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출발선에서 세상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2018.12

2022. 12. 11. 15:14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

Architects! You need to see the world again at the starting line

 

12월은 한해의 마감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건축사들의 탄생이 시작 되는 시기다. 고백하건데, 나는 건축사 자격증을 매우 늦게 취득했 다. 관련 사업은 상당히 일찍 했지만, IMF시절 당혹스럽게 시작된 일이었다. 친구의 요청에 의한 동업에서 시작된 설계사무소 일은 필 연적으로 경영이라는 공부를 하게 했다. 나중에 보니 내가 걸었던 길은 보통의 동종업계 동료들과 매우 다른 방향이었고 방법이었다.

 

1. 건축사를 왜 따는가? 우리나라에 약 25,000명의 건축사가 있고 이들 중 자기 이름을 등록해서 건축사사무소를 하는 사람들이 약 15,000여 명에 이른다. 건축사 자격증이 사업하지 않으면 과 연 필요할까? 자격 수당을 받으니까? 단지 자격 수당을 받기 위 해 10,000여 명이 시험을 본다? 막연한 미래를 위한 보험같은 것일까? 가끔 내게 은퇴나 명예퇴직 후 자격증으로 수입을 얻고 자 시험을 보고 건축사를 취득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곤 그런 경우도 소위 말해 도장값으로 생활하고 싶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이를 비난하지만, 수 만명이 다 같은 생각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않는다. 이 세상 이치가 하나의 결과와 목표를 위해서 제도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가 장롱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들 중 상당수는 건축사사무소 재직이리라...

 

2. 건축사사무소에 신규 직원이 충원되지 않아서 아우성이다. 건 축사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처럼 인턴과 레지던트와 같은 수련 기간이 필요한데, 그렇다면 이런 수련 기간을 거부하는 것 일까? 실상은 취업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 상황은 1990년대 나타났다. 조금 세상에 느린 이들이 건축사사무소로 갔고, 발빠른 사람들은 다른 길로 들어섰었다. 그런데 2018년이지 않는가? 여전히 건축사사무소는 업무환경이 열악하고 급여가 낮다. 혹자는 말한다. 그런 것 따지면 이 일 못한다고.... 어리 석은 말이다. 환경을 바꿀 생각을 왜 못할까? 해보았다고? 제도를 바꿀 노력을 해 보았는가? 모여서 의중을 세상에 보여 보았는가? 건축사들의 노력한 만큼 댓가를 받았는데, 직원들의 환경을 개선해 주지 않았다면 나쁜 사람들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것은 환경의 문제다. 그럼 환경을 바꾸려는 직접 수혜자들이 나서야지... 흥미롭게 거의 나서지 않는다. 울지 않는데, 어떻게 아이 에게 우유를 주고, 기저귀를 갈아줄까?

 

3. 시대가 바뀌고 있다. 이미 90년대 중반 CAD가 건축도면에 활용 되었다. 그리고 20년이 넘은 지금 빅데이터와 AI, ICT가 설계에 동원되고 있다. 아주 단순한 분석에서 점점 세밀해 지고 있다. 건축 시뮬레이션으로 건설 오류를 찾아낸다. 앞으로 건축사는 창의적 성과를 내야지만 인정 받는 시대가 올 것 같다. 그런데 건 축사를 선발하는 시험은 아주 단순한 암기중심이다. 과연 이 시험방식을 그대로 유지해야 할까? 엄두가 나질 않는다? 국가는 왜 개선에 참여하지 않을까? 현장에서 사라진 제도판에서 언제 까지 쥐어짜는 속도전을 할 것인가? 시대를 못따라가는 우리나 라 대학 입시 시험 제도와 똑같다.

 

4. 건축사라는 직업의 혼란을 언제까지 유지해야 할까? 세종시에 서 벌어진 에피소드는 그냥 지나갈 바람일까? 너무나 많은 문제 있는 건축분야라 그런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전 문적 권위의 상실이 크다. 안목있는 건축사는 또 다른 건축사로 부터 공격을 받는다. 안목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그리고 다시 건축사들은 교수들에게 지적을 받는다. 당신들의 부패를 믿을 수 없다고. 논란은 다시 발주자로 넘어가서 건축분야의 혼란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적당히 타협하면, 동네북처럼 볼 것 없는 건축한다고 빈축을 산다. 어설프게 완성된 건축을 보면 우리나 라 건축 수준이 낮다고 비난한다. 이런 논란 속에 가장 큰 목표 인 좋은 건축과 위대한 건축은 사라진다. 세계적 베스트 셀러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짐콜린스 저>라는 책이 있 다. 국내 경영계는 필독서 같은 책이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 좋 은 건축을 넘어서 위대한 건축을 향할까?

 

2월 마지막 건축사지의 건축담론을 이야기 하려다 건축이라는 아메바가 참 어렵다고 느껴진다.

 

 

 

 

홍성용 본지 편집국장