, 사용자가 행사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공간을 기획하고 잘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장인수_계획안이 이해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심사 단계부터 운이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대지 형태가 장방형이고, 복지 공간의 볼륨 자체도 장방형이었기에 설계 초기부터 램프가 매력적인 동선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전면 유리를 통해 도시를 조망하며 자연스럽게 옥상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이 램프가 진정한 ‘건축적 산책로’로 기능하도록 계획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마주치는 공간이나 다양한 공용 공간들이 공공성을 확보하고 특화된 공간으로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에 여러 의견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끔 방문해보면, 그런 의도들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박정연_지역 행사가 열릴 때 1층 주차장을 비워 캔틸레버 하부 공간에서 작은 행사를 열면 멋진 장면이 연출될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겐 그 하부 공간이 다소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40미터에 달하는 건축물이 머리 위에 떠 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신선하고 특별한 공간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벽돌집에 창문을 내고자 하다 보니 아치를 만들게 되고, 거기서 다시 볼트와 지붕으로 발전해왔듯, 건축은 수백 년 동안 ‘어떻게 중력을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한 재료적·구조적인 고민과 함께 발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단층 건물에서 복층 건물로 발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한정된 대지 위에 슬라브라는 바닥을 하나 더 만들어내는 방식처럼,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역시 그러한 건축의 진화 과정에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인수_탁자도 다리가 네 개인 것처럼,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접하는 구조는 라멘 구조입니다. 하지만 구조에 대해 깊이 고민하다 보면, 이제는 정적인 구성을 넘어 동적인 구성도 기술적으로 충분히 구현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적 구조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우리는 늘 중력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대부분의 공간 하부는 밋밋하게 느껴진다는 점 때문입니다. 공간에서 중력을 실질적으로 느끼기 어렵고, 그로 인해 공간에 대한 인지가 둔감해지기 쉽습니다. 저는 긴장감 있는 공간을 통해 공간 자체에 대한 감각을 더 강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정연_그런 의미에서의 기하학적 동적 구성이군요.

장인수_오히려 복잡한 형태보다는 실용적인 단순 박스를 활용한 동적 구성을 통해, 퇴계동 행정복지센터의 상징성을 확보하면서도 행정복지센터로서의 기능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박정연_‘실용적인 기념비’라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M-BAR 같은 재료가 아니었다면, 사각형 형태의 군더더기 없는 구성에서도 전체적인 느낌이 약해졌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M-BAR는 선이면서도 면의 성격을 갖고 있어 부피감이나 볼륨감을 거의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박스 형태로 인식되도록 만듭니다. 캔틸레버의 바닥면과 건물의 측면, 하부 면이 모두 깔끔하게 모서리에서만 꺾이며 연결되는 모습이 완성도를 한층 높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작품을 더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이런 공공건축이 더욱 많이 생기기를 기대합니다.

 



# 도시로 전면창이 열려 있는 대강당, 다목적 공간으로 구획
   경춘선 쪽으로 열린 작은 도서관 등 매력적 공간으로 꼽아

박정연_건축사님이 꼽는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어디인가요?

장인수_공간으로 말씀드리자면, 캔틸레버 하부 공간과 대강당, 작은 도서관, 그리고 옥상 층의 휴게 공간입니다. 대강당은 도시 쪽으로 전면창이 열려 있고, 작은 도서관은 경춘선 방향으로 전면창이 열려 있습니다. 특히 대강당은 단일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구성돼 매력적입니다.
또 하나는 1층의 마주침 광장과 그 뒤편 주차장을 연결하는 두 개 층 높이의 공간입니다. 이 공간도 앞으로 더 많이 활용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공연, 도서관, 카페 등은 물론, 지역 주민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 창출 위해 노력…
   도움을 주는 건축사로서 건축 작업 할 것

박정연_건축사님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장인수_저는 발상의 전환(Paradigm Shift)을 통해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이를 위한 접근으로, 새로운 과학과 미술, 건축의 통섭에 대해 지속적으로 천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공모전을 통한 직접적인 참여뿐 아니라 심사위원 등 간접적인 방식의 참여를 통해 공공건축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꾸준한 자기 개발 등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려 합니다. 또 직접 선수로 뛰는 것뿐만 아니라 심판으로서 참여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한 표일지라도, 여러 사람이 모이면 심사의 문화 역시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외에도 각종 위원 활동, 저술이나 교육 활동 등 다양한 방식의 간접적 기여 또한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이런 방면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접근해 나가고자 합니다.

박정연_건축사님이 생각하시는 ‘건축’이란 무엇인가요?

장인수_저는 건축에서 ‘이 행위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있어 건축사의 자세와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사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자본이 우선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건축을 바라보게 되고, 결국 자기 생각을 충분히 펼쳐나가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서 건축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는 설계공모라는 방식이 제가 생각하는 건축사의 역할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공모에 집중해왔습니다. 그래야 자신의 디자인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고, 설계 과정도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물을 보고 누군가 다시 설계를 의뢰한다면, 일정한 신뢰를 바탕으로 협업이 가능하고, 저 또한 제 생각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주제넘게 제 생각을 계속 말씀드리기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한 문장을 인용하며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건축사들은 일을 하기 위해 청탁을 하거나 남을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본인은 남에게 부탁을 해서 일을 맡기보다는 남의 부탁을 받아서 일을 해야 한다고 스승에게서 배웠습니다. 만약 그가 훌륭한 가문의 사람이라면 이상한 일을 부탁할 때는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은혜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 환대를 받는 것은 당연할 일일 것입니다.”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십서』 중에서.

 

 

 


인터뷰 장인수 건축사 Zang, Insoo 장인수 건축사사무소
대담 박정연 편집국장

글 육혜민 기자

사진 박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