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27. 11:35ㆍ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Gyeonggi Provincial Library, Utilizing 'Flexibility of Space' with a Boundless Spiral"
‘지식의 흐름·순환’ 살린 유기적 공간 구성 경기융합타운 마스터플랜 지향점 담아 알루미늄 외벽루버로 햇빛 컨트롤 BIM 활용한 비정형 이중 외피 설계
“자연·사람·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로 살고 싶고, 가고 싶은 특별한 장소 만들 것”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광역자치단체 공공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이 2025년 10월 25일 개관했다. 도서관의 어원인 고대 그리스어 ‘비블리오테카(bibliothêkê·두루마리를 보관하는 상자)’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경기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의 유형에서 벗어나 ‘지식의 흐름과 순환’을 공간적으로 구현했다. 대한건축사신문은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의 김태만 건축사를 만나 설계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경기도서관은 경기융합타운 마스터플랜의 마지막 입주 기관이었습니다. 마스터플랜을 보면 각각의 건축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대지도 둥그런 형태였습니다. 마스터플랜에 따라 개별 건축물이 형태적·공간적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경기도서관이 그 지향점을 가장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대지의 맥락을 살리면서 새로운 유형의 도서관을 고민했고, 공간을 구획하기보다 하나의 공간처럼 활용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새로운 유형의 도서관이라는 말처럼 경기도서관은 정형화된 도서관의 틀에서 벗어났다. 사각의 형태, 빛이 많이 들지 않는 도서관과 달리 나선형으로 이어진 동선과 서가가 하나의 연속체로 엮인 형태다. 경계가 없는 나선형의 공간으로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추구했다.

“1층부터 옥상까지 도서관 내부 공간이 나선형으로 연결됩니다. 이 나선형 공간은 외부로 확장돼 공원과 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이어집니다. 동서남북에 이면이 있는 게 아니라, 시작하면 끝까지 건물 전체를 한 바퀴 도는 형태입니다. 그렇기에 형태적인 완결성을 염두에 뒀습니다. 특히 시작점이자 종결 지점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지혜의 샘’이라는 이름이 붙은 공간인데, 수직적 공간 축을 형성하는 중심부입니다. 이곳에서 시작해 도서관 이용자가 나선을 따라 올라가면서 무엇을 마주하는 게 좋을지, 마지막으로 시선이 닿는 곳이 어디일지 등을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형태적인 조망이나 에너지 측면에서 빛을 컨트롤해야 했고, 간격과 각도에 따라 빛을 조절할 수 있도록 알루미늄 외벽루버를 활용해 빛이 걸러진 채로 내부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내부만큼이나 외부도 중요했는데, BIM 모델링을 통한 설계로 비정형의 이중 외피를 감싸는 정교한 설계로 형태와 구조의 정합성을 이뤘습니다.”
김태만 건축사는 대지의 맥락을 살린 나선형의 도서관이 ‘도서관’이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는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창작과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복합 문화공간의 변화무쌍함을 담아내려 했다.
“통상적인 도서관의 형태로는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일어나는 공간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도서관이 ‘기후·환경, AI, 사람 중심’의 도서관을 지향한다고 하는데, 결국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공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고 봤습니다. AI는 비가시적인 서비스인데, 이것을 건축 공간에 일대일로 대응시키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AI를 통해 정보가 디지털화 되고, 나아가 그것을 누리는 사람들의 방식이 달라진다는 의미로 풀이해볼 수 있습니다. 건축적 관점에서 그것을 ‘공간의 유연성’이라고 봤고, 그 의도에 따라 개방되고, 구분되지 않는 공간으로 구현했습니다."
기후·환경 도서관답게 경기도서관은 녹색건축 최우수(그린 1등급) 및 건축물 에너지 효율 1⁺⁺를 획득했다. 도서관의 외피는 투과성과 반사성을 조절한 더블 스킨 시스템으로 채광과 조망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부하를 저감한다. 또한 자연채광을 유도하는 나선형 아트리움과 굴뚝 효과를 이용해 자연 환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열 냉난방과 태양광 발전을 병행해 에너지 자립률도 높였다.
“설계를 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빛을 잘 조절할 수 있는가’하고 질문을 던집니다. 건축사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빛을 잘 다루는 것입니다. 빛을 적절히 차단하면서도, 내부로 편안한 빛이 들어오게 하는 것입니다. 디자인적 의도를 갖고 창을 작게 내는 것이 아니라면, 빛을 조절하는 것이 설계의 관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빛과 더불어 ‘완성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건축의 경우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건축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준공까지의 과정에서 설계 변경을 수반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재료적이든, 공간적이든, 디테일한 면에서 아쉬운 부분을 남기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삼십 년 가까이 해안건축에서 설계를 이어온 김태만 건축사. 그에게 건축적 지향점을 묻자 김 건축사는 해안건축의 미션으로 답했다.
“해안건축의 미션은 ‘우리는 자연·사람·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로 살고 싶고, 가고 싶은 특별한 장소를 만든다’입니다. 해안의 지향점이 담긴 건축 철학인데, 이것에 따라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이나 공간에 대한 정의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실험을 하거나 특정 스타일을 좇기보다 이 철학에 맞는 공간을 지향하려 합니다. 앞으로 내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봅니다.”



글·사진 조아라 기자
김태만 건축사 Kim Taeman
(주)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서울특별시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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