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종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시민이 주체되는 공간 민주주의 개념 담아”_김재석 건축사 2026.3

2026. 3. 31. 11:40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International Master Plan Competition for the National Symbolic District in Sejong Administrative City, Embraces the Concept of Citizen-Driven Spatial Democracy"

 

 

 

국가의 상징은 국민이 중심 되는 것
대통령 집무실-세종국회의사당 잇는 ‘모두를 위한 언덕’ 상징적 건축물 대신 자연능선 살린 공간 여백
“대중적 사랑 받아야 좋은 건축”

김재석 건축사<에이앤유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주)>

 

세종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결과, 에이앤유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주)의 ‘모두가 만드는 미래’가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에는 권위가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무대라는 방향성과 지향점이 담겨있다. 국가상징구역의 마스터플랜 프로젝트를 맡게 된 김재석 건축사는 “어쩌면 건축사로서 일생에 한 번 경험해보기 어려운 프로젝트일지 모른다”며 운을 뗐다.


“‘모두가 만드는 미래’에는 국가와 국민이 수평적인 관계로 마주하고, 국민이 함께 이뤄온 삶의 시간과 기억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의 지향점이 담겨있습니다. 특히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점에 주력했습니다. 다른 출품작과 비교해 보면 저희의 지향점이 확연히 차별화됩니다. 대부분의 출품작은 건축물이 주인공인 계획안을 제안했습니다. 대부분의 계획안이 건축물의 상징성에 집중할 때, 저희는 시민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야말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진정한 미래라는 확신으로 그 철학을 마스터플랜의 핵심에 투영했습니다."


세종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은 소통과 참여를 이끄는 열린 공간으로 국가상징 공간을 구성했다. 특히 공간의 사용과 접근, 결정과 이용의 전 과정에서 시민이 주체가 되는 공간 민주주의 개념을 담고자 했다. 이러한 개념을 표상한 것이 ‘모두를 위한 언덕’이다.

세종 국가상징구역 의사당 조감도 © 에이앤유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주)


“모두를 위한 언덕은 대통령 집무실과 세종국회의사당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국민과 수평적인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것이 미래적인 정치사회의 모습이라 생각했습니다. 사실 광장은 서구의 도시 문화적 맥락에서 발달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부터 로마의 포룸, 중세의 교회 광장을 거쳐 근대까지 이어졌습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의 광장 문화는 정치적 이벤트를 거쳐 공론장의 역할을 하며 발달했습니다. 정치적인 목적이 없어도 이 공간에 일상적으로 시민들이 방문하기를 바랐고, 자연에 둘러싸인 공간이 되도록 언덕의 형태로 구성했습니다. 언덕에 오르면 시야가 트여 집무실과 의사당, 멀리 금강과 세종시의 도시적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오는 열린 공간이 되도록 말입니다. 이제는 기념비적인 공간보다 일상적 공간으로, 일상 속에서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 돼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국회와 집무실도 열린 공간을 지향했으면 합니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열린시민공간은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열린 시민공간이야 말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봅니다.”

세종 국가상징구역 대통령 집무실 조감도 © 에이앤유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주)


김재석 건축사는 우리 고유의 풍경인 산수(山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자연과 도시가 한 폭에서 조화롭게 이어지고, 권력과 일상이 마치 물줄기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풍경 있는 열린 광장이란 의미에서 민주주의를 담았다. 더불어, 세종시가 지향하는 보행 친화적 도시의 출발점이자 중심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부지를 관통하는 일부 도로를 지하화하고 입체적으로 연결해 보행과 대중교통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계획했다. ‘모두를 위한 언덕’과 광장은 보행과 대중교통이 만나는 일종의 결절점 역할을 한다. 이 공간을 중심으로 주요 시설과 교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어느 방향에서 접근하더라도 이동이 자연스럽고 편리한 보행 네트워크를 계획했다.


“우리나라다움을 산수(山水)로 표현하려 했습니다만, 마스터플랜 단계에서 건축의 한국성을 논하기엔 아직 깊이 있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게 솔직한 답변입니다. 그럼에도 세종시가 가진 대지의 장점은 도시 가운데 자연을 품고 있고, 도시 바깥으로 나가면 또 다른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종시에 있는 원수봉과 전월산에만 올라가도 전경이 펼쳐지거든요. 건물을 채워 자연의 능선을 인공화하기 보다 자연 그대로 비워두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비움을 위해 함께 프로젝트를 준비한 팀원들의 의견을 전부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이 마스터플랜의 취지에 더 부합할 것이라고 믿고 끝까지 밀고 나갔습니다.”


건축과 도시의 통합을 생각하는 사무소답게 국가상징공간은 공간 민주주의의 개념과 더불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 건축의 전통적 태도를 통해 탄소중립건축과 제로에너지 건축으로 친환경적 목표도 설정했다. 더불어 실현 가능성 높은 마스터플랜을 계획했다. 대통령 집무실 앞쪽을 외교 클러스터 공간으로 구획해 대사관저나 한옥호텔 등으로 구성했다. 세종국회의사당 주변은 행정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 국무총리 공간 등의 개발 계획도 세웠다. 이러한 실현 가능성은 마스터플랜 당선에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김재석 건축사는 건축을 시민의 눈높이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환경이 퀄리티가 높아졌을 때, 질적으로 우수한 도시가 된다고 강조한다. ‘좋은 건축으로 풍요로운 미래를 그린다’는 에이앤유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주)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건축적 심미안을 가진 사람들이 찾는 작품도 의미가 있겠지만, 공공건축물이 반드시 작품이 되어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건축인이 아닌 시민들의 눈높이로 봐야합니다.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건축물이야말로 좋은 건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건축물을 만들어가야 하는 회사라고 여기기에, 그런 의미에서 좋은 건축을 말하고 싶습니다. 풍요로운 미래라는 건축 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건축사는 도시 공간을 재창조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우리가 하는 일의 범위와 영향력을 넓혀 나간다면 우리의 생활 공간이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행복도시 국가상징구역 마스터조감도 © 에이앤유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2주7)



글·사진 조아라 기자

 

김재석 건축사 Kim J Seok
에이앤유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주)
<서울특별시건축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