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월계도서관, 독서와 사색이 어우러지는 경험의 공간 만들고 싶었어요” 민서홍 건축사 2025.7

2025. 7. 31. 11:30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We wanted to create a space, Library Wander for having experiences of both reading and contemplation”



지난 6월 16일, (주)엠엠케이엠 건축사사무소에서 민서홍 건축사와 월간 ‘건축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월계동의 유일한 공공도서관, 월계도서관은 높은 접근성 덕분에 매일 수백 명의 지역 주민이 찾는 공간이다. 유리 매스와 거리를 둔 외부 파사드가 특히 눈길을 끈다. 기존 건물은 3.9미터의 낮은 층고와 건조한 동선 체계로 인해 답답함을 주었고, 이를 개선하고자 리모델링이 추진됐다. 설계공모를 통해 (주)엠엠케이엠건축사사무소(김세경·민서홍 건축사)가 설계를 맡았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민서홍 건축사를 만났다.
민서홍 건축사는 월계도서관 설계 과정에 대해 “책을 읽고, 사색하며 걷고, 머물다 떠나는 산책의 과정을 공간에 통합해, 지식과 정보를 소비하는 기존의 기능적 틀을 넘어 독서와 사색이 어우러지는 진화된 경험의 공간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 민서홍 건축사, 도시 설계·디지털 건축 등에 관심
   미국에서 유학하며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는” 설계를 철학으로 삼아

 

박정연_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오랜 기간 유학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경험이 건축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궁금합니다.

민서홍_ 
저는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김영섭건축문화 건축사사무소에서 3년 실무를 했습니다. 김영섭건축문화에서 헤이리와 파주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건축사가 제안하는 도시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도시 설계 쪽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미국 UC 버클리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했습니다. 버클리 유학 이후 도시재생 커리큘럼을 찾아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도시설계학 석사를 취득 후 SOM이라는 회사에서 3년 가량 근무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유학 시절 한 교수님께서 “네가 꿈꾸는 이야기나 개념에는 관심이 없다. 대신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 모델링해서 가져오라. 나와는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만 이야기하자”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말씀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결국 건축사는 건물 사용자에게 설계 개념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교수님은 “한 줄로 쓸 수 없으면, 그건 개념이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이 말 역시 제 작업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는 디지털 건축이 활발하게 다뤄지는 곳이라, 어반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디지털 기술도 함께 익힐 수 있었고, 그 경험이 제게 큰 영향을 줬습니다. 그런 배경이 반영된 초기 작업이 2015년에 의뢰를 받아 2017년에 준공된 (주)유한테크노스 신사옥<사진>입니다. 당시엔 파라메트릭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고, 디지털 툴을 활용해 형태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실험하고 있었어요. 물론 이 프로젝트는 예산이 많지 않아서 복잡한 파라메트릭 방식은 어려웠고, 대신 같은 모듈을 반복해 입체적으로 접는 ‘오리가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디지털 툴을 활용해 여러 차례 스터디를 진행하며 접기에 가장 적합한 각도를 찾아냈는데, 그게 122도였어요. 실무에서도 이러한 도구를 적극 활용해왔고, 지금도 그 가능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2013년 7월에는 미니맥스아키텍처를 설립해 디지털 기반 설계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김세경 건축사를 만나 두 사무소를 통합, MMKM이라는 브랜드로 새출발하게 됐습니다.

<사진> (주)유한테크노스 신사옥 설계_민서홍 건축사 / 자료_(주)엠엠케이엠 건축사사무소


# 김세경 건축사와 MMKM의 시작
   첫 공공설계공모 당선(조리읍 행정복지센터) 기점으로 설계공모 주력

박정연_ 
그렇게 엠엠케이엠 건축사사무소가 탄생한 거군요.
민서홍_ 
당시에는 MMKM이라는 명확한 사업자 없이 활동하던 단계였지만, 2019년 조리읍 행정복지센터 설계공모에 당선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첫 설계공모 당선이었고, 그해 겨울쯤에는 미국 건축사 자격 외에 추가로 국내 건축사 자격도 취득했습니다. 이후 2020년 7월, 법인 합병을 통해 엠엠케이엠(MMKM)건축사사무소가 공식 탄생했습니다.
법인 설립 이후 민간 프로젝트의 기회가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공공건축에 집중하게 됐고, 지금까지 60건이 넘는 설계공모에 참여했습니다. 작년 한 해에만 15개를 진행했는데요, 입상은 여러 차례 했지만 당선된 작품은 세 개입니다. 조리읍 행정복지센터, 성남역사박물관 전시동, 그리고 이번에 소개되는 ‘월계도서관 리모델링’이 그 세 작품입니다.

