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9. 14:53ㆍ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
Let's talk with architecture
이번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 사 옥은 여러 가지 면에서 화제가 되었다. 평생을 집요하게 고민 하는 건축사로 알려진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모든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결과물로 걸레받이와 화장실까지 자기 완결성을 확보 하고 있었다.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서 우리나라에 이런 완결 성을 확보한 건축이 하나 둘 늘어간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 고, 건축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반갑기 그지 없다.
그런데 아모레퍼시픽의 대상 수상을 보면서 우리 건축을 되 돌아보게 된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민간사업가가 작품을 의뢰해서 진행된 경우다. 공사비는 동일한 규모의 건축 시공 비의 몇 배가 들었다. 디자인의 새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상 부구조는 옥상층 구조물에 매달린 슈퍼 스트럭처를 구성했 다. 공간의 기능은 개별적이면서도 종합적 유기성을 확보했 다. 저층부의 어린이 집은 국내 어떤 민간 어린이집이나 국 공립 교육시설을 능가하는 창의성 자극 디자인으로 구성했 다. 그런가 하면 화장실 손잡이와 사인 하나 하나 건물 전체 와 일치된 모습이다.
건축주는 세세한 공간의 프로그램까지 확인했고, 명확한 요 구와 프로세스로 합의해 갔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거대하고, 개성적 디자인만큼 이런 창조물이 만들어지는 과 정이다. 우리나라의 공공 기관 발주는 결코 적은 물량이 아 니다. 연간 진행되는 수많은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것들. 문 제는 이들 중 우리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러줄 만한 완성도 있는 성과물이 얼마나 있냐는 점이다. 수많은 수상작이 있지만, 아모레퍼시픽 만큼 떳떳하게 자랑할 만한 것이 얼마나 있는가?
건축사들에게는 사명이 있다. 단지 프로젝트 몇 개를 더 하고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것 만 큼의 직업적 소명이 있다. 그러면 그 직업적 소명을 다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만족할 스스로의 답을 말하기 민망하다. 투정은 많이 하지만, 구체적 노력이나 시도들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아모레퍼시픽의 결과를 보면 우리 건축사들에게 건축 본연의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건축은 시각적 성과물이고, 사람들의 환경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장치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생활하고 사고하고, 영향을 받는다. 손잡이 하나, 걸 레받이 하나까지 고민하는 자세로 건축을 이끌어 가라고 말 하고 있다.
동시에 단지 무엇을 만들었다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얼마나 잘 완성하느냐를 고민하라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만드는 지 집요함을 요구한다. 그것은 건축사보다는 발주처에게 발언 하는 것이다. 적절한 공사비와 판단의 기준을 제공하라는 점 이다. 동일한 면적의 몇 배를 지불한 건축이 보여주는 성과 물은 우리 미래 후손을 위한 자산이 된다. 지금 우리의 것이 아니다. 좋은 미래 유산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자세가 있어야 하고, 과정에 들어가는 모든 안전과 진행 비 용을 지불할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싸고 좋은 것은 없다. 말장난이다.
더불어 건축사를 존중해줘야 하고, 건축사는 존중 받아야 할 이유를 확보해야 한다. 건축사 스스로 존중받을 자세와 노 력, 집요함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건축사의 디자 인과 철학을 인정하지 않으면 타협의 무난한 것이 완성된다. 그런데 그런 무난한 것이 우리 미래 세대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 지금 당장 세금을 줄여서 건설한다고 하지만, 십 년도 안되서 쓸모없어 지는 것으로 철거되고, 다시 세금이 투입된다면 이 또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결국 하나를 하더 라도 이젠 제대로 좋은 것을 해야 한다.
결국 건축 본연의 내용과 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글. 홍성용 •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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