박정연_ 
표지작인 월계도서관과는 다른 작품이지만, 앞서 언급하신 조리읍 행정복지센터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민서홍_ 
조리읍 행정복지센터(<48P 참조>)는 김세경 건축사와 작업하며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주민센터 앞에 차량이 가득한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졌고, ‘주민들에게 땅을 돌려주자’는 개념에서 시작했습니다. 건물을 띄우고 선큰 공간을 조성해, 지역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광장을 만들자는 것이 기본 전략이었죠. 하나의 건물만으로는 광장 형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건물을 띄우고 그 위에 원형 데크를 얹어 ‘원’의 중심성을 강조했습니다. 주민들이 다양한 행사를 열 수 있도록 공공적인 기능도 적극 고려했습니다.
어느 날 김세경 건축사가 십자형 평면을 그려놓았더라고요. 흥미로운 구상이었지만, ‘이걸 어떻게 예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고, 그때 떠올린 것이 볼트 구조였습니다.
결국 십자형 볼트 지붕으로 결정했고, 특히 네 면을 모두 같은 형태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조리읍은 시골 지역이고, 마을 조직이 다소 흩어져 있어 중심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래서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행정복지센터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네 면이 같은 형태로 보이도록 구성했습니다. 네 방향 모두 볼트 구조로 열려 있어 이런 공간 구성이 가능했고, 주변에는 원형 순환로를 따라 산책로도 함께 계획했습니다.

# 월계도서관, 초기 설계공모 당선안서
   내·외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산책로 외부 계단으로 구성,
   5층으로 증축 및 도시적 연결 등 다양한 방안 꾀했으나
   최종 반영되지 못해

민서홍_ 
월계도서관 역시 준공된 모습과는 달리, 당선 당시 설계안에는 산책로처럼 활용할 수 있는 외부 계단이 있었습니다. 기존 청사형 도서관처럼 수직 동선이 단절된 구조에서 벗어나, 외부 계단을 통해 내·외부가 연결되고 위층도 바깥에서 접근할 수 있는 순환 체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날씨에 따른 보행 안전 문제와 청소·관리상의 이유로 이 계획은 최종적으로 반영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습니다. 실제로 구청장께서도 외부 계단이 빠진 점을 아쉬워하셨습니다.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된 프로젝트인 만큼, 공공건축에서는 건축사 선정 과정이 신중하게 이뤄지잖아요. 그런데 이후 진행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작업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점은 늘 의문으로 남습니다. 성남역사박물관의 경우도 당선 후 많은 부분이 변화해, 본래 의도와는 다른 결과물이 됐습니다. 공공건축에는 항상 예산 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차원의 제약과 조율이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박정연_ 
공공건축 작업에서는 늘 비슷한 문제들이 반복되는 것 같은데요, 그 외에도 겪으신 어려움이나 애로사항이 있었을까요?

민서홍_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두 계획했지만, 이후 다른 인테리어 업체와의 추가 계약이 진행되면서 저희가 구상했던 콘셉트가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마감재나 천장을 제외하고 가구 전체가 바뀐 셈입니다. 앞에 위치한 영축산과 도서관이 시각적으로 연결되도록 통창을 계획했고, 내부 어디에서든 외부 경관이 보이도록 책꽂이 배치도 설계했는데, 실제로는 공간이 칸칸이 분할되어 설치됐고, 조경 역시 계획과는 달라졌습니다. 
당선안에서는 1층에 있던 어린이 도서관을 열어 라운드 형태로 계획하고,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계단을 따라 뒤편 아파트 단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시적인 흐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건축물 정면과 영축산을 시각적으로 연결하려 했던 것처럼, 건물을 도시와도 자연스럽게 잇는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방문자 동선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여러 부분이 변경되면서, 결과적으로 전면 이미지 일부만 남고 많은 요소들이 달라졌습니다. 후정은 사라지고 다른 공간으로 대체됐으며, 옥상 조경 역시 계획과는 다르게 마무리됐습니다. 그나마 “대나무 숲만은 꼭 남겨달라”고 요청해 유지되었지만, 노출 콘크리트로 구상했던 마감은 조적 마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발주처와 다시 협의해 재작업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예고 없이 데크 마감으로 처리된 것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고, 그 부분은 지금도 아쉽게 느껴집니다.

박정연_ 
지금 보여주신 설계안은 옥상에 돌출된 매스가 더해지면서, 하나의 독립된 덩어리로서 보다 완성된 인상을 줍니다. 기존에는 단일 매스를 강조하는 형태였다면, 이번 구조물은 지붕 캐노피처럼 보이기도 해, 존재 유무에 따라 전반적인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민서홍_ 
네, 맞습니다. 지금은 그 옥상 구조물도 없어졌습니다. 원래는 사무실을 5층에 두고, 1층부터 4층까지는 모두 일반에 개방하는 개념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1층 어린이 도서관의 면적을 일부 덜어내면서 건폐율과 용적률에 약간의 여유가 생겼고, 이를 활용해 5층을 증축하려 했던 것이 설계공모 당시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1층 공간을 막아달라는 요구 등이 생기면서 5층 증축이 어려워졌고, 결국 기존과 같은 4층 규모로 변경됐습니다. 그 위에 별도의 구조물을 덧씌워 건물에 안정감을 주고자 했지만, 예산 문제로 결국 포기하게 됐습니다.

# 정면 프레임의 측면에 노란색 포인트로 도심에 유쾌함 불어넣어
   설계 시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변주 시도  

박정연_ 
인접한 소방서와 우체국이 강한 레드 컬러를 사용한 것과 달리, 이 건물은 옐로우 컬러를 전면이 아닌 측면에 적용해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노란색 특유의 차분하고 지적인 분위기가 도서관이라는 공간의 성격과도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줍니다.

민서홍_ 
이 노란색 덕분에 건물이 월계동 일대에 유쾌한 인상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았고요. 설계 과정에서 빨간색, 주황색 등 여러 색상을 시도해봤지만, 대부분은 다소 강렬하게 느껴졌고, 노란색이 가장 편안하면서도 긍정적인 느낌을 주더라고요. 설계공모 당시에는 지금은 빠진 외부 계단에만 노란색 포인트를 줄 계획이었지만, 계단이 사라지면서 외부 파사드 프레임의 측면에 색상을 적용하게 됐습니다. 금속과 석재가 만나는 부분은 날렵한 인상을 주기 위해 금속을 한 번 접어 돌의 사선 마감과 정확히 맞닿게 처리했습니다. 모든 면에 석재를 사용했으면 좋았겠지만, 예산 문제로 측면은 컬러 강판으로 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정연_ 
건축사님의 여러 작품을 보면서, 공간에 질서를 부여하고 그것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식을 선호하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민서홍_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미국에서 디지털 건축과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공부하며 질서보다는 ‘변주’에 더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 유명 건축사가 아닌 입장에서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기존의 틀 안에서 독특함을 구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방향이 옮겨졌고, 자연스럽게 질서가 잡힌 구조 안에서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하게 됐습니다. 또한, 공공 설계공모에 집중하게 되면서는 ‘공공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초기의 구상과 현실의 조건 사이에 간극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본래의 의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체감하게 됐죠. 결국 자의적인 판단과 외부 환경의 영향이 맞물리며, 결과적으로는 질서를 구성해가는 방향으로 고민이 확장된 것 같습니다.

#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건축물, 색다른 요소로 포인트 더해
 “준공된 건축물이 잘 사용될 때 가장 큰 보람 느껴”

박정연_ 
월계도서관 준공 후 가장 마음에 드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민서홍_ 
무엇보다 이전과는 극적으로 달라졌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건물이 리모델링이라는 사실조차 모르세요. 일반적으로 리모델링은 기존의 구조와 질서를 존중하며 조금씩 발전시키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오히려 기존의 흔적을 완전히 잊게 만드는 방식이 더 좋은 리모델링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업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공공건축을 하면서 가장 기쁠 때가, 사람들이 그 공간을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잘 활용해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조리읍 행정복지센터는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였고, 월계도서관 역시 하루 수백 명이 찾고 있어 정말 보람되고 행복합니다. 예전에 꿈담교실 인테리어 작업에도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FRC 재료를 활용해 도서관 가구를 제작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고, 저에게도 뜻깊은 작업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일들을 통해 건축의 보람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공공건축물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내부 공간 역시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공공건축에 색다른 요소를 더해, 일상과는 다른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월계도서관의 외부 계단, 조리읍 행정복지센터의 원형 광장이 그런 시도의 결과였고, 비록 최종 당선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산책하는 도서관’을 주제로 한 서산도서관 설계안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한 작업이었습니다.

# “앞으로 찾아갈 스스로의 건축 기대…죽는 날까지 건축사로 살고파”

박정연_ 
건축사님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민서홍_ 
직업을 바꾸지 않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명한 건축사가 되겠다는 욕심보다는, 그냥 죽는 날까지 건축을 계속하고 싶어요. 설계 작업이 재미있었고, 취직 후 일하면서는 자연스럽게 독립을 꿈꿨고 그렇게 지금까지 흘러왔습니다. 사무소를 연 뒤에는 ‘무조건 10년을 버텨보자’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고, 이제 그 시간을 채운 만큼 앞으로는 스스로 찾아갈 건축이 기대됩니다.
유명해지려는 욕심은 없었지만, 70∼80세까지 건축을 계속하려면 어느 정도 이름을 알려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부분도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0대에 개소하면 젊은 에너지로 파이팅 있게 밀어붙일 수 있지만, 40대가 되면 저 역시 그랬듯 많은 건축사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곧 지천명을 앞둔 시점에서, 50대에도 계속 불평만 한다면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50대는 그런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풀기 위해 적극 활동해야 하는 시기라고 봅니다. 그래서 요즘은 서울건축포럼, 건축가협회 등 외부 활동에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건축하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를 누군가와 공유하며 그것을 실현해가는 과정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외부 활동은 단순한 네트워크를 넘어 제 건축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박정연_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민서홍_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모든 건축사분들이 ‘건축사가 행복해지는 날’까지 함께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입니다!

 

조리읍 행정복지센터 ‘일상은 축제다’, 광장의 재발견

설계=김세경, 민세홍 건축사 자료_(주)엠엠케이엠 건축사사무소 / 발주처_파주시(2020년 당선, 2022년 준공)

 

무엇을 만들 것인가? _일상 속의 공공시설
읍·면·동 단위의 지역에서 주민센터와 같은 공공시설은 마을공동체를 위한 거의 유일한 커뮤니티 공간이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의 주민센터는 빈약한 시설과 환경으로 인해 필요한 업무만 보고 곧바로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이 되기에는 장소적 상징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엠엠케이엠건축사사무소는 공공건물을 일상 속 공간으로 만들고자, 행정복지센터의 구조물 하부에 광장을 조성하고 대지 전체를 공원처럼 계획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행사와 여가 활동에 적합한 순환 구조로 연결해 특별한 장소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어떻게 만들 것인가? _광장의 재발견
역사적 도시는 성장과 함께 사회적·경제적 중심지를 형성하며, 광장과 시장은 공공건물과 함께 그 중심에 자리하게 된다. 이때 광장을 둘러싼 공간과 기념비적 요소(모뉴먼트) 간의 관계는 투시도적 공간 개념을 형성한다. 새롭게 조성된 행정복지센터의 광장은 건물과 지면 사이 ‘수직적 틈’에서 비롯된 공간으로, 지름 45미터의 거대한 원형 데크 처마에 의해 형태가 규정된다. 이 공간은 지하와 연결된 썬큰 광장과 이어지며 입체적으로 확장된다.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이 광장은 앞으로 사회적·문화적 커뮤니티가 발산되는 지역의 중심 공간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뭐가 좋다는 것인가? _개방적 공간 구성
십자형 평면은 계단실을 외곽 코너에 배치함으로써 4면 모두가 개방된 구조를 갖는다. 중심에 위치한 보이드(VOID)를 통해 수직적으로도 열린 공간이 형성되며, 십자형 볼트 지붕의 고창(高窓)을 통해 내부는 밝고 풍요로운 분위기를 갖는다. 내부 공간의 중심에는 민원실이 자리하고, 그 외부에 조성된 원형 데크는 지면과 분리된 또 하나의 대지처럼 작용한다. 이 데크는 모든 방향에서 행정복지센터로의 보행자 접근을 유도하며, 근무자와 방문자, 지역 주민 모두를 위한 외부 공간으로 활용된다.

조리읍행정복지센터

 

대담 박정연 편집국장

글 육혜민 기자

사진 안상진 기자

인터뷰 민서홍 건축사 Min, Seohong (주)엠엠케이엠 건축사사무소
<서울특별시건축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